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 북구 오치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최 모 씨는 우기 때마다 겪는 물난리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 원인은 다름 아닌 하수구 덮게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당수 하수구는 우수(빗물)와 오수(생활하수)가 함께 흘러가도록 되어있어 여름철에는 악취와 해충들의 서식지가 되어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악취와 해충 방지를 위해 씌워놓은 덮개는 눈에 쉽게 띠기도 하지만 모양도 천태만상 가지가지다.
광주시는 오수에서 나오는 악취 방지와 하천 오염 방지를 위해 2014년 까지 333km에 달하는 방대한 지역의 하수관거 정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총 예산 3천 197억 원이 소요되는 이번 공사는 민간자본과 시자본이 함께 투여되는 가운데 광주시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수관거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는 악취와 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감수해야할 몫이다.
본격적인 장마와 함께 우기가 접어들고 있다. 특히 기상 이변으로 인한 집중호우 또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에서는 하수도 관리를 위해 자체점검 및 하수도 오수 슬러지 제거도 함께 하고 있다. 북구청 한 관계자에 따르면 북구청 관내에서 연간 준설하는 하수도 슬러지는 200-300톤에 이른다고 한다.
현대인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 속에 살고 있다. 또 기상이변 후 반드시 뒤 따라오는 것이 인적, 물적 피해다. 그리고 피해 뒤에는 천재지변이라는 말과 함께 인재라는 단어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옆집에서 만들어 놓은 하수구 덮게 때문에 우리 집이 물난리가 났다’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는 것이 북구청 관계자의 말이다.
하수구 범람은 인체의 뇌졸중과 비슷하다 할 것이다. 하수구 뇌졸중을 줄이기 위해서 우기를 맞아 하수구 덮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집중호우나 우기에는 반드시 하수구 덮개를 걷어내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작은 실천이 인재를 걷어내는 큰 발걸음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