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빈자리 채울 분을 찾습니다
[서평]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나는 시민 기자다> / 안호덕 2013.04.19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북), 이 책은 <오마이뉴스>에 글깨나 쓴다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묶어 놓은 책이다. <오마이뉴스>13년의 역사, 7만여 시민기자들 속에 돋보였던 사람들, 글 써서 상도 타고 책도 내고 나름 몇 번씩은 독자 수십만 명을 한꺼번에 기사 앞에 세워 놓고 울고 웃고 분노하게끔 만든 장본인들이 모여 책을 썼다. 그러나 그들의 일상은 너무나 평범하고 제 각각이다.
감동의 공명 만들어내는 '사는이야기'
김혜원 시민기자. 대단한 아줌마다.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을 두 번이나 탓다. 2006년에는 시사잡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놀라고 감동을 받았던 건 수상이력 때문이 아니다. 그가 썼던 기사를 묶은 책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오마이북)를 읽는 내내 몇 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른다. 지하 월세방에서 폐지를 모아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간 그의 글은 눈물이 보이지 않아서 더 슬프다. 동네 이장님같이 따뜻한 소리를 전하는 확성기 같은 존재, 그가 말하는 시민기자의 역할이다.
그런 사람이 또 있다. 전남 고흥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송성영 시민기자. 그의 글에는 충정도 사투리가 언듯언듯 비친다. 글이 다 끝나도록 교훈은 그렇다 치고 제대로 된 결론조차 찾기 힘들다. '사는이야기는 억지 교훈을 내세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자들의 반응으로 통해 가르침을 받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내세우는 사는이야기 기사의 정의다.
서울에 사는 까궁이 아빠 이희동 기자. 육아일기는 행복의 기록과 사회의 저항을 동시에 담고 있다. 모든 일상이 정치적이라는 그의 지론을 눈여겨 볼 대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마이뉴스>에는 사는이야기라는 특별한 분류 기사들이 있다. 신변잡기일 수도 있는 일상, 그러나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본인이 아니면 쓰지 못할 일들을 쓰는 코너다. 많은 시민기자들이 처음 발을 들여 놓는 관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일기처럼 쓸 수 없는 엄연한 기사다.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고 독자들에게 자기의 일처럼 느끼고 대리 체험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 사는이야기의 맛이다. <오마이뉴스>에 처음 글을 쓰는 시민기자라면 김혜원, 송성영, 이희동 시민기자 노하우(?) 따라 배워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강인규 시민기자는 미국에서 대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다. 전대원 기자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다. 이종필 기자는 과학자라는 직함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이들 3명은 정치·사회 비평을 주로 써 왔던 시민기자들이다. 가장 많은 독자와 원고료 주기, 그리고 댓글에 안티 독자까지 몰고 다니는 시민기자로 유명한 이들이다. 기성 언론의 수많은 사설과 칼럼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글들이 이들의 손을 거쳐 나왔다. 이런 글들에는 어떤 사안에 대한 행간을 되집어 볼 수 있는 통찰력과 함께 모든 것들을 회의해 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가 숨어 있다.
성역으로 치부되는 것들, 관념으로 굳어져 있었던 것들에 통렬한 메스를 들어대는 날카로운 직관력과 그를 뒷받침하는 필체는 권력과 독자사이에서 정보 전달자로서 역할을 해온 기성 언론인들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기에 때로는 불편하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 담기기도 한다. 그러나 기존의 가치와 우상을 흔들어보지 않고서는 구태를 벗어날 수 없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없다. <나는 시민기자다>에서 들려주는 3명의 비판적 글쓰기. 거기에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시대정신이 담겨져 있다.
전문기자가 보여주는 힘
최병성 시민기자. 4대강 전문기자로 통한다. 공무원들을 비롯해 일부 이해관계에 있는 이들은 최병성 시민기자를 '불독'이라고 부른다. 그의 본업은 목회를 하는 목사다. 그는 이명박 정권 내내 4대강 문제를 진짜 불독처럼 물고 늘어졌다. 4대강 문제에 있어서는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기사로 밥먹고 사는 기자들이나 방송국에서도 그에게 4대강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할 정도다.
