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차별 없는 세상을 그리며
[기고]차별 없는 세상을 그리며
  • 한국시민기자협회
  • 승인 2014.09.1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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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경찰서 청문감사실 정본익
완도경찰서 청문감사실 정본익
1957년 4월 15일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야구선수 재기 로빈슨이 데뷔한 날이다.

그가 일반 선수와 달랐던 것은 피부색이 검다는 딱 한가지였다.
그는 대비할 당시 백인들로부터 '총으로 쏴 죽이겠다. 가족을 몰살 시키겠다'는 등의 위협에 시달렸다. 심지어 동료선수들까지 그를 방출해 달라며 탄원하기도 했지만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뛰어난 야구실력으로 당당히 주전 1루수를 꿰찼다.
 
이후 10년 동안 활약한 후 1967년 은퇴한다. 그리고 1997년 이후 그가 데뷔한 4월 15일은 모든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는 물론 감독, 코치, 심판들까지 그의 42번을 달고 경기를 할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30개 전 구단이 '4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1955년 12월 1일 흑인이었던 로자 파크스 여사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 타 의자에 앉았다. 이것을 본 운전기사가 유색인종 자리에 앉으라고 요구했으나 로자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당시 몽고메리 시 조례 '분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체포돼 벌금을 부과 받는다.

당시 백인이 다니거나 운영하는 학교, 병원, 화장실, 호텔, 식당에 흑인이 들어갈 수 없었으며, 공공급수대도 흑백으로 구분돼 있었다. 흑인은 백인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것조차 범죄로 여겨졌다.

1955년 미시시피에서 14세 흑인 소년이 백인 소녀에게 “Bye Babe"라고 인사했다는 이유로 백인 남성 2명에게 끌려가 살해당하기도 했다. 자유의 여신상으로 대변되는 '프리덤' 공화국 미국의 불과 60여 년 전 모습이었다.

로자 여사는 백인들이 마시는 물과 흑인들이 마시는 물이 어떤 물인지 항상 궁금했다고 한다. 나중에야 할 게 된 사실이지만 두 급수 대에서 나오는 물은 색깔도 맛도 똑 같았다. 다만 그 물을 마시는 인간만 다를 뿐이었다.

로자 여사는 그 후 NAACP(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의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흑인 인권을 위해 온 생애를 바친다. 그녀가 없었다면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지 모른다.

만일 재키 로빈슨이 협박에 굴복해 야구를 포기했거나 로자 여사가 버스기사의 요구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더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벌였으며, 그들의 그 작은 행동 하나가 사회를 바꾸는 밀알이 되었다.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았고, 사람 아래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라는 말이 있다.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사람이 차별받거나 억압당해서는 안 된다는 뜻일 것이다.

충분히 살 수 있었고 살아야만 했던 302명이 진도 앞바다에서 너무나도 억울하게 수장됐고, 인간이 얼마만큼 잔혹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가혹행위로 한 군인이 참혹하게 살해됐다. 15세의 여고생을 납치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토사물을 핥아 먹게 하고 끓는 물을 온 몸에 부어대는 만행적인 학대도 모자라 죽은 사체를 불사르고 시멘트로 덧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것들, 빠른 것들, 신나는 것들, 편리한 것들만 넘쳐나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침묵은 살아가는 요령일 뿐이지 그다지 가치있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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