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전적으로,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내 눈에 무엇이 보이며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기 위해서이다.” -존 디디온
성인들에게 “다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현재 삶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내놓은 답입니다. 제대로 한번 공부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내놓은 답일 것입니다.
하지만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오늘 삶에 만족하기에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은 다시 한 번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 합니다. 인생을 게임처럼 리셋하고 다시 출발해 보고 싶은 것이죠. 그러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있습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입니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는 외계인의 침략으로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투입됩니다. 훈련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당하고 맙니다. 어쩔 수 없이 끌려간 것도 어처구니없는데 제대로 된 싸움한번 못해보고 죽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납니다. 그가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전쟁터에 끌려가기 직전의 과거로 돌아가 다시 깨어납니다. 그러다 다시 전투에 참여하고 또 죽음을 맞는 것이 반복됩니다. 수없이 죽음을 당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데 중요한 것은 전투하면서 느낀 경험을 유지한 채로 돌아갑니다. 그러면서 전투력이 상승되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합니다.
그야말로 영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우리도 이런 삶을 꿈꾸기도 합니다. 지금의 경험을 유지한 채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죠. 그러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실제 <엣지 오브 투모로우> 영화처럼 인생을 여러 번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글쓰기로 가상의 공간에서 한 평생을 살아보는 것입니다.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인생을 설계해 그 인생을 실제로 산 것처럼 써보는 글이죠. 이것이 바로 미래자서전입니다.
미래자서전을 쓰면 막연했던 삶이 구체화됩니다. 어떻게 하면 나답게 꿈을 이루며 살아갈지 구체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내면의 상처도 치유하게 됩니다. 이런 작업을 수시로 진행하다보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 영화처럼 오늘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삶을 다시 살아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다.
다음은 중학교 2학년이 쓴 《나를 잊지 말아요》 미래자서전의 머리말 중 일부입니다.
한 번의 인생을 살아보며
미래자서전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내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가장 큰 것은 역시 꿈을 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의 환희는 지금도 생생하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꿈을 찾지 못 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미래자서전을 통해 흐릿해진 과거와 뚜렷하지 않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일단 생각해볼 기회가 없던 유년 시절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한 번도 깊이 생각해 본 적 없었던 일들을 해석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꺼웠다.
또한 미래의 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해 글을 쓰며 부모님과 진로에 대해서도 좀 더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미래의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 좋았다.
미래자서전 프로그램은 글의 힘을 느끼게 해줬다. 정말 한 번 인생을 산 것 같았다. 그래서 글의 끝에 다다르자 시원섭섭하기도 했다. 글을 쓰며 정말 그 나이 대의 내가 된 것 같았다. 글 속에서 만들어낸 상황이 정말 나에게 일어난 것 같아 묘한 감정에 휩싸이기도 했다. 나는 그런 감정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
글을 쓰는 시간이 짧지만은 않았다. 꽤 오랫동안 책 속의 나로 80여년을 살았다. 글 속의 생각이 내 삶에 번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삶의 방향, 미래를 보는 관점이나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글 속의 내가 지녔던 도덕관과 신념이 정말 내 인생에 비전이 되기도 했다.
글이 노년기에 다다랐을 때 나는 서술자에서 당사자가 된 것 같았다. 진짜 80대의 노인이 되어 인생을 회고한 느낌이었다. 생경한 느낌에 가슴이 먹먹했다. 인생이 왜 이렇게 짧은가 우울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미래 자서전이 내게 이렇게 큰 의미를 가지게 될지 몰랐다. 그저 마냥 커 보이는 일이었다. 글을 쓰는 중에도 힘들 때도 많았다. 마지막 글을 쓸 때까지 몇 번을 돌아갔는지 모른다. 하지만 글을 다 쓰고 나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했는데 다른 일이라고 못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다시 못할 경험이었다.
시각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학생의 글입니다. 15살 여학생이 쓴 책의 머리말치곤 꽤 깊이가 있습니다. 왜 이런 성찰이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가상의 공간에서 한평생을 살아보았기 때문입니다. 유아기부터 노년기의 삶을 살아보니 인생이 짧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미래자서전 한 권을 쓰고 나면 위 학생처럼 이야기합니다. 책을 쓰기 전과 후과 너무나 다릅니다. 출판기념회 때 소감을 발표할 때면 참석한 부모님조차 놀랄 정도입니다. 인생의 성찰이 묻어나는 묵직한 언어로 책 한 권을 펴낸 소회를 풀어냅니다. 글쓰기로 한 평생을 살아보았기에 언어가 달라진 것입니다.
진짜 나답게 살기 원한다면 미래자서전을 써보길 추천합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한 평생을 살아본다면 <엣지 오브 투모로우> 영화처럼 현재 능력을 유지한 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회하지 않고 오늘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힘이 미래자서전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