<오마이뉴스>에는 그런 전문기자가 한둘이 아니다. 역사학자로 '사극으로 역사읽기'를 연재하고 있는 김종성 시민기자 있고, 어려운 법 문제를 독자들에게 차분히 풀어주는 김용국 시민기자도 있다. 법원 공무원인 김용국 시민기자는 자기 신분을 십분 발휘해 글을 쓴다. 이들은 모두 직업기자가 아니다. 분명한 목적의식과 자기의 직업을 기사로 결부시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전문기자 반열에 올라선 최병성, 김종성, 김용국 시민기자. 그들도 처음에는 주빗거리며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리던 초보 시민기자였다.
아줌마로 비정규직 아픔을 담아낸 신정임 시민기자. 시나라오 작가는 꿈꾸는 윤찬영 시민기자는 영화나 드라마 평론을 통해 자기 생각을 담아내지만 정당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한다는 양형석 시민기자는 스포츠 분야에 정통한 시민기자다.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자기의 관심분야를 글로 옮기고 다듬는다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준 이들이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모토를 누구보다 잘 실천한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진보는 정치인의 발로 가는 게 아니라, 시민의 발로 간다. <오마이뉴스> 역사 13년은 진보의 기록이며, 때로는 진보를 추동하는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은 <오마이뉴스> 7만여 시민기자의 기사에서 나왔다는 점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아직은 너무나 많은 자리가 비어 있다. <오마이뉴스>를 열면 반드시 있어야 할 기사들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느낌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 빈자리. <나는 시민기자다>책을 덮으면서 더 크게 느꼈다.
정상에 오르는 길에 정답은 없다. 한가지 관념만을 강요하고 성역이 많은 사회는 죽은 사회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굳어진 분단의 장벽이 있고, 자본과 권력에 의해 공고해진 숱한 성역이 존재한다. 굳어진 장벽과 성역은 흔드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 세상이 회색빛이 아니라 일곱빛깔 무지개로 빛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시민기자다>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오마이뉴스>에 있는 빈자리가 내 자리라고 생각된다면 또 한명의 시민기자로 이름을 올려 놓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시민이 권력의 주인으로 언론의 주인으로 나아갈 때 역사는 한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거니까.
직업기자를 부끄럽게 만드는 12명의 고백
[서평]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나는 시민 기자다> / 이정희 2013.04.16
지금은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지만, 적어도 <오마이뉴스>라고 하는 인터넷 신문이 대한민국에 나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뉴스의 근원지를 'OO신문'이나 'OO일보'라는 종이로부터 찾던 당시의 고정관념에서는 기사가 종이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생산되고 유통될 것이라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성공을 이끈 시민기자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자신만의 글쓰기 비법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바로 오마이북에서 나온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가 그것.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2000년 창간된 <오마이뉴스>는 일반 시민들도 가입만 하면 기사를 쓸 수 있는 언론 매체다. 창간 후 13년이 지난 지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총 7만 명이 넘었고 이들이 쓴 기사는 54만 개에 달한다.
그동안 시민기자들은 어떠한 활동을 했고, 무엇을 이루었을까? 전업주부, 농부, 교사, 공무원, 연구원, 목사, 교수, 회사원... 등등 아무리 살펴봐도 우리네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저자들은 어떻게 <오마이뉴스>의 스타 시민기자가 되었을까?
이들이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그 흥미진진한 열두 명 시민기자들의 노하우를 찾아서 떠나보자.
세상과 소통하는 삶의 가치
김혜원·송성영·이희동 이들은 육아, 자녀 교육 등 일상의 고민거리나 농촌에서의 소박한 삶을 '사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이야기꾼 들이다. 이들이 떴다하면 수십만 클릭수를 몰고 다니거나 상상할 수 없는 '좋은기사원고료'가 쌓이기도 한다.
