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최화형 시민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교류의 상징으로 고운 최치원 선생의 시(詩)를 인용하며 한반도의 남쪽 지리산 기슭의 화개동(花開洞)을 언급해 하동 화개동이 다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 방문의 해’ 개막식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통일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崔致遠)의 시(詩)를 또 인용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이 최치원 선생을 언급한 것이 이번이 세 번째.
시 주석은 축사에서 “중·한의 문화교류는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며 “한국 시인 최치원은 ‘동쪽나라 화개동은 호리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라는 시로 한반도를 찬양했다”고 밝혔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노래한 ‘화개동’은 지리산 쌍계사와 칠불사 계곡 일대를 말하는데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이 맑은 계곡 물이 화개장터를 거쳐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화개(花開)라는 이름은 ‘눈 속에서도 칡꽃(葛花)이 핀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는데 실제 화개동에는 이른 봄 매화를 시작으로 벚꽃, 배꽃, 철쭉, 녹차꽃 등이 초겨울까지 만개해 별천지를 연출한다.
이곳 화개동에는 지금도 고운 선생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가 868년 12살의 나이에 당나라 유학을 떠나 과거에 급제한 뒤 당나라 관리를 지내며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어 이름을 크게 떨쳤다.
그는 884년 귀국해 개혁을 추진했으나 좌절하자 전국 명승지를 유람하며 많은 글을 남겼는데 당시 별천지 화개동에 상당기간 머물며 곳곳에 그의 흔적을 남겼다.
그 가운데 쌍계사 대웅전 앞에 있는 국보 제47호 ‘진감선사탑비(眞鑑禪師塔碑)’의 비문을 고운 선생이 직접 짓고 썼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신라 말 고승 진감선사 혜소(彗昭774∼850)의 높은 덕과 법력을 앙모한 탑비는 붓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살려 생동감 있게 표현한 글체로, 선생의 명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할 만큼 뛰어나다.
또 화개면 범왕리에 있는 경남도 기념물 제123호 푸조나무도 선생이 신라 말 혼탁한 세상을 등지고 지리산에 들어갈 때 꽂아 뒀던 지팡이에서 싹이 나와 자란 나무라 전해진다.
선생은 “이 나무가 살아 있으면 자신도 살고 이 나무가 죽으면 자신도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지는데 높이 25m 둘레 6.2m로 쌍계초등학교 왕성분교 입구에 위치해 지금도 푸름을 더하고 있다.
쌍계사 입구 바위에 새겨진 ‘쌍계석문(雙磎石門)’이라는 네 글자도 신라 헌강왕이 최치원 선생에게 쓰게 해 새겼다고 전해지는데 법계와 속계를 경계 짓는 상징적 석문으로, 후대인에게 시상의 소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