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주목의 유래와 인헌왕후[구충곤의 남도역사문화기행]
능주목의 유래와 인헌왕후[구충곤의 남도역사문화기행]
  • 한국시민기자협회
  • 승인 2014.01.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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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우리 화순은 옛 능주와 화순 및 동복 세 고을이 일제시대에 합해져 오늘의 군세를 이루고 있다. 화순과 동복이 현(縣)이었던 것과는 달리, 능주는 목사가 파견된 목(牧)이었다.
능주목은 능주․춘향․청풍․도곡․도암․한천․이양 일대를 관할하였다. 백 때에는 이릉부리현(爾陵夫里縣) 혹은 죽수부리현(竹樹夫里縣)으로, 신라가 통일한 후에는 능성군(陵城郡)으로 개칭되어 무주(武州:지금의 광주) 관할 하에 있었다. 능성군은 부리(富里)와 여미(汝湄) 등의 영현을 관장했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1018년(현종 9)에 나주의 속현이 되었다가, 1143년(인종 21) 다시 현으로 승격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 1416년(태종 16) 화순을 병합해 순성현(順成縣)이라 했으며, 1418년에
능주면 사무소 내부에 자리한 봉서루

화순현이 복구되었다. 능주는 임진왜란의 극심한 피해를 입어 군현 통폐합이 진행되어 1594~1611년 사이에 피폐한 화순을 병합했다.
능주는 인조가 즉위한 후 행정제도 측면에서 목(牧)으로 승격되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능주는 1632년(인조 10)에 인헌왕후(仁獻王后, 1578~1626)의 관향이라 하여 목으로 승격된 것이다. 또한 별호는 이릉(爾陵)이라 하였다. 능성현(綾城縣)을 능주목(綾州牧)으로 승격시킨 조치는 세조의 왕후였던 정희왕후(貞熹王后)의 예를 따른 것이다.
정희왕후는 파평(坡平) 윤씨인데, 세조가 즉위하자 파산(坡山)을 왕후의 본관이라 하여 현(縣)에서 주(州)로 승격시켰다. 능주는 인조의 모후(母后)인 능성구씨의 관향이었다. 능주는 인조의 모후가 태어난 고향이 아니라, 능성구씨의 시조가 태어난 관향이었던 것이다.
인헌왕후 구씨는 추존왕인 원종(元宗)의 정비(正妃)이자, 16대 인조(仁祖)의 생모이다. 인헌왕후는 능안부원군(綾安府院君) 구사맹(具思孟)의 딸로 태어났으며, 훗날 원종으로 추존된 정원군과 혼인하여 연주군부인(連珠郡夫人)에 봉해졌다. 정원군(원종)은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과 비범한 관상으로 부왕인 선조의 사랑을 받았다.
선조가 죽고 이복형인 광해군이 임금이 되자 정원군은 견제와 감시를 받았다. 정원군은 셋째 아들 능창군이 신경희과 모의하여 왕이 되려고 했다는 무고를 받아 죽는 등 많은 시련을 겪었다. 정원군은 울분 속에 40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으나, 4년 후인 1623년에 광해군이 쫓겨나고 큰 아들 능양군이 임금에 오르는 인조반정이 일어났다.

인조가 즉위한 후 정원군은 정원대원군으로 높여졌고, 10년 후인 1632년(인조 10년)에 원종으로 추존되기에 이르렀다. 능주 역시 목(牧)으로 승격되고 목사(牧使)가 부임하였으며, 263년 만인 1895년에 이루어진 행정구역 개편으로 나주부 능주군이 되었다. 다음해에는 전라남도 능주군으로 재편되었다.
능주군은 1908년에 화순이나 동복보다 큰 고을 대접을 받으며 화순군을 합해 거느리기도 했다. 능주는 영산강 상류에 속한 지석천 일대에 펼쳐진 광활한 농토를 끼고 있어 화순이나 동복지역보다 인구도 많고 물산이 풍요로운 지역이었다. 능주목으로 번성했던 1759년에 편찬한『여지도서』를 보면 능주목의 호구와 인구는 각각 5,033호와 19,650명이었다. 그 반면에 화순은 1,715호에 5,777명, 동복은 2,106호에 7,390명이었으며, 능주는 두 고을 합한 인구보다 많았다.
능주지역은 1910년에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통계연보(統計年報)에 의하면 호수는 12,837호이고, 인구는 55,696명이었다. 당시 능주군이 관할한 면(面)은 17면이었고, 동리(洞里) 숫자는 323리에 달하였다. 그러나 1914년에 이르러 능주와 동복은 화순에 합해졌고, 그 치소(治所)마저 화순에 자리하면서 능주는 면(面)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글은 '구충곤의 남도역사문화기행'입니다. 남도문화 중에 전남 화순편으로 100여 곳을 컨텐츠화하여 자랑스러운 호남의 문화유산을 세계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충곤 총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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