김혜원, 그녀는 전업주부이다. 그녀는 스스로를 소외된 이웃과 함께 울고 웃고 아파하는 아줌마 시민기자라고 소개한다.
'아줌마 솜씨로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세상이야기'를 기사로 엮어내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아픔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건 무척 조심스러운 일이다. 글로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조금씩 세상과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오늘도 삶의 현장에서 수다를 떤다..." (36쪽)
송성영, 그는 충남 공주를 거쳐 지금은 전남 고흥 바닷가에 터 잡은 농부 시민기자다. 일상의 행복이나 갈등을 꾸밈없이 소탈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재주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의 기사에서는 '소박한 사는 이야기로 우려내는 삶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책에서 오마이뉴스 글쓰기의 장점을 이렇게 소개하고 가족들을 통한 엄격한 검열(?) 일화도 소개하기도 한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오마이뉴스>가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필력보다는 기사에 담긴 진실성을 높이 산다는 점이었다. 그동안 다큐멘터리 방송 원고를 쓸 때는 듣기 좋은 말, 즉 필력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48쪽)
이희동, 서울 오류동에 사는 까꿍이 아빠이자 평범한 회사원이다. 결혼과 육아에서 얻은 삶의 고민과 지혜를 기사로 풀어낸다.
이 책에서 그는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시민들 개개인이 언론이 될 것을 호소하며 시민기자 글쓰기 노하우 세 가지를 밝히고 있다.
"선배 시민기자로서 몇 가지 글쓰기 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일상은 정치적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둘째, 쉽게 쓴다. 학창시절에 들었던 말이지만 가장 좋은 글은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다... 셋째, 꾸준히 쓴다..." ( 93-94쪽)
시민의 눈으로 분석하는 한국사회
강인규·전대원·이종필 이들은 색다른 관점의 정치·사회 비평 칼럼으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진단한다. 백만 안티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의 기사에서는 적당히 얼버무리는 양비론이나, 외눈박이 우격다짐 글쓰기는 얼씬도 하지 못한다. 그게 인기의 비결인 듯하다.
강인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미디어 학자다. 그에게는 낯선 여행자의 시각으로 한국사회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능력이 있다.
시민기자야 말로 진정한 프리랜서라고 주장하는 그는 이 책에서 삶의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가장 진솔한 언어로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중요한 일상의 변화는 따로 있다. 일상의 매순간을 낯선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 이것이 내 삶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이 '글감'이 됐기 때문이다. 별 생각 없이 넘기고 말 자질구레한 일도 글쓰기 대상이 되면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고민하고 즐기고 음미하게 된다..." (101-102쪽)
전대원,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독특한 관점과 탄탄한 논거를 바탕으로 정치 비평기사를 주로 쓰는 시민기자다.
그는 이 책에서 '독창적인 정치 기사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며, 시민기자야 말로 직업기자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존재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시민기자의 장점은 '제3자적 시선'이다. 직업기자들은 공론장이라는 운동장에서 게임을 직접 뛰는 선수들과 같다. 특히 내가 자주 쓰는 기사 영역인 정치 분야는 기자들이 정치인들 못지않은 현역 선수들이다... 현장에서 뛰는 정치인과 정치부 기자들이 짚어내지 못하는 것을 시민기자는 제3자의 입장에서 잡아낼 수 있다..." (124쪽)
이종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특별연구원이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사평론을 하는 별난 과학자이다.
사람들은 그를 평가할 때 '취미 삼아 시사 평론하는 아인슈타인의 후예'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비정규직 과학연구노동자인 저자가 송고버튼을 누르기 전에 갖게 되는 고민과 솔직한 심경고백도 엿볼 수 있다.
