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우리는 우리의 삶을 언어로 포장한 다음, 우리가 묘사하는 우리를 연기한다. 우리는 글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가고 우리의 이야기를 토대로 세상을 만든다.” -크리스티나 볼드윈
진정한 나로 산다는 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자신이 어떤 인생의 그림을 그려야할지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색칠하는 과정에서 기쁨과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의 사이먼튼 암센터 로비에 걸려 있는 글귀를 보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암을 생기게 한 궁극적인 원인이라 한다면, 우리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에 다가가는 것이야말로 암 치유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그림을 그리다보면 때로는 스케치를 고쳐야할 때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자신이 고쳐야할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기에 원하는 대로 새롭게 수정하면 되니까요. 무엇을 그려야할지 모른다면 고칠 수도 수정할 수도 없습니다.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인생의 목적지를 아는 것과 같습니다. 인생의 목적지는 자신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이해했을 때 찾을 수 있습니다. 출발지점을 인식한 후 미래탐색을 통해 도달할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어야 그곳에 도달할 다양한 경로도 탐색이 가능합니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에스티 로더’의 창업주인 에스티 로더는 성공적인 삶을 사는 비결을 자서전에 이렇게 밝힌다.
“당신의 꿈을 시각화하라. 만일 당신이 마음의 눈으로 이미 성공한 회사, 이미 성사된 거래, 이미 달성된 이윤 등을 볼 수 있다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성공한 모습을 마음속으로 생생하게 그리는 습관은 목표를 달성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자신이 도달하고 싶은 삶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삶이 자신에게 현실로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미래자서전은 출발 지점부터 도달할 목적지까지 탐색해서 적는 글입니다. 현재까지의 삶은 인터뷰와 기억으로 풀어내고, 앞으로 살아갈 삶은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이미 이룬 것처럼 씁니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엮어냅니다. 청소년기를 살고 있지만 자신이 85세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바라는 삶을 이미 꿈을 이룬 것처럼 쓰는 글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합니다. 그래서 힘이 있습니다. 자신이 시각화 한 삶을 바라보고 이미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고 쓰기 때문입니다. 성공적인 삶을 한 번 살아보았기에 현재 삶에서도 자신감이 샘솟습니다.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은 자존감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그는 《나를 믿는다는 것》에서 자신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감이란 무엇인가? 자신감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바로 ‘자기 신뢰’와 ‘자기 존중’이 합쳐진 것이다. 자신감은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함으로써 삶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이며, 자신의 욕구와 바람을 만족시켜 행복을 추구하는 의지다.”
미래자서전에서 추구하는 것과 맥락이 같습니다. 자기 삶의 이야기를 쓰면서 자기이해와 상처가 치유됩니다. 그리고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 합니다. 자기 신뢰와 자기 존중이 형성된 것입니다. 살아갈 삶을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나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런 과정에서 도전정신이 생성됩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한 평생을 살아보았기에 다시 도전해도 얼마든지 행복한 인생을 살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자신이 살아갈 삶을 설계해 적은 글의 머리말입니다. 국어교사가 되려는 비전이 있었는데 그것을 이루며 사는 과정을 미래자서전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한 날 한 시 우리 앞이 어떻게 바뀌어 질지 모르는 것이 인생사이다. 정말 자신이 어떻게 생각을 해서 계획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마치 쏘아놓은 화살이 날아가는 것을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 궁수의 미세한 떨림이나 주변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화살이 과녁에 맞을지 다른 곳에 맞을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제대로 풍향과 환경을 고려하고 계획하여 화살을 쏜다면 과녁에 명중할 수 있듯이 내가 나의 삶을 어떻게 살지 알아서 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기면 내가 원하는 꿈과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모두 안 될 거라고 질 거라고 한 승부에서 보란 듯이 이긴 승리가 가장 멋지듯, 승리하는 과정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그 승리의 가치는 상승한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만은 나를 꼭 믿어줘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나를 의심하는 순간 높은 돌탑의 밑돌이 하나씩 빠져나가기 시작할 테니까.
이번 미래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은 나에게 힐링을 해주는 일이기도 했다. 돌아보면 힘들었던 일, 슬펐던 일도 많지만 좋은 일, 기쁜 일, 행복한 일들은 그 순간순간 꼭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했었기 때문에 더 잘 떠올랐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기억나고 기억할 추억들이 많다는 건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학생은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났습니다. 그 후 자신이 바라는 대로 국어교육학과에 진학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국어선생님이 계시지만 위 학생은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로 학생들을 만나고 대할 것입니다. 글쓰기를 통해 배우고 익힌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바탕삼아 전공공부를 이어갈 것입니다. 획일적인 방법으로 교육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자신만의 가치와 철학으로 준비된 선생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녀가 바라는 삶의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완료형으로 바뀌겠죠. 때론 인생 대본을 수정해야 될 순간도 올 것입니다. 설령 자신이 그려낸 로드맵처럼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녀는 다시 살아갈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그 삶이 자신의 것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살아갈 삶을 바라 볼 수 있다면 그 삶이 자기에게로 다가온다는 것을 미래자서전을 통해 느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