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광주의 대중교통 요금과 전기료가 인상된데 이어 감기, 소화불량 등의 약값까지 오를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추석 때 집중호우로 배추 값이 폭등한 것처럼 이상기온이 지속될 경우 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일 광주 유통업계와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전체적인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주범은 채소류다.
광주의 경우 배추가 한달 새 50%나 올랐고, 호박(46.7%), 시금치(46.0%), 오이(39.9%), 상추(36.1%) 등 주요 채소 값이 전월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양동시장에서 판매중인 고랭지 배추 한포기(상품) 가격은 1주일전보다 500원이 오른 4천원이고, 한달전 롯데쇼핑에서 3천855원에 팔리던 시금치(상품) 1kg은 무려 3배가 넘게 오른 1만2천170원이다.
수산물도 동해안 저수온 현상으로 고등어와 오징어 등을 중심으로 어황부진을 겪으면서 광주 대형유통업체의 평균 고등어값은 지난해보다 1천원이 비싼 3천980원이고, 물오징어는 1천300원이 오른 2천980원, 건멸치(100g)는 927원이 올라 3천470원에 팔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예년보다 빨리 다가온 추석이다.
올 추석은 지난 2003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이른 9월 12일로, 채소와 과일 등의 본격 출하보다 앞서 있어 추석 이전에는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 유통업계의 전망이다.
더욱이 최근 잇단 폭우로 상당수 농경지가 물에 잠긴데다, 집중호우 같은 이상기후가 또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몰라 물가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광주신세계백화점 농산물 바이어인 사창환 과장은 "최근 집중호우와 장마로 인해 과일과 농산물 가격이 전체적으로 4% 가량 올랐다"며 "예년보다 이른 추석이 다가오는 8월에는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농가와의 긴밀한 상품관리 및 수확관리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요금과 기름값, 전기료 등 공공요금 및 서비스 요금 인상도 서민가계를 크게 압박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가격 인하 조치를 환원하면서 광주 휘발유값은 지난 8일부터 하루 평균 리터당 1.5원~2원씩 26일 연속 오름세를 보여 이날 1천936.38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여파로 광주에서는 한달전부터 시내버스 성인 요금이 현금의 경우 1천원에서 1천200원으로, 교통카드는 950원에서 1천100원으로 올랐고, 지하철 요금도 일반인은 950원에서 1천100원, 대학생은 800원에서 1천원으로 20%가까이 인상됐다.
또 무더위 속에 이달부터 전기요금(일반 주택용 2%)마저 올라 서민들은 에어컨과 선풍기 사용을 자제하는 등 전기료에 민감해하는 모습이다.
광주의 전셋값은 1년전에 비해 2.9%, 월세는 1.1% 올랐고, 도시가스 요금도 10.4% 급등했다.
물가폭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인상될 요인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10월부터 감기, 고혈압 등 52개 가벼운 증상으로 대형병원 이용시 약값 본인부담금이 최대 67% 오를 예정이다. 낙농육우협회가 원유 인상을 요구하며 집유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어 우유값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등일보 김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