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기획특집] 국립공원과 지질공원 ②지리산 국립공원
[공원기획특집] 국립공원과 지질공원 ②지리산 국립공원
  • 조복
  • 승인 2021.05.0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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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지역사회 상생의 길 걷다

국립공원 지정으로 경제적 제약을 받은
주변 주민에 임산물 채취 허가 소득 배려

2019년 천은사 문화유산지구 입장료 폐지
25억 투입 천은사 인근 탐방로·편의시설 개설
사유지 대부분 사찰 소유 분쟁 끝 ‘모범사례’

암석 대부분 7억~12억년전 변성암으로 구성
천왕봉, 뱀사골~피아골계곡, 노고단 등
지질특성 관찰할 수 있는 지질명소 제격
진분홍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노고단 정상
진분홍 철쭉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노고단 정상
지역사회와 상생의 모범사례인 천은사 상생의길
지역사회와 상생의 모범사례인 천은사 상생의길
노고단 정상의 섬진강 전망대
노고단 정상의 섬진강 전망대

②지리산 국립공원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智異山)은 196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최초다.

1천915.4m의 주봉 천왕봉은 국내에서 한라산에 이어 2번째로 높다. 동서 50㎞, 남북 32㎞, 둘레 약 320㎞로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경남 함양·산청·하동군 등 3도 1시, 4군에 걸쳐 있다.

전체면적은 440.485㎢로 설악산의 1.2배, 한라산의 3배, 속리산의 1.5배, 가야산의 7.5로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넓다.

금강산·한라산과 더불어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있어 삼신산(三神山)·삼선산(三仙山)이라고도 한다.

정감록 신앙에 연유된 십승지(十勝地)의 하나로 대한제국 말기에는 동학교도들이 피난해 살았다. 이들중 일부가 신흥종교를 개창해 각종 민족종교의 집산지를 이루고 있다.

또 1948년 여수순천 10·19사건으로 패주한 좌익세력 일부가 지리산으로 들어왔으며, 6·25때는 북한군 패잔병 일부가 노고단과 반야봉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근현대사 굴곡의 현장이기도 하다.

1천500m 이상의 큰 봉우리 10여개와 1천m가 넘는 봉우리가 20여개, 85개 가량의 대·소봉 85개가 있는 한국 최대의 산악군이다.

#지질과 식생

지리산의 기반을 이루는 암석은 대부분 고생대(7억~12억년 전)의 화강편마암과 화강암 등으로 이뤄진 편마암 복합체로 여러 종류의 변성암으로 구성됐다.

하동 부근의 고령토가 농집돼 있는 부분은 편마암 가운데 다량 함유된 장석(長石)이 풍화작용을 받아 생성됐다.

고생대 지층답게 오랜 세월의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협곡이 깊고 산정이 둥글며, 여러차례의 융기작용으로 고위·중위·저위 3단계의 평탄면이 나타났다.

이 평탄면들은 1천~1천100m에서는 산간분지와 더불어 형성되고, 600m 높이에서는 각 사면을 따라 분포한다. 200m 안팎에서는 계곡 입구에 하천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부채 모양의 지형과 복합된 형태로 이뤄졌다.

지질특성을 관찰할 수 있는 지질명소로는 천왕봉 일대, 뱀사골~피아골계곡, 노고단 일대, 잔돌평전 등이 있다.

온대남부형 삼림을 기본으로 고산지대에는 한대식물이, 한록지대에는 온대식물이 무성하다. 목본 245종과 초본 579종 등 820여종이 분포한다.

동물로는 포유류 41종, 조류 165종, 곤충 215종 등 430여종에 이른다.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수달을 비롯 멧돼지·오소리·삵·족제비·고슴도치 등이 서식한다. 조류로는 황새·두루미·도요새·독수리 등이 있다.

