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백운 화상 추모기념제...정읍 고부 백운마을서 열려
제5회 백운 화상 추모기념제...정읍 고부 백운마을서 열려
  • 최행영 기자회원
  • 승인 2021.11.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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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금속활자본 '직지심체' 저자 백운 경한 스님 추모

고려 말의 고승 백운 경한 스님(1298~1374)을 추모하는 행사가 최근 정읍시 고부면 백운마을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백운 화상 추모기념제 추진위원장(광주 보은사 주지 도제 스님)과 집행위원장(박종근 삼오기술사 대표)을 비롯해 강광 전 정읍시장, 조상중 시의회의장, 내장사 대우 스님, 정읍시자연보호협의회(회장 김종길) 회원들과 마을 주민들이 참석했다.

백운 화상의 호는 백운(白雲)이고, 법명은 경한(景閑)이다. 화상(和尙)은 스님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10세를 전후로 고향 정읍을 떠나 유명 사찰을 다니면서 40년을 수행하다가 구법(求法)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 머무르며 석옥 화상에게서 선법을 전수 받고, 지공 선사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 해주 신광사와 흥성사, 김포 고산사 등지에서 머물렀으며, 여주 취암사에서 후학들을 지도하다가 77세에 입적(入寂)했다.

백운 화상은 일생을 '무심'의 진리에 몰입, 유유자적한 삶을 살았으며, 무심무념(無心無念)의 선(禪)을 강조했다. 그의 이러한 무심선(無心禪)은 다분히 그의 시문학에도 담겨 있다.

"고요한 흰 구름은 허공에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잔잔히 흐르는 물은 큰 바다 복판으로 흘러간다. 물은 굽거나 곧은 곳을 만나도 언짢다고 불평하거나 좋아하지 아니하고, 구름은 스스로 뭉쳤다가 스스로 풀어져 친하다거나 서먹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본래 고요해 '나는 푸르다 누루다'고 말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제각기 분주하게 '이것이 좋고 저것은 나쁘다'는 마음을 낸다. 경계에 부딪혀도 구름이나 물처럼 무심하듯 이 세상에 살면서 마음이 자유로이 무심하면 서로 서로 불편하지 않으리..."

무심선(無心禪)을 기반 한 그의 구도와 깨달음의 과정을 노래한 시는 곧 집착과 채움의 사유로 불안하고 번다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비우고 내려놓는 삶의 지혜를 일깨워 줌으로써 '텅빈 충만'의 세계를 보듬게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생전에 불조직지심체요절(佛祖直指心體要節)을 읽고 부처와 고승들의 가르침과 대화 편지 등에서 참선의 중요 내용을 편집 보완하여 백운화상어록(白雲和尙語錄)을 남겼다.

백운 화상이 입적한 후, 그를 따르던 제자(석찬, 달잠)와 비구니 묘덕 등이 스승의 어록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한 초인본이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이 책의 이름을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직지(直指)는 구한말 초대 주한 프랑스 대리 공사에 의해 수집됐다가 경매를 거쳐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열린 '세계 도서의 해' 전시회에서 도서관 연구원으로 일하던 교포 박병선 박사에 의해 발견이 되어 현재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한국에서 간행된 <직지>는 1455년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해 활판 인쇄술로 만든 '42행 성서'보다 무려 78년을 앞선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찍어낸 '직지' 초인본이 2001년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2004년에는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직지상>제정을 결정했다. 세계기록문화유산 보호에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최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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