"<오마이뉴스>에 이메일로 투고를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시민기자 제도를 잘 몰랐고, 굳이 시민기자로 가입하는 것도 성가신 일이었다. 그런데 이메일을 본 편집부 담당기자 이왕이면 시민기자로 등록해서 글을 싣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나는 내글을 실어 준다면 그 보다 더한 수고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143쪽)
모든 시민은 전문기자
김용국·김종성·최병성 이들은 법원공무원, 역사 연구자라는 전문성을 살려 법과 역사에 대해 대중들에게 친절히 알려주고, 목사라는 본업과 상관없이 환경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여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치는 일당백 시민기자들이다.
김용국, 법원공무원이자 법조 전문 시민기자다. 어려운 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모든 열정을 글쓰기에 쏟는다.
그는 언론에서 제대로 짚어내지 못하는 판결에 대한 분석, 판사 인터뷰, 사법개혁과 관련된 기사를 주로 쓰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법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글쓰기 능력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시민기자라고 해서 전문기자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8년째 기사를 쓰면서 수많은 독자와 취재원을 만났다. 시민기자에게는 언론사 입사시험처럼 영어 성적과 학벌이 중요하지 않았다. 대신 능력과 열정으로 기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있었다. 기자라는 이름은 더 이상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었다..." (182-183쪽)
김종성, 동아시아 역사연구자다. 친절한 글쓰기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극으로 역사 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대중과 친해지고 싶은 역사 전문가의 글쓰기 노하우를 풀어놓고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에 보낸 기사 중 정식 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것들도 더러 있었다. 이유를 따져보니 근거가 빈약해서 채택되지 않은 글들도 있지만, 글에 2개 이상의 메시지가 뒤엉켜 있어서 그렇게 된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기사가 하나의 주제로만 전개되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209쪽)
최병성, 그는 목사이다. 그러나 열정 하나로 4대강과 쓰레기 시멘트의 문제점을 집중 취재 하면서 환경전문 시민기자로 거듭나게 된다.
'불독', '1인군대'. 사람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한번 물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고, 한 개인이 일궈낸 일들이 어느 단체가 해낸 일보다 더 크다는 평가 때문이다.
"제가 미디어 다음에 쓴 블로그 기사들은 언제나 머리기사로 배치되는 영광을 누렸지만, 조회수는 5만에서 많으면 10만 건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에 쓴 글은 달랐습니다. 특히 블로그를 중단하고 기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자 기본 조회수가 30만~60만건에 이르렀고 간간이 80만건을 넘어서는 엄청남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와의 만남은 제게 새로운 기회였고, 더 큰 세상으로 들어서는 일이었습니다...." (225-226쪽)
다른 삶을 상상하는 감각적 글쓰기
신정임·윤찬영·양형석 이들은 흥미로운 인물과의 인터뷰, 여행지에서의 떨림,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코드를 기사로 전하며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시민기자들이다.
신정임, 직업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지금은 글 쓰는 아줌마 노동자로 산다. '삶의 기록, 기록은 삶'이라는 생각으로 일상을 여행하듯 글을 쓴다.
이 책에서는 그녀의 기사에 묻어있는 인터뷰이와의 가슴 설레는 교감, 여행지에서 오감으로 느낀 낯선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진솔한 이야기엔 힘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글쓰기 과정의 솔직함도 만나볼 수 있다.
"시민기자가 되면 뭐가 좋을까? 자기 만족감이나 독자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기쁨분만 아니라, 다소 적지만 원고료라는 짭짤한 과외수입도 생긴다. 가끔은 이 떡고물에 눈독을 들여 글을 쓰기도 한다. 내가 썼던 첫 번째 여행기가 그랬다...." (267쪽)
윤찬영, 진보정당에서 일하면서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다. 드라마, 영화, 책 속에 담긴 한국 사회의 속살을 읽어내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시민기자다. 이 책에서 그는 '영화나 책을 대상으로 하는 감각적 글쓰기의 자세'를 말해준다.
