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불교박람회

종교가 개인의 주체적 실존에 대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사회의 생산과 소비 주체가 ‘개인’이다 보니, 개인의 주체적 행위양식이 삶의 지배적인 스타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타 종교와 비교했을 때, 불교의 사찰은 일상에서 멀찍이 떨어져있고 불교신도는 다소 고령화 되어 있는 상태지만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불교정보를 요구합니다. 이것은 불교를 통한 깨달음에서 구현될 수 있는 지혜의 정보가, 현대인에게 그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불교는 종교이자 심오한 철학이며 삶의 방식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중생의 해탈을 최고 목적으로 하되, 그것의 실현을 목표로 각 지역에서 전개되는 문화의 종합적 체계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불교적 사고와 신앙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인연이 깊습니다. 1700년 한국 불교의 역사와 우리 민족이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교문화 콘텐츠의 진정한 가치는 불교를 소재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첨단과학이 제공하는 세련된 기술을 통해 콘텐츠에 담겨진 인간 내면의 가치를 형상화 하여 한국 불교문화의 정신을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지난 3월 불교박람회장에 ‘살아있는 한국 전통문화의 꽃’을 피웠던 이번 행사는, 그래서 더욱 의미 있고 소중합니다.
불교가 여타의 종교문화 콘텐츠에 비해 양적 질적인 열세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행사장에 설치된 부스마다 각각의 영역에서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은 참 아름답고 희망찼습니다. 앞으로 불교가 종교를 뛰어넘어 문화적 이미지를 가지고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며 활용하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때 한국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은 물론, 서양인들도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한국의 참된 정신의 힘이 될 것입니다.
저는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자로서 주최 측의 파티가 아닌 ’참가자들의 축제인 불교박람회’ 그리고 과거와 현재 또 미래를 잇는 ’스토리가 있는 불교박람회’를 더욱 기도합니다. 동시에 그것의 실현을 위해 정보시대에 바른 진리를 추구하는 작가로서 천지의 구슬 한 알이 되겠다는 다짐도 부처님 전에 올립니다. [불교신문3005호/2014년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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