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문들 "동네기자·지역메타블로그로 승부"
[지역언론 별곡 246] 지역신문의 진화된 새 뉴스생산, 유통모델
박주현 (parkjh) 기자
'동네기자', '지역메타블로그', '지역공동체 네트워크'
지역신문의 진화된 새로운 뉴스생산 및 유통모델이 선보였다. 지난 19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08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모델을 주목할 만하다.
지역신문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지역신문 컨퍼런스'의 핵심 화두는 지역성과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구축, 시민기자를 넘어 동네기자로 함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시민기자, NIE(신문활용교육) 등이 주된 화두였다면 '지역의 힘, 지역신문의 진화'란 기치를 내걸고 열린 올해는 그보다 더 좁혀진 동네기자, 지역메타블로그 등이 새로운 의제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발전기금 없어지면 지역신문 컨퍼런스 어찌되나?
지난해 김영호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첫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지역신문 지원사업의 성과와 전망’이란 자료에 따르면 지역신문들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지역 판매시장 점유율은 지역일간지 10.2%, 지역주간지 2.3% 수준에 불과했다.
나머지 80% 이상을 <조선><중앙><동아> 등 서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에 판매시장을 내주고 있는 지역신문들은 풀뿌리 지역저널리즘의 밀알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그 싹이 움트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들이라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신문 컨퍼런스행사가 최근 정부의 신문지원기구 통합 움직임이 구체화됨에 따라 ‘내년에는 지역신문 컨퍼런스 행사가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 속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지역신문 발전을 위해 지난 2004년 특별법 제정을 통해 기금지원을 해 왔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내년도 일반회계 전입금 130억원을 전액 삭감키로 하는 등 기획재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요청한 2009년도 지역신문발전 기금 예산 174억원 가운데 29억원을 추가 삭감해 지역신문업계가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신문 지원기금 축소편성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언론지원 4대 기구(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언론재단) 통합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다. 그래서이지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우수사례 26건보다 더 많은 35건이 출품돼 12개 세션별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가 지역성임에도 무늬만 지방지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공감하면서도 타 신문의 사례를 경청하면서 벤치마킹할 요소가 있으면 꼼꼼하게 메모하고, 틈틈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시종 열띤 분위기였다.
특히 ‘동네기자제도’ 시행으로 지역밀착에 주력하는 <영남일보> 사례는 단연 주목도가 높았다. 동네기자제도는 <영남일보>기자 20명이 취재, 편집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대구지역 8개 구군 동네 몇 개씩을 담당, 그 동네에서 일어나는 이웃의 이야기 등을 매주 1회씩 ‘우리동네 늬~우스’라는 지면에 싣고 있는 독특한 뉴스생산 방식이다.
<영남일보> ‘동네기자’, “새로운 뉴스생산 모델” 주목
▲ '2008 지역신문 컨퍼런스'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2008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서 <영남일보> '동네기자'가 소개되고 있다.
ⓒ 영남일보 동네기자
<영남일보> 김기억 2사회부장은 이날 '동네기자 및 시민기자 운영'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동네기자제를 운영하면서 지역 밀착형 뉴스 개발이 현저하게 늘었고, 기자들의 취재 폭도 넓어졌다”고 전제했다.
김 부장은 <영남일보>가 지난해부터 본사 기자들을 동네기자로 임명하고, 독자 중에서 시민기자를 모집해 1대 1 멘토링 방식으로 지역 밀착형 신문을 제작한 일련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 많은 참석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때문인지 <영남일보>의 ‘동네기자 및 시민기자 운영’은 이번 행사에서 대상을 받았다. <영남일보>로서는 의욕을 갖고 추진해온 일이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대외적으로 확실하게 인정을 받는 성과를 이루어낸 것에 신문사가 크게 고무됐다. 지면에 묻어났다. 대상 소식과 함께 다음 날 칼럼까지 실어 독자들에게 자랑했다.
<영남>은 "본보 '동네늬우스' 대상 수상…대외적으로 인정받은 성과", "밝고 따뜻한 시각 돋보여…고정 틀 탈피하는 게 과제"란 기사에서 “초기 '동네늬우스'는 동네기자 및 시민기자들이 채우는 면이어서 큰 관심을 사지 못했다”며 “그러나 매주 수요일자 신문의 '동네늬우스' 기사들을 들춰내 찬찬히 읽어보면 <영남일보> 기자들이 이른바 '동네기자'가 되어 취재한 기사와 시민기자들의 기사들이 섞여 있어 참신성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