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잃은 낭만철도 ‘교외선’
빛을 잃은 낭만철도 ‘교외선’
  • 신대현 시민기자
  • 승인 2014.07.0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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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역이 된 서울교외선 '송추역'

교외선 철도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 가장 낭만적인 여행으로 인식되던 시절도 있었다. 서울 교외선도 한때는 부쩍이는 사람들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현재는 화물 열차와 군인 환자 수송용 열차로만 운행하고 있으며, 폐역이 된 곳도 많다.

교외선(郊外線)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능곡역과 의정부시 의정부역을 잇던 200441일에 정기 여객 열차 영업이 중단된 한국철도공사의 철도 노선이다. 역에는 능곡, 대곡, 원릉, 삼릉, 벽제, 일영, 온릉, 송추, 의정부역 등이 있었으며 현재는 능곡, 대곡, 의정부역을 제외하고 모두 폐역이 되었다. 원릉, 벽제, 일영, 장흥, 송추역 등은 자연 경관이 매우 빼어나서 관광객이 많이 찾았던 곳이었다. 실제로 지금도 그 주변 역에 유원지와 계곡이 있어서 여름휴가 철을 맞이하면 많이 찾는 곳이다. 특히 폐역이 된 장흥역 같은 경우에는 그 자체로의 역사적인 기능은 상실했지만 장흥역 인근에는 장흥유원지와 장흥테마파크가 있어서 주말이 되면 사람들로 많이 북적거리기도 한다.
 
먼저 나는 인터넷을 통한 사전조사를 마치고나서 구파발역에서 34번 버스를 타고 송추역으로 떠났다. 목적지에 내리자 송추역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서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풀로 무성한 냇가가 내려다보이는 다리를 건너 도착한 송추역의 첫 풍경은 약간 아쉬웠다. 넓은 공터에 대합실로 보이는 곳이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버려진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도착한 송추역. 맨 처음 발견한 것은 사이좋게 선로를 걷고 있는 두 부자(父子)였다. 굉장히 보기 좋은 모습에 제일 먼저 사진에 담았다. 그러나 군데군데 벗겨진 페인트칠, 먼지만 쌓여가는 의자들, 오랫동안 방치 되었는지 녹이 슨 컨테이너들까지··· 송추역은 폐역이 된 이후로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선로 옆, 흐드러지게 핀 노란 쑥갓꽃들은 홀로 멈추지 않은 시간 속에서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
 
▲지금은 폐역이 된 서울교외선 송추역 선로 옆에 핀 노란 쑥갓꽃들

현재 서울교외선을 평소에도 혼잡한 편인 39번 국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더불어 교외선의 구간 대부분이 경치가 빼어나서 찾는 인원이 많고, 불광동이나 구파발 인근에서 버스를 타야 서울교외선을 지나는 버스 노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을 비롯해 인근 주민들의 재운행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또한, 송추역과 의정부역 사이에 경민대학교가 있어 교외선이 다시 운행되기만 한다면 학생들의 통학이 원만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1980~90년대에는 청춘열차라 불릴 정도로 교외선을 타고 MT를 오는 대학생들이 많아 역 주변에는 주점과 음식점이 즐비한 곳이었다. 하지만 교외선 중단으로 역 주변에 오던 손님들은 뚝 끊기고, 지역경제도 많이 얼어붙어 교외선 부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군사보호, 개발제한구역인 양주시 서부지역에 속해 있어서 철저하게 소외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양주시 서부지역 주민들은 철로마저 폐쇄되면서 난개발 지역의 설움까지 겪어야 했고, 서울교외선 방치 뒤로 투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송추역 대합실에는 교외선 전철화로 억압받은 세월 보상하라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폐선된 교외선을 양주시 백석까지 전철화하고 서울 은평구 독바위역이 종점인 서울지하철 6호선을 교외선 벽제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민선 6기로 의정부시장으로 취임한 안병용 시장은 교외선 복선화사업을 긴밀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교외선의 부활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신대현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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