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기자인 한국시민기자협회] [빚 권하는 사회, 대부업 광고 방어막이 없다] -경향신문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역에는 인권선언문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서울 지하철역에는 서울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광고들로 넘쳐납니다. 서울 강남 쪽으로 가면 성형 광고가 즐비하고, 강북 쪽으로 올수록 대출 광고가 넘쳐납니다. 어떤 때는 서울의 대학가를 주로 돈다는 2호선 전동차 한 칸이 대부업 대출 광고로 가득한 날도 있었습니다. 특정 대부업체가 그 열차칸의 광고판 전부를 전세 놓은 것입니다.
시장님, 현재 시민들의 가계 살림살이는 말이 아닙니다. 집을 갖고 있어도 그 집에 딸린 빚 때문에 하우스푸어 신세입니다. 세입자들의 사정은 더 하지요. 2년마다 전세금을 올려달라거나 집을 빼달라는 말에 늘 불안에 시달립니다. 최근에는 전세금이 무섭게 올라 부족한 전세금을 빚으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 시민들의 빚은 현재 예금 취급기관 기준으로만 201조원으로, 전국 대비 30%가 넘습니다.
당장 짊어지고 있는 빚도 감당키 어려운데 TV만 켜면 돈 빌려쓰라는 광고가 넘쳐나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고단한 몸을 끌고 출퇴근하는 지하철·버스에서도 쉽고, 빠르고, 따지지도 않는다는 대출 광고에서 눈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알고보면 그 대출 상품들이 모두 연 20%, 30%가 넘는 고금리 대출입니다. 빠듯한 월급에 노후 준비도, 아이들 교육비도 허덕대는 서울시민들이 그렇게 고금리 대출 상품을 이용하게 된다면 갚을 수 있을까요.
비단 대부업 대출만이 아니라 카드사, 저축은행, 캐피털 모두 친절한 얼굴로 돈 빌려쓰라고 TV와 지하철, 버스를 도배하고 있지만, 모두 등 뒤에 살인적인 고금리를 숨기고 있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시장님 우리는 이렇게 품위없는 서울을 원치 않습니다. 최소한 지하철과 버스 광고에서 서울시의 건전한 규제를 만들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조례를 제정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광고판들을 규제하셔야 합니다.
시민들이 나서서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무분별한 대출 광고, 돈뭉치들이 날아다니는 광고를 없애기 위해 행동합니다. 시장님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