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은 “Passenger - Memories of Berlin”
김세은 “Passenger - Memories of Berlin”
  • 장호진기자/3003sn@hanmail.net
  • 승인 2021.12.1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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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

[뉴스포털1=장호진기자]버클리 음대 출신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김세은이 2014년 발표한 정규1집 이후, 7년만에 새로운 2집 음반 <Passenger>를 12월 10일 발매했다. 직접 작곡/편곡/연주/프로듀싱까지 담당했던 그녀에게도 이 음반이 나오기 까지 ‘인고의 시간’이 있었겠지만, 그녀의 음악을 기다려온 팬들, 그리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음악 리스너 들에게도 이번 음반은 충분히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막막하고 불안한 기다림이 아닌, 소중하고 값진 것을 얻기 위한 인내한, 7년의 ‘행복한 인고의 시간’을 거쳐서 탄생한 음반이다.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재즈 밴드와 감미로운 현악 앙상블로 보다 풍요로운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그녀의 1집을 즐겨 들었던 팬들에게는, 피아노 솔로 포맷으로 비교적 단순하게 들려지는, 마치 피아노 ‘소품집’ 같은 2집 음반은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인 측면으로 이번 음반을 가볍게 평가하면 오산이다. 기존에 들려주었던 화려하고 풍성한 사운드는 그녀의 손가락을 통해 오롯이 피아노 한대로 꾹꾹 눌러 담아지며, 예전보다 좀더 차분하게 호흡하며 연주하는 가운데 그녀의 감정은 더욱 깊어졌고, 작곡에서의 음악적 농밀함은 솔로 피아노 포맷이라는 어떠한 담백함과 여백을 만나 더욱 울림이 있는, 그리고 여운이 남는 음악적 감상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그녀의 1집 음반의 타이틀곡 ‘Cherry Blossom(벚꽃)’ 에서 느낄 수 있듯, 1집 음반이 봄과 여름을 표현한 것이라면, 이번 2집 음반은 타이틀곡 ‘Snowflakes(눈꽃)’이 표현하듯 가을과 겨울의 감성을 담고 있다. 종종 차분하고, 때로는 쓸쓸하며,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이번 음반은 그녀가 2018년 10월에 홀로 떠난 베를린 여행에서 완성한 음반이다. 여행 중에 마주한 그녀의 상황과, 타지에서 떠오른 즉흥적인 영감을 바탕으로 단 하루 만에 녹음을 완성했던 이번 음반은, 마치 누군가의 개인적인 여행일기를 들여다 보듯,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기록이기도 하다.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2018년 늦가을의 감성과 그녀가 음악가로써 고민하던 여러 가지 감정들을 펜 대신 피아노로 써 내려간 “여행자의 일기”와도 같은 이번 음반은,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에서 때로는 “여행자”(*Tourist가 아닌 수동적인 의미의 Passenger) 혹은 내 인생이라는 열차의 “승객”처럼 살아가는 순간들이 있기에,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테마와 감정이 담겨있는 음반이다. 1집 발표 이후 7년이 지나 드디어 만나게 되는 김세은의 2집 음반은, 이렇듯 보다 담담하고 절제된 톤으로 우리에게 삶의 다양한 순간들을 들려준다. 마치, 한번도 가보지 못한 여행지 혹은 매일 지나쳐 가는 일상이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장소를 소개하는 것처럼.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지치고 힘든 일상을 보내는 2021년 연말에 듣는 <Passenger>의 모든 곡들은 하나같이 “위로” 라는 테마를 담은 듯 하다. 그녀는 비교적 단순하게 떠오르는 이미지와 단상들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첫 트랙 “Snowflake”의 멜로디를 썼다고 하는데, 이 곡이 우리에게 어떠한 위로를 주는 이유는, 이 곡이 쓰여진 배경에는 그녀가 베를린 여행 중 투숙하던 집에서, 우연히 마주한 피아노에 앉아, 아무도 없던 그 공간에서 오로지 그녀 자신을 위해 연주하던 그 편안함으로부터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나오는 것이 우선 있을 것이다. 연주나 녹음을 위해 떠난 여행이 아니었음에도,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에 처해졌을 때,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나온 연주와 곡들이 이번 음반을 채워주고 있다. 누구를 위한 곡이 아닌 본인을 위한 연주, 본인이 가장 듣기 좋은 연주, 그리고 오로지 본인의 감정에 가장 솔직하면서도 충실할 수 있는 솔로 피아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음반이 바로 <Passenger>이다.

