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하고 3일 만에 유병언이 검찰에 자진 출두하여, “이 참사가 모두 제 탓입니다. 저를 사형해 처해 전라도 순천 근교의 어느 매실

죽었어도 이렇게 말이 많고, 괴담과 억설이 꼬리를 무는 이런 인간이 이 나라 역사에 일찍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코난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탐정소설도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근년에는 지상파, 공중파의 TV 방송사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 저마다 앞을 다투어 ‘유병언 미스터리’를 연출하는데 출연자들의 얼굴은 어느 방송사나 비슷비슷합니다. ‘유병언 전공생’이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유 씨를 ‘전공’한 듯한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의문과 의심을 부풀립니다. “대한민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다”라는 대명제를 내걸고 국가가 마치 권투 연습용 샌드백인 양 이리 치고 저리 치니, 대한민국 없이는 앞으로 살 길이 없는 ‘적은 무리’는 전전긍긍입니다.
며칠 뒤엔 노숙자처럼 풀밭에 쓰러져 죽을 놈이 웬 돈을 그렇게 많이 싸들고 도망을 다녔습니까? 어느 은행의 지점에서도 나는 그렇게 많은 신사임당 뭉치를 본 적이 없습니다. 율곡도 그 현장을 목격했으면 놀라셨을 것입니다. 그 돈이 다 누구의 헌금일까요?
6.4 지방선거를 비롯하여, 심지어 며칠 뒤에 실시될 보궐선거가, 모두 유병언의 시신의 ‘입김’과 ‘체취’로 좌우되는 것이라면, “웃긴다, 한국의 유권자여, 정치인이여!”라고 통탄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고아인 대통령이(나도 고아이지만) 가엾다고 느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나는 요새 주로 TV의 ‘Classica’ 채널만 틀어 놓습니다. 나의 정신 위생을 위하여!
저작권자 © 한국시민기자협회 뉴스포털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