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고 동아건설산업이 시공 중인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확장 및 포장공사 11공구’ 현장에서 환경과 폐기물관리는 뒷전으로 미룬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관련법은 ‘딴 나라 법’으로 전락돼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다.
지난 1일 거명을 꺼리는 환경단체 관계자의 제보에 따라 해당 현장을 방문해 둘러본 결과 대형 국책사업 현장에서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막무가내 공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 클린현장으로 가기엔 너무도 요원했다.
이에 본 취재진은 해당 현장의 환경불감증 문제에 대해 사진 설명으로 간략하게 짚어봤다.
이 같은 레미콘 슬러지 관리 부실에 따른 문제점은 토양에 섞여 그대로 부적절하게 유용될 우려는 물론이거니와 당장은 아니더라도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토양과 지하수, 그리고 인근 하천 수질 오염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일각에서의 한결같은 중론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아무리 적은 량일지라도 레미콘 슬러지 무단투기 행위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레미콘 슬러지를 무단 투기해 토양에 섞이게 하고 있다는 게 기가막힐 노릇”이라고 개탄하면서 혀를 찼다.
게다가 주변으로 방진벽(망) 등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주변의 자연경관 훼손 및 오염은 물론이거니와 근로자 등이 돌가루를 마실 경우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다.
결국 이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은 성상별, 종류별로 재활용가능성, 소각가능성 여부 등에 따라 분리 배출 및 반출이 용이하도록 보관해야 한다고 규정한 폐기물관리법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옛말에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란 말이 있고 이 두말을 합친 사자성어가 ‘과전이하(瓜田李下)’이며, 이 말은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바로잡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즉, 쓸데없이 의심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처럼 해당 현장에서의 폐기물 방치 등 환경문제점은 발주처와 감리사의 현장점검과 시공사의 현장순찰 역시 형식적인 행위에 불과한 ‘눈 뜬 장님’ 격이란 게 주변의 중론이다.
그래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순찰을 돌때 차량을 이용해 형식적인 행위로 둘러보지 말고, 고생스럽고 힘이 들더라도 일일이 발품을 팔아 걸으면서 구석구석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환경단체 관계자는 “얼핏 봐도 눈에 잘 띄는 폐기물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현장 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관계자들이 차량을 타고 현장을 둘러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므로 고생스럽고 힘이 들더라도 발품을 팔아 현장을 둘러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해당 현장은 남은 공정기간 동안 환경단체 등의 눈에 잘 안 띄는 현장 및 관리감독 사각지대란 이점을 악용해 환경과 폐기물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내지 말고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갖고 공사에 임해야 함이 마땅하다.
아울러 발주처와 감리사 등은 비록 사소한 환경관리 부실이라 하더라도 누적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공사 관리를 펼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