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의 얼굴-정미소”
“소멸의 얼굴-정미소”
  • 김진성
  • 승인 2014.01.09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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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에서는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박찬웅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 박찬웅은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과를 졸업하였으며, 이번“소멸의 얼굴-정미소”展이 작가의 3번째 개인전이다. “전북을 만나다-들과 갯벌” 전북도립미술관, “남부시장”교동아트센터, “Post- Photo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등을 비롯하여 다수의 기획 초대전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다. 현재는 한국사진학회, 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작가는 우리 시대에 사라져가는 소멸의 얼굴 중에서‘정미소’를 촬영한다. 수년 동안 주저앉고 무너져가는 정미소를 바라보면서 작가는 정미소에 대한 개인의 추억과 정미소의 역사적 사건을 중첩시키고 있다.  

그의 프레임 안에는 지방 어느 마을의 어귀 혹은 길가에 있는 옛 정미소 이미지들이 들어있다. 동일한 구조이면서도 저마다 다른 외양을 보여주는 정미소 이미지들은 특정한 목적을 위한 구조물들이 어떤 차이들을 지니며 형태적 분화를 이루는지를 이해하게 만든다. 하지만 신체적 언어로 읽을 때 정미소의 이미지는 정보가 아니라 시간이 무엇인지를 새삼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다.

 소멸의 시간 정미소가 덧없이 허물어져 가는 것은 작가의 프레임 안에서 그 어떤 사람도 덧없이 사라져 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작가에게 이번 작품은 기록 뿐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삶의 퇴적물(堆積物)을 하나하나 걷어내는 자서전적인 조합이다. 작가의 정미소는 단순한 촬영 대상이 아니라 그 대상에 묻어있는 시간과 같은 것이다.

 정미소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시간과 함께 추억의 공간, 희망의 공간이 된다. 작가는 우리 고장에서 한 시대를 살다가 사라져가는 것들을 찾아 기록하는 일을 계속 할 예정이다. 작업으로 남겨진 이미지의 대상들은 잡을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라지지만, 시간 속 사진들은 항상 우리들과 함께 할 것이라 말한다.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의 친구를 만나듯 호남지방에 산재한 정미소의 정다운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정미소의 외형 뿐 아니라 그 공간에 서려있는 지난 이야기까지 불러내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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