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광주광역시 하수슬러지시설, 3년 안돼 날리나…올 3번 고장, 수리비만 30억

12일 <광주뉴스통 / 뉴스웨이>에 따르면 준공된 지 3년도 채 안됐음에도 매년 가동중단 횟수가 늘어나고 한번 멈춘 기계를 수리비하는 데 드는 비용만도 많게는 10억원 이상이 소요되면서 위탁운영 시한이 끝나는 내년 1월부터는 시민 혈세가 투입될 수 밖에 없어 시 재정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여름철의 경우 가동 중단에 따른 악취로 이곳에 근무중인 환경관리공단 직원들은 물론 제2순환도로를 유덕동 IC 부근을 차량들이 문을 열지 못할 정도여서 시민 건강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 광주시는 서구 유덕동 제1하수처리장 부지 내에 사업비 400억원(시비 280억)을 들여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을 완공한 뒤 시공업체인 H개발에 이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광주시는 시설을 발주하면서 1일 330톤의 하수슬러지를 함수율 10%로 건조한 뒤 여기에서 발생되는 하루 66톤의 건조슬러지에 대해 화력발전소의 보조연료로 내다팔아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해양 투기나 육상 위탁처리로 폐기되던 하수슬러지가 저탄소 녹색경제에 걸맞는 폐기물 재생에너지원으로서 자연자원 절약과 함께 수익도 보장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었다.
그러나 광주시의 400억짜리 설비는 3년도 지나지 않아 가동중단이 자주 발생하고, 갈수록 고장횟수가 더 잦아질 경우 내년 1월부터는 광주시가 직접운영에 따른 시 혈세를 투입할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재정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원인은 하수종말처리장을 거쳐 하루에 발생하는 슬러지 330톤 가운데 일반 슬러지(80%)에 해당하는 260톤은 높은 열을 가해 처리할 수 있으나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66~70톤에 이르는 총인슬러지의 경우 기술적인 한계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데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광주시는 물리 화학적 특성상 입자가 매우작고 점성이 높아 기술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총인슬러지를 지하창고에 일단 저장한 뒤 일반 슬러지와 함께 혼합해서 처리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건조율을 10%까지 낮추기는 커녕 고장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가동된 지 2년째로 접어든 지난해의 경우 4차례나 고장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올해는 벌써 3차례나 고장이 나 이를 수리하는 데 모두 30억원이나 소요된 것으로 밝혀졌다.
말하자면 한번 고장나 수리하는 데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10억 정도가 소요돼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모두 수십억원이 든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고장 수리비를 지금껏 슬러지처리시설을 시공한 업체인 H개발 등 컨소시엄 업체 3곳에서 공동으로 부담해 왔으나 위탁운영 시한이 끝나는 내년 2015년 부터는 광주시가 부담할 수 밖에 없다.
H개발은 당초 발주과정에서 올해 2014년 1월까지 위탁운영을 맡기로 했으나 광주시가 기계고장을 이유로 1년 더 연장해줄 것을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더구나 가동이 중단될 경우 총인슬러지를 지하나 육상에 보관할 수 밖에 없어 여기서 나는 악취 때문에 유덕동 IC를 오가는 제2순환도로 차량들이 매캐한 냄새 때문에 창문을 닫고 지나는가 하면 환경공단 직원들도 이러한 냄새 속에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완지구에 살고있는 송모(51)씨는 “매일 제2순환도로 유덕 IC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특히 여름철에는 이상한 냄새가 창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심하게 난다”며 “혹시 총인슬러지를 처리하지 못해 나오는 미세한 분말이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것을 이곳을 통과하는 운전자들이나 광주시민들이 마시고 산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환경전문가들은 “하수슬러지의 해양투기 금지방침에 따라 설비한 최신식 시설 임에도 3년도 못가 핵심인 총인슬러지를 처리하지 못하거나 고장이 잦은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고장이 잦아 내년부터 시 혈세를 투입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크게 혈세가 투입되는 하수슬러지처리시설은 애물단지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철저한 조사와 함께 대책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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