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설성인기자가 쓴 기자수첩에 따르면 네이버 데이터센터 축구장 7배 크기인 약 1만6400평 부지), 서버보유 했다고...

삼성, LG, SK, KT 같은 대기업을 제외하고 이 정도 수준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곳은 사실상 네이버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이처럼 네이버가 통 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인터넷검색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 지난해 7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기에 가능했다.
네이버는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이 아닌 강원도를 센터 입지로 정했다. 최근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전력난 해소를 위해 센터 구축 과정에서 전기소모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춘천데이터센터는 네이버의 이용자 데이터 등을 저장하는 시설일 뿐, 외부 기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IT벤처업계에서는 "돈 잘 버는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검색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를 갖게 됐다"는 냉소 섞인 비판을 내놓고 있다.
서버 유지비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IT벤처기업에게 춘천데이터센터 같은 첨단 시설물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요즘 IT기업들 사이에서는 스타트업(신생 벤처)을 위해 무료로 사무공간을 빌려주고 창업컨설팅까지 지원해주는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 구축작업이 한창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배기업이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자신의 꿈을 펼치는 후배기업을 돕고 있는 것이다.
매출 2조원이 넘는 거대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 역시 16년 전에는 보잘것없는 사내벤처 신세였다. 1990년대 말 삼성SDS라는 울타리를 나와 세상에 '네이버'라는 이름으로 섰을 때만 해도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검색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고, 이제는 모바일 메신저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네이버의 현주소다.
이쯤에서 묻고 싶다. 벤처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해진 의장을 비롯한 네이버 경영진이 춘천데이터센터를 중소·벤처기업에게 무료로 제공할 생각은 없는지를….
지금은 비록 서버 비용도 없는 힘없는 벤처지만, 언젠가 자신의 아이디어·기술력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꿈을 가진 후배들을 위해서 말이다. 만약 그와 같은 일이 실행된다면 제2, 제3의 네이버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