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백이 학문 정진을 위해 상의산에 들어갔던 때의 일이다. 어느 날 공부에 싫증을 느낀 그가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가는 길에 냇가에서 도끼를 갈고 있는 한 노파를 만났다. 이백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노파는 바늘을 만들고 있다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백이 “도끼로 바늘을 만든단 말씀입니까?” 하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 그러자 노파는 “비웃을 일이 아니요.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이 도끼로 바늘을 만들 수가 있지요” 하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 선사하는 감동
이 말을 들은 이백은 크게 깨달아 그 후로는 한눈팔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가 고금을 통해 시선(詩仙)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러한 교훈을 계기로 각고의 노력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요즘 우리나라 대구에서는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누가 뭐래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이다. 그러나 메달 하나 따지 못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도 볼트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의족을 끼고 남자 400m에 출전해 장애 선수로는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세계인들의 가슴에 불가능은 없다는 실례를 보여준 것이다. 그는 경기 직후 “여기까지 오는 게 오랜 목표였다. 여기에서 뛰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 참으로 경이로운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감격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 젊기에 더 많은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 싶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결과에 결코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1천200여 년 전의 이백이나 오늘날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피스토리우스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이다.
노력, 꿈을 이룬 이들의 공통점
이는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21세기 세계 최고의 인물들, 예컨대 ‘애플의 신화’ 스티브 잡스나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 ‘영화계의 거장’ 스필버그와 같은 사람들 역시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에 올랐다. 그리하여 이들은 사람들로부터 찬사와 존경을 받는다. 이처럼 부단한 노력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불쏘시개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는 대입 수험생들도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길게 보고 넓게 봐야 한다. 대학 입학을 인생의 종착역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선 구체적이고 원대한 꿈을 설계해야 한다. 꿈은 인생의 설계도다. 좋은 설계도 없이 훌륭한 집을 지을 수 없듯이 꿈이라는 설계도야말로 인생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실현해줄 대학이 어떤 대학인지 신중하면서도 면밀하게 가늠해봐야 한다. 교육 여건이 우수한 대학은 어디인가. 가장 잘 가르치는 대학, 학생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숙고해야 한다.
서울이나 지역이라는 경계는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다. 어느 대학이 여러분의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동반자인지 생각해 보라. 그 다음 꿈을 향해 부단히 노력하며, 늘 새로워지고자 도전하라. 그러면 그 때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인재가 돼 있을 것이다. 건투를 빈다./서거석 전북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