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예술의전당에서 2022 에듀스아트 특별기획 공연에 피아니스트 조우식 교수가 출연했다. ‘세컨드 무브먼트(Second Movement)’라는 부제로 위대한 클래식 작품 속 아름다운 2악장만을 발췌하여 연주하는 특별한 무대였다. 그의 연주가 끝나자 객석은 열광적인 박수갈채로 연주장이 뜨거웠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조 교수는 어릴 때 피아노 학원을 하는 어머니께 피아노를 배우게 된 것이 처음 피아노와 만나게 된 계기라고 한다. 4살 정도였는데 그때 시작했을 때는 여느 다른 학원생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연습하고 레슨 받고. 그러나 그다지 피아노를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피아노를 싫어했다.

그가 피아노를 좋아하게 되고 전공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였다. 대전예고에 진학하여 예고 친구들과 연습하고 합주하면서 음악을 좀 더 깊게 배우고, 그러면서 전공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연세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음악활동을 많이 하였다. 친구들 반주, 각종 연주회, 콩쿨 참가, 그리고 큰 연주 등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그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은 독일 뒤셀도르프로 유학 갔을 당시였다. 뒤셀도르프 음대에 입학하고 그는 인생의 큰 조력자인 그의 선생님(Georg Friedrich Schenck)을 만났다. 그 선생님 덕분에 유학 기간 6년 동안 정말 많은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큰 행운이었다. 특히 뒤셀도르프의 큰 음악축제인 ‘윤이상 페스티벌’ 개막 연주회의 단독 협연자로 선정되어서 브람스 협주곡을 협연했을 때가 아직도 그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조 교수는 음악 활동을 하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중 독일 유학 시절에 특히 ‘로젠호프’에서 연주가 기억에 남는다. 양로원 같은 곳이었는데 그곳의 작은 도서관에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연주했을 때이다. 어르신이시지만 젊은 관객 못지않은 열정적인 반응에 그는 연주하면서도 참 기분이 좋았다고 그 당시를 상기하는데 문득 그의 순수한 내면이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현대곡 페스티벌에서 연주했던 일도 있었다. 이 연주회는 특이하게 오후쯤부터 시작해서 새벽까지 쉬지 않고 연주자들이 릴레이로 연주한다. 신기했던 것은 새벽에도 연주를 보는 관객들이 있는데 굉장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고 한다. 그의 음악세계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열광하며 삼위일체를 이루며 소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조 교수는 이제 귀국한 지 거의 10년째로 접어든다. 학교 출강도 하고 있고 학생들 레슨도 하면서 정말 바쁘게 살고 있지만 연주를 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물론 모든 연주가 그의 뜻대로 잘 되지는 않지만 연주를 준비할 때, 그리고 여러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합주를 하면서 이루어지는 음악적 교감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유학시절, 혹은 그 이전에 대학생 때의 열정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쉽기도 하다고 하니 산다는 것은 끝없이 분열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부단한 노력만이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것 같다.

조우식 교수는 2023년 독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실내악에도 좀 더 힘을 많이 쏟을 예정이다. 지금 현재 가장 많은 연습을 하고 있는 단체는 ‘클랑클링트리오’, ‘건우회’, 그리고 ‘위드앙상블’이다. 대전에서 활동 중인 ‘클랑클링트리오’는 2023년이 결성 10주년으로 기념 특별연주회를 계획중이다. 국내 정상급 남자피아니스트들로 구성되어 있는 ‘건우회’는 2022년 12월 25일 서울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시작으로 2023년에도 연 2회의 정기연주회와 연 1회의 특별콘서트가 계획되어 있다. 6월 25일(토) 정기연주회를 갖는 ‘위드앙상블’은 대전에서 활동 중인 여러 명의 피아니스트 외에도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등 관현악기들과의 협연을 통해 다채로운 음악을 표현하는 앙상블 단체이다.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불현듯 그에게서 힘이 솟구치는 듯했다. 오직 바람은 격조 높은 클래식음악을 통해 거칠고 불투명한 세상을 순화하는데 앞장서서 보다 행복한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iano 조우식
대전예술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졸업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전문, 최고연주자과정 졸업
충남대학교 콩쿠르 1위 외 음협콩쿠르 3위
이탈리아 ‘Rigehtti’ 국제콩쿨, ‘Padova’ 국제콩쿨 입상
충남교향악단, RSH, NRW 오케스트라, 칼로스 심포니 협연
벡슈타인 초청독주회, 윤이상 현대음악제 독주 및 협연
프라임필주최 듀오리사이틀, Essen Folkwang 음대 초청 독주회,
독일 Nordrhein-Westfalen 순회연주회, 호서대학교 초청연주회 등 다수 연주
현) 충남대학교, 배재대학교 출강 중
건우회, 앙상블 위드, 클랑클링 피아노 트리오, 듀오 안단테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