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하천에 흙탕물이 방류되고 있다는 제보에 따라 해당 현장을 방문해 흙탕물 원천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두산건설이 굴착 준비 중인 사제1터널 시점부에서 시추 작업 중에 흙탕물이 발생, 우수관으로 유입돼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흙탕물 등 유해물질의 우수관로 유입을 통해 하천으로 방류될 확률은 비가 올 경우 매우 높을 것으로 내다보이는 만큼 해당 현장 발주처와 시공사는 물론 관련 지자체에서 항상 유의 주시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됐다. 우수관로 주변에 아무런 저감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하 굴착 과정에서 발생한 돌가루 역시 폐기물 여부를 떠나 물고기 등이 서식하는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수서생물의 생장을 방해하여 결국에는 생태계 파괴 현상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해당 현장은 널브러져 있는 돌가루를 한 곳에 집하해 보관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왜냐면 앞으로 한두 달 후에는 폭우를 동반하는 장마철이 예상되고 있어 고지대의 해당 현장에서 저지대의 하천으로 빗물이 흘러내려갈 것이 극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이때에 돌가루가 휩쓸려 내려가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해당 현장 출입차량은 뭐가 바뿐지 통상적인 현장 내 규정 속도인 20km/h 조차 준수하지 않고 쏜살 같이 질주해 비산먼지 발생 및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데도 단속의 손길은 멀기만 하다.
본 취재진이 문제의 현장 바로 옆의 한화건설이 시공 중에 있는 원주시폐기물처리장 내 도로와 비교해 보았을 때 그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로노면 미관이 훼손된 상태다.
이처럼 터널 굴착 준비 공사초기부터 비산먼지가 발생되든 말든 저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막무가내 식으로 배짱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다른 환경관리 의식 수준 역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다.
이제 공사초기 단계라 그다지 많은 작업 공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폐기물관리 등이 소홀한 점으로 미뤄 향후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될 경우엔 그 허술함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개의 공사현장에서는 철근의 부식 방지를 위해 비에 안 맞게 캡을 씌우고 있는 것이 통상적인데 해당 현장은 원주환경운동연합 환경감시단장 김영규씨가 지난 5월 12일 지적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선하지 않은 채 노출시켜 놔 철근의 부식속도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
전문가에 따르면 녹슨 정도가 장갑으로 만져서 묻어 나오면 녹을 제거한 후 사용해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철근에서 녹 딱지가 떨어질 경우 해당 시공법에 따라 단면적 검사 등을 통해 판가름해야 하고, 구조물 철근 시공 시 녹슨 철근은 사용하지 않고 녹을 완전히 제거한 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녹슨 철근을 사용하면 철근과 레미콘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돼 흡착력 저하로 강도가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녹 제거 역시 녹물이 바닥에 떨어져 바닥에 대한 흡착력 저하 및 환경적으로 위해한 만큼 녹슨 철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부실시공 등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하천 내가 아닌 바로 옆 주변에 설치한 교각 상부의 철근은 허술하긴 해도 천막을 씌워 놓고 있으면서도 정작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하천 내 교각 상부의 철근 전체를 노출시켜 놓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규 원주환경운동연합 환경감시단장은 “흙탕물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비산먼지 발생이 극심한데도 아무런 저감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자체가 환경불감증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개탄했다.
또 그는 “앞으로 비가 올 경우 흙탕물 등 유해물질의 하천 유입은 불가피하므로 발주처와 관련 지자체에서는 해당 현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철저한 지도 단속을 펼쳐 오염에 대한 사전예방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하천 내 교각 상부에 노출시킨 철근의 부식상태가 매우 심한 데도 아직까지 방치하고 있다는 게 기가막힐 노릇이며 ‘소귀에 경 읽기’ 현장이란 오해를 받고 있는 해당 현장은 과연 환경에는 관심이나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혀를 찼다.
폐일언하고, 해당 현장은 앞으로 많은 작업 공정이 남아 있는 만큼 환경단체, 지자체 등의 눈에 잘 안 띄는 현장 및 관리감독 사각지대란 이점을 악용해 환경과 폐기물관리에 허술함을 드러내지 말고 주변 환경이 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초적인 환경시설은 갖춰 공사를 진행하는 올바른 환경마인드를 보여야 함이 마땅하다.
아울러 발주처와 감리사, 지자체 등은 비록 사소한 환경관리 부실이라 하더라도 누적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는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하고 지속적인 책임 있는 모니터링을 통해 시공사 관리를 펼쳐 줄 것을 혹자들이 바라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