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확인 절차는 과감히 생략
기표소는 있는데 투표함은 어디에?
1시간20분 동안 약 20명 투표
확진자들 추위에 떨며 고통 호소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4.7%(3월5일 17:00기준)를 기록하는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 사전투표에 많은 유권자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사전 투표 2일차 17:00~18:00까지 1시간동안 코로나 확진 및 격리 유권자들의 사전투표를 준비하였으나 실제 사전투표장에 확진 및 격리유권자들이 예상보다 많이 방문하여 투표소에 혼선이 빚어졌다.
확진 및 격리 유권자들의 사전투표는 투표소에 별도 마련된 확진자 및 격리 유권자 투표소에서 본인확인서를 작성하고 확인서를 공무원이 수거하여 일반인 투표장에서 인적사항 확인 후 투표용지를 출력하여 다시 확인자 및 격리 유권자 투표장소에서 배부하고 투표하는 절차로 이루어진다.
절차만 보아서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실제 투표가 이루어진 장소에서는 여러가지 문제로 사전투표 시간이 지체되며 유권자들의 언성이 높아지고 결국 공무원과 유권자간에 욕설이 오가는 싸움도 발생하였다.

- 사전투표 안내 공무원 교육부족
확진 및 격리자 사전투표소에는 확진자와 격리자를 구분하여 투표하도록 안내하고 있었는데, 한 유권자가 ‘확진자와 격리자 같은 말 아니에요? 뭐가 달라요?’라며 어느쪽으로 줄을 서야하는지 문의하자 공무원은 어리둥절해 하며 다른 공무원에게 해당내용을 재문의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또, 유권자들이 항의하거나 현장대응에 대하여 지적을 하면 그에 따른 대응과 조치보다는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였다.
- 신분증 확인은 언제?
확진 및 격리 유권자는 공무원들의 안내에 의해 움직이지만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본인확인서를 작성하는 곳에서 인적사항을 유권자가 직접 작성할 뿐 신분증확인은 없었고, 호명하여 투표용지를 배부 할 때도, 투표종료 후에도 신분증 확인은 없었다. 18시가 지나 일반인 투표소로 이동한 후부터 신분증 확인을 하였고 그 전까지 투표를 완료하였던 20여명에 대한 신분증 확인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 기표소는 있는데 투표함은 어디에?
‘투표하시고 두 번 접어서 저한테 주세요’
안내하는 담당 공무원의 외침이다. 사전투표를 마친 확진 및 격리 유권자는 투표를 마치고 나와 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면 담당공무원은 투표함이 아닌 들고있는 플라스틱 소형 바구니에 투표용지를 담는 모습이였다. 절대 비밀이 유지되어야하는 투표용지에 대한 개표, 분실, 훼손, 조작 등의 대책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 코로나 증상으로 고통 호소하는 확진 및 격리 유권자 야외에서 대기 시간만 1시간
17시부터 시작되는 코로나 환자 사전투표시간에 맞추어 17:05분에 광주 광산구 신창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장에 20번째로 도착한 확진자 A씨의 투표 완료 시간은 18:28이였다. 그나마 선관위에서 전국적으로 확진 및 격리 유권자 사전투표에 문제가 발생하자 일반인 투표가 종료하는 시점부터 확진 및 격리 유권자들을 일반인 투표장소에서 투표하도록 변경한 조치결과다. A씨는 18:10경 야외에서 대기하다 일반인 투표장으로 이동하여 18:28에 투표를 완료하였고, A씨의 투표종료 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20여분 동안 투표를 완료한 코로나 확진 및 격리 유권자는 약 20명 수준인 것이다. 코로나 증상을 앓고 있던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추운날씨에 야외에서 1시간이 넘도록 떨어야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하던 코로나 환자들은 처음보다 고통을 호소하고 기침이 잦아졌다.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처음 치루어지는 대통령 선거인만큼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부분은 누구도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투표소에서 꼭 이루어져야하는 신분증확인, 투표함 배치 등 기본적인 준비가 미흡하였기에 더욱 큰 비난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며,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의 능동적인 상황대처와 기본교육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