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번지는 분위기다.
대자보가 근세에만 있었던 것은아니다. 대자보는 예로부터 벽보(壁報), 방문(榜文), 민방(民榜) 등으로 불리며 시대의 양심을 밝혀왔다. 그리고 대자보가 붙을때 마다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다. 시민들의 마지막 소리이기 때문이다.
'대자보 신드롬'의 시작은 고려대 대학생 주현우(27)씨 의‘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가 발단이였다. 이에 각지의 학생들은‘안녕치 못합니다’라며 '응답' 대자보를 게시했다.
고려대 대자보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합의 없이 추진하지 않겠다던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직위해제 라니,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된다.” 라고 규탄했다.
이어서 "저는 다만 묻고 싶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 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라고 동세대에게 물음을 던졌다.
이에 서대전여고 1학년 학생은 “안녕 못합니다” 라는 대자보로 답했다.
“철도가 비싸 이용 못해, 편찮으신 할머니 병원비 걱정에, 중학생 사촌동생이 위안부가 할머니의 자의(自意)에 의한것이라 배울까봐, 국가기관 대선 개입수사 검찰총장 찍어내기...(중략) 정치관을 갖는 것보다 상식적인 판단으로 행동하는 양심이길 바란다” 라며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역사왜곡 교과서, 국정원 대선개입 등을 꼬집었다.
그 외 여러 대학생을 중심으로 중고생, 노인, 한가정의 어머니까지 이제 사회적인 ‘외침’이 되었다.
15일 고려대 앞 ‘대전출신의 62세 할배’ 라고 밝힌 피켓이 , 16일에는 고려대 정경대 후문 학내 게시판에 ‘82학번 너희들의 엄마’ 라고 밝힌 대자보가 붙었다.
그는“너희들에게 인간을 가장 귀희 여기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었는데...”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대자보는 온전히 붙어있지 못했다. 학교와 소속 교육청 관계자에 의해 무단 철거됐기 대문이다.
진주여고 1학년생의 대자보는 아침에 학교측에 의해 철거 됐다. 또, 서울 서초구의 동덕여고에서는 철도파업 지지 대자보가 붙자 학교측에서 7시에 철거하고 오전 11시께 “대자보를 붙이면 엄벌에 처한다” 는 경고 방송을 했다.
그뿐 아니라 혜성여고 윤영식 교장은 교내에 대자보가 붙자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경찰들이 찾아왔으나 적용할 혐의가 없어 수사에는 나서지 않았다.
학교의 대처에 대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자 해당지역 관할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와같이 해명했다.
“교육기본법에 의해 학생은 정치적 종교적 중립의무가 있다. 다른학교나 학생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타이르라 했다”라고 난처해 했다.
하지만 전교조 경남지부 관계자의 '교육기본법' 설명에 따르면 교육청의 인권침해 여부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교육기본법에 규정한 교육의 중립성은 교육자와 교육기관에 대한 의무사항이다. 교육받는 학생에 대한 의무는 아니다”
“즉, 교육기본법의 규정은 학생에 대해 정치 종교의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한 것이 아니며 정치적 표현을 하면 안된다고 한것도 아니다” 라고 했다.
90년대 대학을 다닌 세대 라고 밝힌 한 블로거에 의하면 “학교에 등록금을 내는 것도 학생이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인데 교내 활동인 대자보 마저 학생처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라며 “이 나라는 과연 안녕(安寧)한지 의문이 생긴다”라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