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무상' 광주 초교 급식현장 찾아가보니
'전면 무상' 광주 초교 급식현장 찾아가보니
  • 한국시민기자협회
  • 승인 2011.03.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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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전학년 대상 초등학교 무상급식이 실시된 가운데 3일 광주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친환경 식품으로 구성된 급식을 먹고 있다.
"식품비 올렸으나 오히려 초라해"

채식 구성·친환경재료·후식 축소 골몰

학부모들, 부실급식 우려 확인 방문도

"급식비는 한정돼 있는데 물가는 갈수록 오르고…, 어떻게 식단을 짜야 할지 고민입니다."

지난 2일부터 광주 지역의 모든 초등학교 전학년을 대상으로 무상 급식에 들어간 가운데 각급 학교 영양사들이 친환경 식단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학생 1인당 책정된 무상급식 예산은 한끼당 2천원선. 그러나 이 돈으로 친환경 식재료 70%를 포함한 식단을 짜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고육지책으로 친환경 재료 가짓수를 줄이거나 주1회 채식식단 구성, 과일 후식 축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학부모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부실식단을 우려하며 확인차 학교 급식현장을 찾기도 했다.

3일 오전 12시20분 점심시간을 맞은 광주 A 초등학교.

가장 먼저 급식을 시작한 1·2학년 학생 180여명이 급식실 밖까지 길게 줄을 섰다. 이들 뒤로는 5·6학년 280명이 차례를 기다렸다.

학생들에게 제공된 메뉴는 기장밥에 소고기무국, 오징어 숙회, 고등어 구이, 김치. 학생들은 대체로 급식에 만족했는지 대부분 남김없이 식판을 싹싹 비웠다.

이날 제공된 1인당 급식 가격은 2천원.

식품비 1천600원에 운영비 200원, 친환경 식재료 구입비 200원으로 편성된 식단이다.

지난해 식품비 1천510원 보다 90원이 올랐다.

그러나 물가가 너무 오른 탓에 단가를 맞추기 힘들어 메뉴에 10여가지 정도 사용하던 친환경 식재료를 6가지로 줄이고 나머지 식품군은 일반 식품으로 대체했다.

친환경 메뉴에서 일반 식품이나 가공품으로 대체된 식품군은 대부분 육류 제품으로 최근 구제역 때문에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이다.

김모(41)영양사는 "무조건 친환경 재료에 식단을 맞추다 보면 양을 줄이던가 반찬의 가짓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아이들의 영양과 식단의 다양성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다 친환경 재료를 줄였다"고 말했다.

김 영양사는 그러나 "친환경 식단을 줄였지만 재료의 질이나 영양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당분간은 주 3회 나오던 과일 후식을 주 1~2회로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급등한 식재료 값에 대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녀들의 식단을 직접 보기 위해 이날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안심이 된다"며 무상급식을 반겼다.

학부모 허모(36·여)씨는 "지난해는 1·2학년까지 무료급식이었는데 올해부터 3학년 올라가는 아들까지 무료급식을 받게돼 부담이 많이 줄게 됐다"며 "식재료 값이 급등해 혹시 식단이 부실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광주의 B 초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 역시 급등한 물가에 대처하기 위해 후식으로 제공하는 과일을 사과에서 방울토마토로 대체하거나 횟수를 줄였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친환경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1인당 급식비를 향후 105원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며 "일반 식품으로 대체됐던 식품들도 향후 친환경 식단으로 다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김건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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