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박재홍 기자회원 ]

[대학로 연극 ‘블링블링’ 후기]
“알콜 중독자 아니세요?”
기자가 남자 주연배우에게 극 중 들은 말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기분은 나쁘지만 연극진행을 위해 웃어 넘겼다.
“야동 중독자세요?”
배우는 이어서 앞줄 젊은 여성 관객을 지목하며 ‘야동 중독자’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주변 관객들이 웃어주며 넘어가야 하는데 순간 분위기가 조용해지자 배우들은 당혹해 하며 다시 한번 가겠다며 큰 호응을 요구했다.
이 여성 관객은 두 번이나 사람들 앞에서 ‘야동 중독자’가 되어 관객들의 웃음을 사야 했다. 결국 극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극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대학로 연극 ‘블링블링’은 극 중간중간 관객과 호흡을 맞추며 소통의 웃음을 추구한다.
극 중 나가버린 여성 관객의 경우처럼 분명 장점과 단점이 존재했다.
기자의 경우 ‘알콜중독자’ 소리에 이어 남성을 혐오하고 증오한다는 여배우의 삿대질을 당해야만 했다. 물론 보는 다른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당하는 관객입장에서는 웃을 수는 없는 입장이 되어야 했다.
또한 관객들과 웃고 떠들던 배우들은 다시 극의 내용으로 돌아오는 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극 중 남자 배우들이 탈의하자 주부들 사이에 웅성웅성 탄성이 나왔다.
남자 관객 입장에서는 유쾌하지 못한 기분이 객석을 나오고도 찜찜함을 느껴야만 했다.
극이 끝나고 관객들과 인증 사진 찍는 시간도 안 준다는 것은 배우들의 마인드 차이일 수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점이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연극 ‘블링블링’은 사랑스러운 연극임에는 분명하다.
주연 남녀배우들의 연기력은 흡사 눈앞에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훌륭했다. 조연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극의 재미를 살렸다.
명연기와 관객소통을 통해 관객들에게 세라토닌을 선물 한 키득키득아트홀 ‘블링블링’ 배우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