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코의 희망 편지 107 - 잘못 건 전화였지만
행코의 희망 편지 107 - 잘못 건 전화였지만
  • 김동호
  • 승인 2023.04.16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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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장이 전화번호를 착오하여 엉뚱한 번호로 전화를 걸게 되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사람은 유치원생 여자아이였다. 아이는 전화를 건 남자가 아빠인줄 착각하고 응석을 부리며 너무나 좋아했다. 남자는 귀여운 아이의 재롱이 싫지 않았고 잠시 그 아이의 아빠가 되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한 시간 쯤 뒤에 그 전화번호로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좀 전에 잘못 통화한 아이의 엄마가 건 전화였다. 아이 엄마는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가 아빠하고 통화를 했다고 신나게 자랑하기에 궁금해서 전화를 드렸다면서, 사실은 아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얼마전 사망했는데 아이는 시각장애와 지적장애를 같이 겪고 있어서 아빠의 사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실수를 범했으니 이해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화를 끊었다. 

남자는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그 귀염둥이 아이의 목소리가 귓전에서 떠나질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일상에 충실하며 한 달을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아이가 요즈음 아빠 목소리가 그립다면서 밥도 안먹고 땡깡을 부리는 횟수가 심해졌으니 가끔 전화로만 아이에게 아빠 역할을 해 줄 수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남자는 아이의 목소리가 그립던터라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일로 남자는 아이와 부녀지간의 대화를 이어나갔고 아이는 금새 안정되었다. 남자는 먼 나라 미국에서 일하고 있으며 몇 년 일 열심히해서 한국으로 돌아가면 그 때 만나자며 아이를 설득했다. 남자는 틈틈이 미국을 공부했고 미국 이야기를 아이에게 그럴싸하게 들려주었다. 

여자 아이는 미국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도 하며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게 자라가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렀고 아이는 맹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미국의 유명 대학교로부터 장학생으로 공부하도록 초청장도 받은 상황이 되었다. 아이는 아빠에게 자신의 자랑스러운 졸업식에 와 달라고 요청했다. 

남자는 기쁜 마음으로 그러겠다고 약속했고 아이의 졸업식날 졸업장소로 달려갔다. 그리고 졸업식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아이는 아빠라는 말에 울음을 터트리며 남자에게 달려들어 포옹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저를 키워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오늘의 제가 있기까지 든든한 아빠가 되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아저씨는 제 진짜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얼마전 엄마로부터 들었어요. 그러나 제 마음에는 아저씨가 여전히 제 진짜 아빠였어요. 아저씨가 들려주는 전화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어요. 제가 우울할 때 아저씨의 목소리는 큰 힘이 되었고 이를 악물고 공부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아빠!"

<글> 김용진 교수, 전)한남대학교 철학과 강의교수,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협회장, 행코교수단 단장, 한국행복학회 학회장, 행코문학회 회장, 은퇴한 파워시니어 웰에이징 캠프 전문 화율림 고문, 행복 코디네이터 창시자, '뉴스포털1'과 '한국공보뉴스'의 칼럼니스트이다. 주저로는 행복과 관련된 전문도서인 <행복지도사><행복교육사><행복상담사><행복 코디네이터><인문학 Symposium><행복특강의 핵심주제들><행복인생경영> 등이 있고 31권의 행복강사들을 위한 공동저서가 있다. 행코교수단과 한국행복학회를 통해 행복서포터즈 운동, 마을리더 행복멘토 입법추진, 행복대학교 설립 2030 비전을 차근차근 추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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