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평생교육사인 필자는 지방언론사에서 20년 넘게 기자생활을 했다.
기자생활이라는 것이 따끈따끈한 뉴스를 생산해 내고 이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해야 하는 직업이다. 한 순간이라도 긴장의 끈을 놓고 있거나 공부하지 않으면 정보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는 전쟁터의 일상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나는 유난히 모든 일에 관심이 많았고 공부하는 기자로 소위 학구파에 속했다.
한글 맞춤법, 외래어 표기법, 숫자나 단위 표기, 글자의 크기, 헤드라인(제목) 달기 등은 기본이고 행정공무원의 직급체계에서부터 군인, 경찰, 소방 공무원들의 직급체계까지 달달 외웠다.
의무감에 외우려고 했다면 부담도 되고 고통스러웠겠지만 재미삼아 파악하고 있으면 유익하게 활용이 되곤 했다.
정부기관과 장관 이름에다 지역출신 국회의원의 이름, 지역의 수많은 관공서와 기관장, 금융기관, 직능단체의 정확한 명칭과 기관장의 이름을 외우고 있으면 이를 수시로 써야 하는 신문 제작에 있어서는 실수도 방지하고 편리할 때가 아주 많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고난 꼼꼼한 성격 탓도 있지만 배우는 즐거움을 이때 느꼈던 것 같다. 대학에서 강의 할 때 상식 팁으로 공무원이나 군인 경찰의 직급을 정리해주면 학생들은 아주 유익한 정보로 받아들인다.
물론 언론재단의 기자교육이 있을 때는 참가를 자청하는 편이었다. 배움이라는 즐거움을 일찍 터득한 까닭에서인 것 같다. 또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기계발하지 않으면 정보를 생산해하는 언론사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명의식도 강했다. 편집국장 시절에는 지방신문 최초로 한국언론재단의 협조를 얻어 재직 중인 신문사로 전국의 유명 강사를 초청하여 기자 뿐 아니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1주일 동안 맞춤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아는 것은 많은데 전달력이나 강의기법이 서투르다고 생각하여 티칭스킬 교육을 하거나 신문활용교육(NIE)에 앞장섰던 것도 남다른 배움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