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고 비대면 영상을 통해 공식 선언했다.
출마 발표를 마친 이 지사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과 무명용사비를 참배했다.

이어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내려가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유림 및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조상께 인사드리기 위해 고향에 왔다며, 안동은 대한민국의 정신적인 수도이고, 제가 그동안 정치와 사회생활을 하며 마음의 뿌리는 고향의 선비정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성실한 일꾼이 되겠다며, 안동이 낳은 자식을 많이 도와달라"고 큰 절을 올렸다.
이튿날 오전에는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 들러 방명록에 서명하고, 무안 전남도청에서 김영록 지사와 함께 상생발전 협약식을 가졌다.

이후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등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이 지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언론이나 가짜 정보에 속아 광주시민들의 항쟁을 폭도들의 폭동으로 생각하고 비난한 바 있다며, 그 죄책감으로 빚을 갚아야 할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출마 선언문 일부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조를 읽으며 두렵고 엄숙한 마음으로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국가를 만들고 함께 사는 이유는 더 안전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서입니다. 국민의 주권의지를 대신하는 정치는, 튼튼한 안보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공정한 질서 위에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일궈내야 합니다.
특권과 반칙에 기반한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향해가야 합니다.
국민의 피와 땀으로 대한민국은 선진국이 되었습니다만,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취약계층이 되어버린 청년세대의 절망이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위기의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입니다. 누군가의 부당이익은 누군가의 손실이고, 강자가 규칙을 어겨 얻은 이익은 약자의 피해입니다. 투기이익 같은 불공정한 소득은 의욕을 떨어트리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웁니다.
불평등 양극화는 상대적 빈곤이라는 감성적 문제를 넘어, 비효율적 자원배분과 경쟁의 효율 악화로 성장동력을 훼손하고 경기침체의 저성장을 부릅니다.
저출생, 고령화, 실업, 갈등과 균열, 사교육과 입시지옥 같은 모든 문제는 저성장에 의한 기회빈곤이 주된 원인입니다.
지금은 투자할 돈은 남아돌고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습니다. 줄어든 기회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고, 승자만 생존하는 무한경쟁 약육강식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풀 수 없는 매듭은 자르고, 길이 없는 광야에는 길을 내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개혁정책일수록 기득권 반발은 그만큼 더 큽니다.
수많은 정책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선택하는 것은 용기와 결단의 문제이고,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야 개혁정책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공정성 확보가 희망과 성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공정한 사회는 꿈과 열정이 넘치지만, 불공정한 사회는 좌절과 회피를 잉태합니다.
억울한 사람도, 억울한 지역도 없는 나라, 기회는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의 결과,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습니다.
경제는 민간과 시장의 몫이지만, 민간기업과 시장만으로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규제합리화로 기업의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미래형 인적자원 육성시스템으로 기초 및 첨단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문화컨텐츠 강화를 위해 문화예술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대대적 인프라 확충과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으로, 투자기회 확대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지속적 공정성장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누군가의 미래가 궁금하면 그의 과거를 보아야 합니다. 저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습니다.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공약이행률이 90%를 넘는 이유입니다.
주권자 중심의 확고한 철학과 가치, 용기와 결단, 강력한 추진력으로 저항을 이겨내며 성과로 증명했습니다.
기회는 누구나 활용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여성들이 안전에 불안을 느끼고 차별과 경력단절 때문에 고심하지 않는 나라, 과도한 경쟁 때문에 친구를 증오하지 않는 나라, 사교육비에 부모님 허리가 휘지 않고 공교육만으로도 필요역량을 충분히 키우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빈곤에 시달리며 불안한 노후에 고심하는 노인, 생활고와 빚더미로 세상을 버리는 일가족, 이웃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실거주 주택은 더 보호하되, 투기용 주택의 세금과 긍융제한을 강화하고, 적정한 분양주택 공급, 그리고 충분한 기본주택 공급으로 더 이상 집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하겠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습니다. 기본소득을 도입해서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온갖 갈등의 영역에서 균형과 상식을 회복하겠습니다. 실력중심의 차별 없는 인재등용으로 융성하는 새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강력한 자주국방력을 바탕으로 국익중심 균형외교를 통해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새 길을 열겠습니다.
진영논리와 당리당략으로 상대의 실패와 차악 선택을 기다리는 정쟁 정치가 아니라, 누가 잘하나 겨루는 경쟁정치의 장을 열겠습니다.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어려울 땐 언제나 맨 앞에서 상처와 책임을 감수하며 길을 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외환위기 극복, 복지국가기틀 마련, 한반도평화 정착'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만든 더불어민주당의 당원으로서, 현장 속에서 더 겸손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더 나은 국민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자랑스러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토대 위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며, 잘못은 고쳐, 더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치적 후광, 조직, 돈, 연고, 아무것도 없는 저를 응원하는 것은 성남시와 경기도를 이끌며 만들어 낸 작은 성과와 효능감 때문일 것입니다.
실적으로 증명된 저 이재명이 나라를 위한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더 큰 도구를 주십시오. 새로운 대한민국, 더 나은 국민의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위기의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그동안 셋째 형과 형수와의 불화 등 사건으로 심적 고통을 겪었지만 지난해 법적으로 무죄를 받은 바 있다. 현재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계파에 상관없이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최근에 조정식, 박홍근, 정성호, 윤후덕, 안민석, 민형배, 김남국, 김윤덕, 박찬대, 김병욱, 김영진, 문진석, 임종성, 이수진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이 지사 캠프에 참여하는 등 지지세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재명 지사는 1964년 경북 안동시 예안면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졸업 후 집안이 가난해서 진학을 못하고, 소년공으로 공장에서 일하다 기계에 왼쪽 팔이 끼어 큰 부상을 당해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주경야독하며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학교 법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86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후 노동자, 서민층을 위한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성남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제19, 20대 성남시장 역임, 현재 제35대 경기도지사를 맡고 있다.
출간한 책은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 <이재명의 굽은 팔>, <고난을 통해 희망을 만들다>, <이재명은 합니다> 등이 있다.
최형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