"비평 기사를 쓸 때 염두에 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여러 번 봐야 한다. 영화든 책이든 가능한 만큼 되풀이해서 봐야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 ...둘째,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영화든 책이든 처음부터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다 보면 정작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 ... 셋째, 화두를 끄집어내야 한다. 비평은 요약이 아니다. 때로 작품은 많은 부분을 설명해야 할 때도 있다...." (292-293쪽)
양형석, 주식이나 부동산 시세보다 오마이뉴스 기사 쓰기를 좋아하는 철없는 남대문 시장 총각이다. 고단한 삶을 위로해 주는 스포츠?대중문화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주는 시민기자 이다.
그의 기사에는 '대중문화가 위로해주는 고단한 우리의 삶'이 담겨있다. 그는 이 책에서 가슴 울리는 영화 한 편, 듣기 좋은 노래 한 곡이 고단한 우리 삶을 위로해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가끔 포털 사이트에서 수준 낮은 스포츠 기나나 연예 기사를 읽으면서 '에이, 이런 기사는 나도 쓰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일반 네티즌들은 기껏해야 악플을 다는 일밖에 할 수 없지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다르다. 나와 의견이 다르면 직접 기사를 쓰면 되니까 말이다...." (315쪽)
내면에 잠들어 있는 글쓰기 욕구를 깨우는 책
지금까지 소개한 이 책의 저자들은 오마이뉴스에서 '올해의 뉴스게릴라상' 혹은 '2월 22일상' 등 큰 상을 여러 번 받은 시민기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출발점은 글쓰기를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의 현재와 비슷했다.
그러나 그들은 혼자만의 글쓰기 공간에서 탈출하여 자신의 글을 당당하게 공개하고 독자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는 연습을 통하여 책임감 있는 글쓰기 완성자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평범한 중년의 아줌마가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이 되거나, 이슈를 선점하며 수십만을 이끌고 다니는 스타 시민기자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특별히 훈련된 사람만 기자를 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깨트릴 수 있을 것이고, 내면에 잠자는 글쓰기 욕구를 깨우고 싶은 욕망이 생겨날 지도 모를 일이이다. 그리고 그것은 글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나 독자 여러분의 노트북 전원을 켜게 할 것이다.
15000원짜리 글쓰기 과외, 이거 대박인데요?
[서평]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나는 시민 기자다> / 임정훈 2013.04.11
어느해부터인가 <오마이뉴스>에 대학생들 기사 송고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특정 '시즌'이 생겼다. 편집부 검토를 거쳐 지면으로 정식 출고되는 기사가 아니라 그대로 생나무(편집부에서 검토 후 정식기사로 채택하지 않은 기사를 가리키는 말)에 머물고 마는 것들 말이다.
일부 대학들의 언론관련 학과에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고 정식기사로 채택되면 점수 혹은 학점을 인정해준다는 과제를 내주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 탓에 <오마이뉴스>만의 글쓰기 A/S시스템인 '생나무클리닉'도 때 아닌 성수기(?)를 맞는 괴로움을 겪는다.
지도교수의 명령이 지엄하고 당장 학점이 걸린 일이라 해당 대학생들은 죽을 둥 살 둥 글 아닌 글들을 배설하듯 송고하지만 대부분이 함량 미달, 글이 되기 이전의 메모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들이 상당수다.
<나는 시민기자다>가 특별한 이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이 쓴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북, 15000원)라는 책을 받아 든 순간 그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대학생들에게 기사쓰기 과제를 내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인 양 뒷짐 지는 교수들과 기사쓰기는 고사하고 글쓰기의 걸음마조차 익히지 못한 대학생들 말이다. 물론 자신의 목소리로 자기만의 이야기를 글에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무나 읽어도 좋다.
세상 사람들에게 한없이 낯설었던 '시민기자'라는 이름이 이제는 공공연한 공식용어(?)가 된 것은 <오마이뉴스>의 등장과 '뉴스게릴라'라는 별칭으로도 부르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의 활약 덕분이다.