 

2번 트랙을 제외한 전곡 모두 김세은의 자작곡으로, 타이틀 곡 “Snowflakes(눈꽃)”을 가장 먼저 작곡하게 되었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잡아두었던 베를린 녹음실에서의 녹음 세션 중에 즉흥적으로 나머지 7곡을 피아노와 펜더로즈(Fender Rhodes)로 녹음하며 8곡이 수록된 정식 음반으로 발표하게 되었다. 녹음할 당시에도 편안한 환경에서 한두 테이크 만으로 반나절도 채 안되어 작업이 끝났다는 이번 음반의 수록 곡들은 그래서인지, 과장되지 않고, 힘이 들어가있지 않고, 담백하고 담담하게 감정을 풀어낸다. 때로는 현란한 기교와 테크닉으로 승부하는 연주에서 쉽게 잊혀지는 감정들이 있다면, 이번 음반 최고의 장점은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누구나 쉽게 귀 기울일 수 있으며, 그녀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어떠한 음악적 풍경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Passenger> 음반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12월 26일 마리아칼라스홀 에서는 음반 쇼케이스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로 지친 일상을 힘들게 버텨온 관객들과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여행을 가보지 못했던 관객들은, 이번 쇼케이스 공연에서 눈을 감고 마음의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대의 피아노로 연주되었던 음반의 수록 곡을 첼로와 바이올린을 더한 편성으로 구성하여, 보다 풍요로운 사운드의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간의 모든 연주에서 김세은은 악기 본연의 어쿠스틱을 살린 보다 자연스럽고 따듯한 톤을 추구해 왔는데, 이렇게 겨울의 끝자락에 접하게 되는 그녀의 음악에 녹아 든 위로의 메시지와 따듯한 어쿠스틱은, 비로소 음악을 통한 ‘힐링’이 무엇인지 충분히 느끼게 해줄 것이다.

 

김세은은 특유의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를 통해 오랫동안 고민해온 자신의 음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미처 꺼내 보지 못했던 자신의 진실한 이야기를 마주 하고 싶어 떠난 여행에서 예기치 않은 선물처럼 발견한 김세은의 이번 앨범과 이번 쇼케이스 공연은 우리 모두에게 연말에 맞이하는 따듯한 위로와 훈훈한 격려의 선물이 될 것이다.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클래식, 재즈, 뉴에이지 등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며 폭 넓은 스펙트럼의 작곡과 연주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김세은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베데스다 대학(Bethesda University of California) 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후, 다시 보스턴의 버클리 음대(Berklee College of Music)에서 재즈 피아노와 영화 음악을 복수전공 하였다. 어릴 때부터 다져온 클래식 기반의 탄탄한 연주실력은 버클리에서 더욱 견고하면서도 부드러워졌고, 그녀의 타고난 감수성과 미국 유학시절 더욱 풍요로워졌던 그녀의 다양한 감정들은 비로소 영화음악 작곡(Film Scoring) 이라는 트레이닝을 통해 그녀를 뛰어난 작/편곡가로, 그리고 보다 입체적으로 그녀의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두 대의 현과 함께하는, 김세은 솔로 피아노 앨범 발매기념 쇼케이스=사진제공

언제나 성실한 “노력형” 아티스트 이면서 끊임없이, 그리고 진솔하게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 성찰을 언제나 게을리 하지 않았던 그녀는, 버클리에서 World Tour Scholarship과 Achievement Scholarship을 수상하였고, 버클리 여성 뮤직 네트워크의(Berklee Women’s Music Network) 멤버로 선정되어, 이를 계기로 제 14회 ‘Women Music Network’ 기념공연에서 연주를 하였다. 미국 뉴욕, 보스턴 등에서의 다양한 음악활동을 뒤로하고 다시 2011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상명 콘서바토리, 남서울대 등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쓰는 동시에 다시 한국이라는 환경 속에 놓여있는 예술가로서 그녀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자연스럽게 주변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리고 더 나아가 그녀가 속한 지역문화의 발전 혹은 개선을 위해 이태원에서의 “Art Collaboration”, 강북에서의 “청년문화 후츄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 하였고, 단순한 피아니스트 이기를 거부하며, 한 명의 예술가로서 무언가 사회에 보탬이 되고, 예술가로서 세상과 소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치열한 고민의 시간 또한 가졌다.

 

한국 귀국 후 3년이 넘도록 꾸준히 ‘나다운 나’, 그리고 시대정신을 잃지 않은 음악가/예술가로서 보다 진정성 있는 자아실현의 고민의 결과는, 2014년에 발표된 첫 음반 [Atmosphere]에서 고스란히 묻어 나오게 되었다. 자신만의 색, 톤, 무드를 찾기 위해 치열한 고민을 통해 발표된 이 음반은, 음악을 접한 수 많은 관객들, 리스너들로부터 그 해의 숨은 명반으로 평가 받으며 그녀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선율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선사했다. 정규 1집 음반 발매를 기점으로 ‘김세은 밴드’를 통해 다양한 공연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CTS Radio “정애리의 축복” 시그널 음악 작곡부터, 연예인 합창단 “ACTS 29”멤버, CTS “해설이 있는 오페라”, C채널 “힐링 토크” 및 “성탄특집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프로듀서, 작/편곡가, 그리고 연주로 숨가쁘게 바쁜 국내활동을 이어가던 중 2018년 늦가을에 잠시 휴식 차 방문했던 독일 베를린에서 그 새로운 환경에서 떠오른 영감을 바탕으로 정규 2집 “여행자”를 녹음 하였고, 2019년에는 국악 프로젝트 밴드 ‘Korean Poetry’를 결성하여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여하였다. 2020년부터 심각해진 코로나로 인해 계획했던 여러 프로젝트를 취소/연기 하였으나, 윤동주 시인의 시를 모티브로 만든 “눈 감고 간다”를 싱글 음반으로 발표하고 2021년, 정규 2집 <Passenger>를 발표하며, 다시 대중들과 소통의 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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