8·15해방 후 남벌과 도벌, 6·25전쟁으로 삼림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비교적 원시상태의 자연림이 그대로 남아있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불교 요람지

곳곳에 국보급·보물급 문화재를 보존하고 있는 불교의 요람지다.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계곡 입구의 화엄사는 544년 연기(緣起)에 의해 창건됐다. 각황전, 각황전앞석등, 4사자3층석탑, 동·서5층석탑, 대웅전 등 국보급 문화재와 수령 300년에 밑둥 5m의 천연기념물 올벚나무가 있다.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피아골 입구의 연곡사는 화엄사와 같은 해에 연기가 창건했으며 동·서·북부도, 현각선사탑비, 3층석탑이 있다.

구례군 광의면 방광리의 천은사는 828년 덕운(德雲)이 창건했으며 극락보전, 나옹화상원불이 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의 쌍계사는 723년 진감국사 삼법이 창건, 최치원의 친필 비문으로 된 진감선사대공탑비, 부도, 대웅전 등이 있다.

이밖에도 남원 산내면의 실상사, 함안군 마천면의 영원사와 벽송사 등 많은 사찰과 유물·유적이 산재한다.

#지리10경

계곡마다 많은 폭포와 소·담들이 산재한다. 기암과 괴석 사이를 흘러내리는 계곡의 경관들이 지리10경을 이루고 있다. 연간 300만명 정도의 탐방객이 방문하고 있다.

지리10경은 정상부에서 내려다보는 구름바다가 장관인 제1경 노고단, 가을단풍과 산·물·사람이 모두 빨갛다는 삼홍소(三紅沼)로 유명한 제2경 피아골, 사방의 절벽과 장엄한 일몰을 볼 수 있는 제3경 반야봉, 타오르는 듯한 철쭉이 장관인 제4경 잔돌평전과 제5경 불일폭포, 제6경 벽소령, 제7경 연하천 고사목, 제8경 천왕봉 해돋이, 제9경 섬진강 맑은 물, 제10경 칠선계곡이 손꼽힌다. 10경에는 들지 못하지만 쌍계사 입구의 벚꽃터널과 뱀사골단풍도 유명하다.

아름답고 웅장한 지리산을 등산하는 코스로는 화엄사-노고단-반야봉-뱀사골산장-연하천-벽소령-잔돌평전-장터목-천왕봉-법계사-중산리에 이르는 67㎞의 종주코스, 백무동-칠선계곡-하동바위-장터목-천왕봉 구간의 5시간 코스, 신흥-대성동-잔돌평전-천왕봉 1일코스, 중산리-법계사-천왕봉 4.5시간 코스가 있다.

곡우를 전후로 지리산약수제와 지리산철쭉제가 열리며 국립공원 주위로 호텔과 숙박시설, 야영장, 위락·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지역사회와 상생노력

초창기 약재와 땔감을 구하려는 무단벌목과 무분별한 임산물 채취, 나들이객들의 무단 취사와 쓰레기 불법투기로 갈등을 겪어왔다. 사유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찰과의 입장료분쟁 곡절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가마솥을 들고 놀러온 주민 및 관광객들과 쫓고 쫓기는 갈등속에 5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깨끗한 계곡을 유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립공원 지정으로 경제적 제약을 받은 주변마을 주민들에게 임산물 채취를 허가해 소득을 올리도록 배려했다.

피아골 직전마을은 국립공원에서 제외시키는 대신 하늘 아래 첫 동네로 알려진 노고단 아래 심원마을은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식생을 복원했다.

특히 2019년 4월 ‘천은사 문화유산지구 입장료 폐지 업무협약’을 맺고 25억원을 투입해 천은사 인근 탐방로와 편의시설을 개설했다. ‘천은사 상생의 길’은 국립공원과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올 3월 준공된 이 길은 천은사 경내와 천은저수지를 순환하는 3.3㎞의 코스로 조성됐다.

산림욕을 즐기면서 자연·문화경관을 볼 수 있는 전망대, 수달 등 야생동물의 생태를 고려한 친화형 탐방로, 나무 교량 등을 갖춰 지역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됐다.

국립공원 지리산 전남사업소에 따르면 통행료를 받던 시절 2% 정도에 불과하던 천은사 방문객이 5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증가했다./담양자치신문 김정주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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