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형색색의 등산복 차림에 60∼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수십여명이 정류장 앞에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정말 1천원이야, 그렇게 숲 해설사가 재미있다며…."
순환버스를 타기 위해 몰려든 등산객들은 '순환버스'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들뜬 분위기다.
5분여가 지나자 노란색 점퍼를 입고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소속 김은영 숲 해설가가 나타났다.
김 해설가는 능숙하게 순환버스 티켓을 나눠주며,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차례로 등산객들을 안내했다.
순환버스 정원은 45명. 이날도 어김없이 대부분의 좌석은 다 채워졌다.
오전 10시10분. 드디어 순환버스가 출발했다. 출발과 동시 숲 해설가는 마이크를 집어 들고 화려한 입담으로 등산객들의 기분을 즐겁게 해준다.
무등산 가는 길 주변에는 연푸른 녹색의 물결이 물감을 풀어놓은듯 멋진 조화를 이뤄내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한방'에 날아간 듯 했다.
버스가 지나가는 거리마다엔 바람에 꽃비가 흩날리고 봄날 따스한 기운이 사람들의 움츠린 어깨를 활짝 펴게 만든다
어느덧 순환버스는 각화중∼원효사∼증심사∼녹동역∼만연산 입구∼안양산 휴양림을 지나쳤다.
숲 해설가의 설명은 2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순환버스를 타기 위해 장성에서 온 류정자(71)할머니는 "주변에서 순환버스를 타면 좋다기에 한번 와봤는데, 숲 해설가의 설명까지 더해져 관광을 온 것 같다"며 "다음에는 아들 내외와 함께 다시 한번 오고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환버스를 탄 등산객들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시범운영 기간이라 안내책자, 순환버스 안내 표지판 설치가 미비하고, 숲 해설사가 설명해 주는 '팜플렛'이 없는데다, 장시간 운행에 따른 휴식시간의 부족도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시범운영인 만큼 순환버스를 운행하면서 미흡한 점들을 보완할 계획이다"며 "오는 6월에는 담양-화순 구간 등 무돌길 전구간이 개방되면 외지인들도 무등산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무등산 순환버스는 광주역(중흥사거리) → 각화중→ 등촌마을→ 충장사→ 원효사→ 소태역→ 선교삼거리→ 만연산 입구→ 큰재→ 안양산 휴양림을 거치며 왕복 131㎞ (3시간 소요)를 매주 토·일요일 (6회/일) 운행한다./무등일보 박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