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 서울시에 상납?
20년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 서울시에 상납?
  • 한국시민기자협회
  • 승인 2014.09.2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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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서울김장문화제’의 리허설, 지역축제로 전락 불가피할 듯
지난해 12월 5일 제8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광주세계김치축제가 서울시축제로 변질할 소지가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지난 19일 오는 10월 4일부터 열리는 광주세계김치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서울시와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미 7월 1일 윤장현 광주시장이 취임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 후 첫 지방 나들이로 7월 3일 광주시를 방문해 맺은 ‘김치문화축제 공조와 광주김치 판로개척 협력’ 등 우호협력 강화 및 상생발전 협약에 따른 것이다.

이어 10월 광주세계김치축제와 11월 서울김장문화재에 서울, 광주시장 등이 나란히 참석하고 그동안 광주시가 배출한 김치명인 3명이 서울김장문화재에서 시연하는 등 홍보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민국의 수도로 내세울 만한 변변한 축제가 없던 서울시는 광주시에서 20년동안 진행해 온 광주김치축제를 베끼기 논란을 피해 ‘상생’을 빌미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김장문화’를 그대로 차용해 ‘2014 서울김장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한 것.

서울시는 지난해 유네스코가 상업화를 우려해 한국의 ‘김치’, 일본의 ‘기무치’ 등 음식 자체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도 '김치'가 아닌 '김장문화'가 등재된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김장문화제’를 착안, 올해 3월초 광주시에 김치축제 상생방안을 제안했으나 ‘유사축제’, ‘꼼수’란 비판과 함께 거절당한 뒤 민선 6기 들어 윤장현 광주시장이 ‘광주의 박원순’을 표방하는 등 광주, 서울간 상생무드에 힘입어 초대형 ‘2014 서울김장문화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11월 4일부터 열리는 서울김장문화재는 서울광장, 광화문 광장, 청계광장, 태평로 일대에서 대규모로 펼쳐질 예정이며 광장을 잇는 ‘김치로드’를 만들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 70여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행사로는 김장기원제,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 1000년의 맛 200가지 김치전시, 8도 김치전시관을 통해 전국의 김치문화를 소개하고 참가업체들의 김치 판로 개척도 도와준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김장문화제 T/F팀외에도 자문위원회까지 구성, 전국 17개 시도 등에서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김치업체, 재경향우회, 여행업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광주의 대표 축제이며 20년 넘게 진행해 온 ‘광주세계김치축제’를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이 ‘상생’이란 ‘꼼수’를 부리며 ‘2014서울김장문화제’를 만들어 빼가려 한다”면서 “광주김치축제는 결국 서울김장문화제에 그 위상를 내주고 지역축제, 서울축제에 참가할 리허설, 예선전으로 전락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들은 “서울시가 맏형으로서 ‘상생’을 말하려면 ‘20년 광주세계김치축제’를 그대로 서울로 옮겨 와 광주시가 주최 주관하고 서울시가 후원해주는 것이 진정 ‘상생’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경남 진주시와 수년동안 ‘진주남강유등축제’, ‘서울등축제’로 갈등을 벌이다 진주시민들이 상경투쟁을 벌이고 심지어 이창희 진주시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거센 비난에 직면하자 올해부터는 ‘서울등축제’ 명칭을 바꾸고 행사내용 등도 바꾸기로 했다.
(이 기사는 뉴스웨이 호남(한국시민기자협회 결연사) 이완수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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