<나는 시민기자다>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주부, 농부, 교사, 공무원, 목사, 회사원, 자영업자 등이 글쓰기(기사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고 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필력을 지닌 '시민기자'로 성장한 과정과 기사쓰기 경험담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그리고 재미와 감동으로 버무려놓았다.
이 책이 시중에 흔하디흔한 글쓰기(기사쓰기) 관련 책들과는 이웃사촌조차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들은 기교와 기법만 어지러울 뿐 대체로 삶과 인간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수백만 원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씩 한다는 논술 과외를 일부에서 속임수나 사기술이라 말하는 것도 이와 같다.
<나는 시민기자다>는 단순히 글쓰기나 기사쓰기를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의 글쓴이 12명은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세상과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관찰할 줄 안다. 이들은 이를 자신만의 글쓰기로 변환하여 세상을 바꾸고 독자(사람)들과 공감하며 심지어 치료까지 하는 휴머니스트들이다. 삶과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차고 넘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글이 제각각 힘을 지니는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일 테다.
세상에서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일러 아마추어라고들 한다. 그러나 정작 알고 보면 7만 명이 넘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대부분은 사실상 자기 삶의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아가는 전문가 이상의 사람들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인 12명의 글쓴이들은 육아,환경, 농촌 생활, 정치, 법률,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자신의 영역에서 기사쓰기에 얽힌 사연들을 풀어헤치며 글쓰기 욕구를 흔들어댄다.
글쓰기 욕구를 흔들어대는 12명의 힘
단언컨대 멀지않은 미래에 이르면 글쓰기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자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최고의 스펙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매우 정교한 글쓰기 강좌를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오랫동안 듣고, 관련 학위를 따야 가능한 일은 아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면서 나의 글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접근"(이희동 시민기자)하거나, "사회를 향한 지속적인 관심, 글쓰기 공부와 함께 자기 분야를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김용국 시민기자)하다. "스스로를 아마추어라고 낮출 필요가 없"(김용국)으며 "주변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감수할만한 가치"(이종필 시민기자)는 충분하다.
12명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의 <나는 시민기자다>라는 외침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세상의 변화는 '용기'와 '열정'을 지닌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바로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최병성 시민기자).
그렇다. 용기와 열정으로 자신과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당신이라면 이렇게 외쳐보자. "나도 시민기자다!"라고. 이제 당신의 "삶을 바꾸는 여행"(강인규 시민기자)이 시작된다.
12명 시민기자의 글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대한민국 아줌마 김혜원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우는 아이를 안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는 엄마의 손길이 느껴진다. 정감어린 입담을 토방에서 메주 띄우듯 엮어내는 송성영 시민기자의 글은 그윽하다. 직업인으로서의 현실과, 기사쓰기에 대한 '열정'과 '집념'이 아름다운 건 이희동 시민기자의 글이다. 강인규 시민기자의 글은 12명의 글쓴이 가운데 가장 모범답안이다. 전대원 시민기자는 '게으른 생각쟁이'의 성실과 꼼꼼함이 빛난다. 입으로 하는 말의 억양이 글에서도 꼭 맞아떨어지는 이종필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난다.
