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리 밭노래와 마을축제[구충곤의 남도문화역사기행]
도장리 밭노래와 마을축제[구충곤의 남도문화역사기행]
  • 고성중 기자회원
  • 승인 2014.01.2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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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화순읍에서 도곡을 거쳐 운주사 방향으로 가는 길에 도암면 도장리 마을이 자리한다. 도장리 마을 입구와 그 주변에 많은 고인돌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볼 때 선사시대부터 마을 취락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도장리 밭노래 시연 모습
도장리에는 예로부터 아낙네들의 ‘밭노래’와 ‘시집살이 노래’가 발달한 대표적인 마을로 알려져 있다.
도장마을은 밭노래 외에 ‘들노래’와 ‘나무내리기 소리’ 등 우리지역의 토속민요 80여 곡이 전승되고 있다. 밭노래는 여러 문화제에 출전하여 민요부문 우수상을 받는 등 화순 토속음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도장리 마을은 2006년부터 추석을 전후하여 밭노래 공연, 사진전 음악회 등의 마을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농림부에 의해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되는 등 도농교류사업이 꾸준히 펼쳐지고 있다.
화순군은 수많은 민요들이 생성되었고, 지금까지 잘 전승되고 있는 도장리를 ‘민요마을’로 지정하여 민요의 전승과 보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도장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천태초등학교는 민요의 이상적인 전승 모델을 보여준다.
초등학생들은 도장리 밭노래 등 토속민요를 특별활동 수업 시간에 배우고 있다. 초등학교마다 있는 국악 강사가 마을 주민에게 배운 토속민요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도장리의 밭노래를 비롯한 전통문화 계승 노력은 많은 사람들의 헌신이 있었지만, 문화일꾼 김성인씨의 고투를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도장리는 논보다는 밭이 많은 마을의 여건상 밭을 매면서 자연스럽게 작품화 된 ‘흥글타령’이 민요의 주종을 이룬다. 미영(솜)을 심으면서 불렀다는 김금순 할머니의 한재너머는 다음과 같다.
한재너머 한각고야 두재 넘어 지충개야
겉잎같은 울 어머니 속잎같은 나를 두고
임의 정이 좋다 한들 자석의 정리를 띠고 간가
어메 어메 우리 어메 요내 나는 죽어지면
잔등잔등 넘어가서 양지발로 묻어놓고
비가 오면 덮어주고 눈이 오면 쓸어주소
 
도장리 마을 사람들이 입을 맞추어 부르는 일종의 합창노래인 장감새야는 가을 추수를 마친 농촌의 정경과 함께 밝은 기운이 넘치는 노래에 속한다.
장감장감 장감새야 팔두 비단에 노담새
만수문전에 풍년새 되옹되옹 잡동새
너 어디가 자고와 구가문으로 돌아가
칠성문에가 자고와
먼 비개 먼 이불 꽃비개 꽃이불 비고 덮고만 자고와
저 건네라 안산에 동대문이 징그렁장그렁 열리는구나
니구새 나구새 다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다 날아든다
저 건네 호호리 명산에 달이나 뭉게 솟아올라 금이냐 옥이냐 동자색이냐
니 물에 묵던 수달피 정금탕금 숲안에 들었다
버들이 우구구 꾀꼬리 어라 만서
 
도장리 마을 대표하는 왕소리꾼 이병순 할머니의 발자랑은 무슨 뜻이지 알 수 없을 만큼 오래된 노래이다.
발자랑 발자랑 새보신 신고 발자랑
아짐개 족집게 열 다섯 목욕탕 큰애기 노리개
발자랑 발자랑 새보신 신고 발자랑
안아춤 삼한에 만화방창 일년 대화가 연초냐
발자랑 발자랑 새보신 신고 발자랑

아쉽게도 도장리 밭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60~70대의 할머니들이다. 급속한 도시화와 농촌의 고령화가 진척되면서 수 많은 전통문화가 소멸되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천태초등학교 학생들의 빛나는 눈망울에서 전통을 계승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지만, 전통문화 계승과 재창조 및 창달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더욱 기울여여 할 것이다.
또한 추석을 전후하여 개최되는 도장리와 같이 여러 마을 마을에서 다양한 전통 행사가 열렸으면 한다. 마을 축제는 농업과 농촌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어울림의 한마당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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