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배 철학박사 세상읽기] 만나야 산다
[이하배 철학박사 세상읽기] 만나야 산다
  • 이하배 기자회원
  • 승인 2014.03.3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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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뉠 수 없다
▲ 이하배 철학박사
[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사람’의 어원적 의미는 ‘살아 있는 존재’, ‘살아가는 존재’다. 동식물도 생명체이기에 논리적으로는 ‘사람’이지만, 사람만이 ‘사람’이다. 모든 생명체를 가리키는 다른 말 ‘중생’(衆生)에서 짐승이란 말도 나왔다.

우리는 한 사람을 ‘돼지’라 부르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강아지’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이 중생이지만 짐승은 아니듯이, 돼지나 강아지, 인삼, 소나무가 살아 있는 존재라 해서 사람은 아니다.

사람들은 수많은 자연물이나 사람들과 만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 개인의 삶은, 태어나기 전부터 다른 사람들의 삶과 만나 이어진다. 영어 ‘individual’(개인)은 라틴어의 in(아님)과 dividere(나누다)에서 나왔고, 이와 통하는 말 ‘atom’(원자)도 고대 그리스말의 a(아님)와 temnein(나누다)에서 나왔다. ‘in-dividual’(독일어: In-dividuum, 불어: in-dividu)은 나뉘고 나뉘다가 더 이상 나뉠 수 없는 존재를 뜻한다. 개인은 사회로부터도 나뉠 수 없는 존재다.

이런 개인들이 만나 하나의 사회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이 자신을 ‘사회적 동물’ 혹은 ‘정치적 동물’(zoon politikon)이라 할 때, 이런 사람만남의 개념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혹은 윤리적 삶의 중심에 놓인다. 사회적 동물을 말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보다 약간 늦은 시기에 살았던 중국의 순자(荀子, BC 298~BC 238)도, ‘사람들은 사회를 이루지 않고는 살 수 없다.’고 했다.

양들의 모임 혹은 그 모임 방식을 지시하는 ‘羣’(군)은 순자에게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기’ 내지 그 ‘함께 사는 사람들의 모임’을 뜻하고, 독일어의 ‘Gesellschaft’(게젤샤프트)는 ‘같은 공간(Saal)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Ge-selle)의 모임’을 뜻한다. 또한 영어 ‘society’도 ‘만남’과 ‘함께’로 이어진다. ‘羣’(군), ‘Gesellschaf’(사회), ‘society’(사회)는 모두 ‘함께 만남’의 뜻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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