김용국 시민기자의 글은 법정의 판사 못지않은 당당함이 똑 부러진다. 꿈에서조차 기사의 오류를 발견한다는 김종성 시민기자는 시인 윤동주풍이다. 이토록 귀에 쏙쏙 들어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이는 최병성 시민기자다. 신정임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삶과 기록에 대한 애정이 물수제비로 번진다. 영화 속 명대사를 글머리에 척척 가져다 올려놓을 줄 아는 건 어느 거장 영화감독이 아니라 윤찬영 시민기자다. '전형적인 간둥이'라 자칭하는 양형석 시민기자의 글에서는 익살이 담긴 후일담이 재치있다.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2명의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ㅣ김혜원, 송성영, 이희동, 강인규, 전대원, 이종필, 김용국, 김종성, 최병성, 신정임, 윤찬영, 양형석 지음 | 오마이북
모든 시민은 기자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들
평범한 일상에서 따뜻한 이야기를 찾아 전하고, 불합리한 사회에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내는 시민기자들의 이야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2000년에 창간된 오마이뉴스는 일반 시민들도 가입만 하면 기사를 쓸 수 있는 언론 매체다. 창간 후 13년이 지난 지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총 7만 명이 넘었고 이들이 쓴 기사는 54만 개에 달한다. 그동안 시민기자들은 어떤 활동을 했고, 무엇을 이루었을까? 오랜 시간 눈에 띄게 활약한 열두 명의 시민기자들이 생생한 경험담과 자신만의 글쓰기 비법을 공개한다.
전업주부, 농부, 교사, 공무원, 연구자, 목사, 교수, 회사원…… 이 책에 참여한 시민기자들은 모두 각자 삶의 터전이 있다. 이들은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꾸는 일을 이어간다. 육아, 자녀 교육 등 일상의 고민거리나 농촌에서의 소박한 삶을 ‘사는 이야기’ 기사로 풀어내고, 색다른 관점의 정치·사회 비평 칼럼으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진단한다. 법원 공무원, 역사 연구자라는 전문성을 살려 법과 역사에 대해 대중에게 친절히 알려주고, 목사라는 본업과 상관없이 환경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하여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친다. 흥미로운 인물과의 인터뷰, 여행지에서의 떨림,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코드를 기사로 전하며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선물한다.
열두 명의 시민기자들은 주위의 작은 것도 남과 다른 시선으로 살펴보고, 불합리한 일을 목격했을 때 누구보다 분노하여 기사를 쓴다. 이들은 살기 어려운 한국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사소한 작은 이야기를 글로 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이 책을 통해 말한다.
내면에 잠들어 있는 글쓰기 욕구를 깨우는 책
이 책의 저자들은 오마이뉴스에서 ‘올해의 뉴스게릴라상’이나 ‘2월 22일상’ 등 큰 상을 여러 번 받은 시민기자들이다. 이들은 글로 자신과 주위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 비뚤어져가는 세상을 바로잡고자 하는 욕구에 충실하다. 가족과의 일상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서, 노동자의 억울함을 세상에 하소연하고 싶어서, 사느라 잊고 있던 글쓰기의 즐거움을 되살리고 싶어서, 삶에 지쳐 있는 대중을 위로하고 싶어서 이들은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독자와 만날 수 있는 인터넷 언론 매체를 택했다.
최병성 시민기자는 글의 주제 선정이 자유롭고, 분량의 제약이 없으며, 일반 블로그보다 글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열린 공간”인 오마이뉴스를 택했다고 말한다. 김용국 시민기자는 “돈을 받는 글, 대중에게 읽히기 위한 글”이기에 더욱 공들여 글을 쓰게 됐고, 김종성 시민기자는 타인에게 읽히지 않는 ‘나 홀로 글쓰기’를 하면서 만들어진 나쁜 습관들을 대중과 소통하는 글쓰기를 하며 고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혼자만의 공간에 글을 쓰며 만족하는 수준에 그친 게 아니라, 자신의 글을 당당히 공개하고 독자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책임감 있는 글쓰기를 지향한 것이다.
이 책은 특별히 훈련된 사람만 기자를 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깨뜨릴 것이고, 우리 내면의 글쓰기 욕구, 소통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할 것이다. 자신이 쓰는 글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이 독자의 마음과 손끝을 움직일 것이다.
시민기자는 OOO이다?
김혜원ㆍ시민기자는 이웃의 이야기를 소박한 언어로 전하는 ‘이장님의 확성기’다.
송성영ㆍ‘의병’이다. 힘없고 소외된 약자들의 편에 서서 진실을 알린다.
