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오갈 데 없어진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우연히 길거리에서 오래 전 헤어진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고,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따라간 집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뜻밖의 동생 '진태'(박정민)와 마주한다. 난생처음 봤는데 동생이라고?!
라면 끓이기, 게임도 최고로 잘하지만 무엇보다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 증후군 진태는 늘 좌충우돌이다. 조하는 입만 열면 "네~" 타령인 심상치 않은 동생을 보자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캐나다로 가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만 꾹 참기로 결심한 조하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불편한 동거생활을 하기 시작하는데…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만났다!
2018년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줄거리다. 아버지의 상습적 폭력은 어머니로 하여금 하나뿐인 아들 조하마저 버리고 가출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했다. 조하 역시 아버지가 무서워 동가식서가숙으로 방황했다.
어찌어찌 복싱으로 자리를 잡는 듯했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조하가 호구지책으로 전단지를 돌리던 중, 무려 17년 만에 자신의 아들임을 간파한 엄마의 간청에 그만 집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이복동생의 잇따른 실수와 부자연스런 일상에 넌더리를 내고 지인이 사는 캐나다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러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피아니스트였던 한가율(한지만)과 조우하게 된다.
이어 우연찮게 피아노 연주에 천재적 재질을 지니고 있던 진태의 진면목까지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불행은 끊임없이 화불단행(禍不單行)으로 찾아온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어머니로 인해 다시금 절망의 늪에 빠진 조하는 급기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를 찾는다. 그리곤 “매일 엄마와 나 때린 거 지금도 기억하니 여기서 나오지 말고 그냥 거기서 죽으라!”며 절규한다.
이 장면에서 동병상련의 감흥이 송곳이 되어 눈물샘을 찔렀다. 데자뷔가 아니라 나 또한 동종의 아픔을 실제로 겪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은 많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남긴다.
‘서번트 증후군’은 사회성이 떨어지고 의사소통 능력이 낮으며 반복적인 행동 등을 보이는 여러 뇌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는 증상을 말한다. 대신 기억이나 암산, 퍼즐이나 음악적인 부분 등 특정한 부분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지는 증후군이다.
그렇지만 그 또한 따지고 보면 가정폭력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하튼 이 세상에 왔으니 멋지게 살다 가야 하는 건 우리 모두의 어떤 숙제다.
그러자면 ‘그것만이 내 세상’의 존재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세상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