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시장으로는 호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양동시장은 75년 개장한 이후 장장 30여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명절마다 길이 100m, 너비 7m인 시장 통 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를 바라보며 번영을 누렸다.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이 들어서기 시작한 1995년 이후 내리막길로 치닫는 재래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광주시가 2002년부터 본격적인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63억을 들여서 주차장 꾸미기를 비롯 양동장 보러 가는 날, 화장실 바꾸기, 친절운동 등의 재래시장 활성화와 변화의 바람 탓에 서서히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옷감, 의류, 식품 ,수산물, 축산물 등 온갖 물품을 갖추고 있고 다른 시장에 비해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구입하기에 좋다. 흥미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 난전판과 상인들과 장보러 나온 인파들로 객장마다 활기에 넘친다. 주로 쇼핑하기에 편리한 대형마트나, 할인점, 백화점을 이용하는데 익숙했던 주부 20년차인 나에겐 특별히 양동 재래시장의 장보기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닭전머리 입구에 이르면 온통 닭 튀기는 맛있는 소리와 냄새가 진동한다. 한입 얻어먹은 닭고기 튀김을 입에 넣고 먹으니 바삭 아삭 씹히는 고소한 맛, 역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공짜라고 누군가 얘기하지 않았는가. 바로 이 맛이었다.
골목에는 옷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있고, 기물가게, 그리고 뻥 튀김과자 가게, 촌닭, 오리, 토끼를 파는 가게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너무나 재미있다. 우리가 잊고 바삐만 살아왔던 너무나 고급화와 명품 브랜드 시대에 자신의 품격을 채우고자 급급하게 살아왔던 우리네 군상들,
이곳에 와서 다양하고 풍족하고 값도 엄청 싼 물건들을 둘러보는 이 재미는 과연 어떻게 설명을 해야 옳을 것인가.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왔던 추억과 훈훈한 인정과 웃음들이 넘쳐나는 이런 곳을 더욱 더 사랑해야만 할 것이다. 내 고장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주부들이 지역 상인들의 장터에 많은 애정을 쏟고 이런 관심과 실천으로 애향심을 담아낸다면 번영의 큰 물결의 흐름을 타게 될 것이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이 한창 일 때 시장 상인들이 학생과 시민들에게 주먹밥과 음식들을 제공하여 마음으로 민주화 운동에 일조를 보여주었던 가슴 뭉클했던 인심도 양동시장이 갖는 특별한 기억이다. 김옥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