
2022년 올 한 해도 어느덧 종착역이 보이는 즈음이다. 연말이면 으레 동원되는 수식어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표현이다. 올해는 이를 뛰어넘어 코로나와 3년 동안이나 결코 원하지 않았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었다.
설상가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불거진 후과는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이에 따라 우리 역시 가파른 고물가와 함께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의 심화라는 또 다른 아픈 현실에 직면했다.

이러는 와중에도 세월은 저벅저벅 흘러 연말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환 뮤지션>에서는 올 한 해 지치고 힘들었던 시민과 가족을 위무하고자 [2022 환 뮤지션 송년 열린 음악회]를 한국효문화진흥원(대전시 중구 뿌리공원로 45) 대강당에서 열었다.

먼저 ‘환 뮤지션’ 오욱환 대표가 하모니카 연주로 ‘동요 메들리’를 시작하는 것으로 힘차게 포문을 열었다.
이어 3인조 라인댄스의 경쾌한 댄스가 객석까지 흥겨움으로 물들였다.

퓨전댄스 가요 장구(황혜경.김명신.백송희)는 ‘흥부자’,‘ ’한잔 해‘, ’광대‘ 등의 열연으로 객석을 몰입의 경지를 넘어 후반부 앙코르 공연까지 이끌어냈다. 라인댄스 역시 같은 수순을 밟았다.
특별 출연한 김학수 색소포니스트는 ’그린그린 그래스 오브 홈,Green Green Grass Of Home‘ 등을 들려주면서 객석을 더욱 원숙(圓熟)의 음악 세계로 이끌었다.

특별히 초대된 강소영 성악가는 ’그리운 금강산‘ 등을 열창하여 여전히 분단이 고착화되어 있는 우리 한반도의 아픔을 새삼 곱씹게 했다.
다음으로는 이영숙 오카리나 전도사의 멋진 오카리나 연주 ’고맙소‘ 등이 이어졌다.

조인선과 차재옥 듀엣은 통기타와 노래로 김수희의 히트곡 ’화등‘ 등을 들려주어 박수가 쏟아졌다.
오욱환 대표의 환상적 드럼 연주와 함께 ’소풍 같은 인생‘ 노래는 아무리 힘든 시절일지라도 “소풍 왔다”는 마인드로 치환하면 우리 인생은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음을 각인시켰다.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고, 또한 ’생각의 차이‘라는 의미심장의 메시지였다.

이윽고 기다렸던 명불허전 시 낭송가의 무대가 펼쳐졌다. 곱디고운 한복으로 무대에 오른 장윤진 시 낭송가는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를 낭송하면서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 “새들은 저희들끼리 하늘에 길을 만들고 / 물고기는 너른 바다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 데 / 사람들은 길을 두고 길 아닌 길을 가기도 하고 길이 있어도 가지 못하는 길이 있다...” =

그렇다. 우리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이어지는 시처럼 정말 분단도 가고, 철조망도 가고, 형과 아우가 겨누던 총부리도 가고, 대신 이제 손에 손에 건설의 상징이랄 수 있는 삽과 괭이를 들고 평화의 씨앗과 자유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며 오순도순 잘 사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국경근 가수의 ‘마이웨이’ 팝송과 박창경 가수의 트롯 노래도 공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마지막 무대는 가요계의 신데렐라 김지영이 장식했다. 에일리의 ‘higher’ 등을 열창하노라니 근처의 뿌리공원 입구인 만성교까지 덩달아 들썩들썩하는 분위기였다.

일반적으로 음악회 공연은 보통 1시간 30분 내지 길어봤자 2시간을 넘기지 않는 게 통례다. 하지만 이날의 공연은 무려 3시간이나 이어졌다. 이는 그만큼 출연진 모두가 격정과 열정적이었다는 방증이다.

‘환 뮤지션’ 오욱환 대표는 “여러모로 부족하긴 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의 공연으로 모든 시름 다 털어버리고 남은 올 임인년 한 해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축원한다"는 덕담으로 마무리 멘트를 장식했다.
멋진 공연을 펼친 한국효문화진흥원 바로 곁에는 전국 유일의 ‘뿌리공원’이 있어 전국에서도 많이 찾는다. 민과 관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로 조성된 전국 유일의 『효』 테마공원으로서 자신의 뿌리를 되찾을 수 있는 성씨별 조형물 등을 만날 수 있어 가정교육으로도 매우 유익하다.

수변무대는 물론 잔디 광장과 공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팔각정자뿐만 아니라 산림욕장, 자연관찰원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진 체험 학습의 산 교육장이다.
뿌리공원을 건너는 만성교는 야경이 더 아름답다. ‘환 뮤지션 송년 열린 음악회’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출연진처럼 그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