이희동ㆍ언론이 지향해야 할 ‘오래된 미래’다. 어떤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옳은 것을 말한다.
강인규ㆍ삶에서 발견한 문제를 진솔한 언어로 자유롭게 전달하는 ‘프리랜서’다.
전대원ㆍ‘아마추어 정신’ 그 자체다. 오직 글쓰기의 재미와 사회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추구한다.
이종필ㆍ그냥 ‘시민기자’다. 시민기자 없는 오마이뉴스는 상상할 수 없으므로.
김용국ㆍ‘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이다. 시간과 열정을 투자한다면 누구나 좋은 기자가 될 수 있다.
김종성ㆍ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고 소신껏 글을 쓰는 ‘자유로운 언론 게릴라’다.
최병성ㆍ‘다윗’이다. 세상의 불의에 맞서 글로 대항한다.
신정임ㆍ‘밥’이다. 사람이 먹고사는 일을 가장 잘 전한다.
윤찬영ㆍ영화 <광해>의 ‘하선’이다. 때로는 ‘진짜’ 기자도 못하는 일들을 해낸다.
양형석ㆍ세상과 독자를 연결해주는 ‘타이어’다.
시민기자 12명이 끌어올린 삶의 현장 [미디어스] 2013.04.17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 '나는 시민기자다' 발간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2000년 창간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12명이 생생한 경험담과 글쓰기 비법을 담은 책 '나는 시민기자다'를 펴냈다.
김혜원(전업주부), 송성영(농부), 이희동(회사원), 강인규(교수), 전대원(교사), 이종필(물리학자), 김용국(법원 공무원), 김종성(역사학자), 최병성(목사), 신정임(전 <노동세상> 기자), 윤찬영(시나리오 작가), 양형석 (자영업) 등 12명의 시민기자들은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꾸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이들의 경험담은 책에 오롯이 담겨져 있다.
시민기자 총 7만 명, 54만 개의 기사. 창간 후 13년 동안 쌓아올린 시민기자들의 업적 속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이들은 살기 어려운 한국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사소한 작은 이야기를 글로 전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책을 통해 말한다.
이들은 법원 공무원, 역사 연구자라는 전문성을 살려 법과 역사에 대해 대중에게 친절히 알려주고, 목사라는 본업과 상관없이 환경에 대해 치열하게 공부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파헤쳤다. 흥미로운 인물과의 인터뷰, 여행지에서의 떨림,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코드를 기사화하며 독자들에게 풍성한 읽을거리를 선물하기도 했다.
'쓰레기 시멘트'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끈질기게 고발했던 최병성 시민기자(목사)는 글의 주제 선정이 자유롭고, 분량의 제약이 없으며, 일반 블로그보다 글의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열린공간'인 오마이뉴스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김종성 시민기자(역사학자)는 타인에게 읽히지 않는 '나 홀로 글쓰기'를 하면서 만들어진 나쁜 습관들을 대중과 소통하는 글쓰기를 통해 고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책은 크게 <세상과 소통하는 삶의 가치> <시민의 눈으로 분석하는 한국 사회> <모든 시민은 전문기자> <다른 삶을 상상하는 감각적 글쓰기> 등 4가지 챕터로 이뤄져 있다. 4월 8일 오마이북 발간, 가격 15000원.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북) [기자협회보] 2013.04.17
오마이뉴스의 대표 시민기자 12명이 생생한 경험담과 글쓰기 비법을 담았다.
전업주부인 시민기자는 독거노인, 장애인 가족 등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를, 농부인 시민기자는 농사일을 하며 동네아이들에게 글짓기를 가르치는 소박한 삶을 '사는 이야기'로 전했다. 법원공무원인 시민기자는 어려운 법률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고, 역사학자는 사극으로 역사읽기를 통해 시민기자의 전문성을 보여줬다.
이들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시민 스스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사소한 작은 이야기를 글로 전하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