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와 주권을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장병들이 부자의 정과 형제애로 똘똘 뭉친 군이어야 한다. 그런데 병영 내에 구타·가혹행위·따돌림 같은 악습이 존재하면 각종 악성사고가 빈발한다.
과거에는 군내 사고들이 거의 은폐됐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성숙한 시민사회가 됨에 따라 군의 모든 사건·사고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장병들 역시 과거에는 웬만한 욕설이나 가혹행위, 따돌림도 참으며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욕설이나 구타를 모르고 외아들로 곱게 자란 신세대들이 군에 들어와 상관·동료들로부터 욕을 먹거나 가혹행위와 따돌림을 당하면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 이를 참지 못하고 탈영, 자살 혹은 동료를 향해 총질을 하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원칙과 사랑의 병영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원칙이란 경계, 교육훈련, 내무생활, 총기탄약관리 등 병영 일상을 법과 규정에 따라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사랑이란 장병 개개인이 서로 부자, 형제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사고의 99%는 없어지고 전투력은 향상된다. 장병들의 능력과 인성이 다 같지 않고 문제 장병이 있기 마련이다.
문제 장병은 적기에 찾아내 인성이 훌륭한 상급자를 후견인으로 삼아 잘 보살피는 등 특별관리해야 한다. '고문관'이라며 방치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잘하는 점을 찾아내 임무를 맡기고 칭찬하고 포상하면 문제아도 훌륭한 모범병사가 된다. 문제 장병은 GP·GOP 등 격오지 소대급 이하 독립부대 배치를 제한하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도저히 적응 못하는 장병은 조기 전역시켜야 한다. 또한 지휘관들은 모든 장병들을 대상으로 욕설과 가혹행위, 따돌림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지속적으로 훈육하고 위반자는 반드시 교정시켜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할 때다. (이 글은 허평환 중앙고문 조선일보 사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