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태 작가, 시집 ‘홍어’ 출판
문순태 작가, 시집 ‘홍어’ 출판
  • 장광호
  • 승인 2023.04.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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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문학면 생오지에서 3년간 100여편 창작
4월 14일, 나주 영산포서 출판기념 '북 콘서트'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 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문순태(84세) 원로작가가 시집 『홍어』 (출판사 문학들)를 펴내 홍어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오지에 누워』 와 『생오지 생각』 에 이은 작가의 3번째 시집 『홍어』 에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집에 붙박여 지낸 3년 동안에 홍어를 소재로 쓴 10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

어려서부터 홍어를 유별나게 좋아했다는 작가는 시집 『홍어』 에서 홍어삼합, 무침, 탕, 전, 튀김, 건홍어, 생회, 퓨전요리, 껍질묵, 찜, 불고기삼합, 홍어라면탕 등 여러 가지 요리와, 코, 애, 날개 등 부위별 맛에 이르기까지 감각적인 언어로 맛깔스럽게 형상화했다. 

 

또한 부레가 없는 홍어를 낮은 땅에 엎드려 살아온 민초들에 빗대어 표현하는가 하면,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홍어 숙성과정을 짓밟힐수록 강해지는 우리네 삶의 고통을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예로부터 장례식이나 결혼 잔칫상에 빠지지 않은 전라도 대표음식 홍어는 백성의 물고기이자 민초들의 고통과 눈물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먹는 물고기를 넘어서 굴곡진 삶 속에 깊이 베어있는 보편적 정서가 되었다는 것이다.

문 작가는 “홍어는 아주 오랫동안 내 마음 속 깊이 숨 쉬고 있었고 어느덧 뿌리칠 수 없는 추억의 음식이자 소울푸드가 되었다”면서 “언제부터인가 홍어가 전라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허나 홍어는 이제 전라도 사람들에게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전라도 정신을 의미하는 정체성의 가늠자가 되었다”고 정의했다. 

특히, 이번 시집 『홍어』 에는 ‘영산포 홍어축제’를 비롯해 홍어 집산지이며 홍어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영산포를 형상화한 시 11편이 수록돼 관심을 끈다. 그리고 시집 말미에는 1801년 홍어장수 문순득이 풍랑을 만나 필리핀 등 동남아를 떠돌다가 3년 2개월 만에 우이도에 돌아와서 정약전과 만나 표류기 ‘표해시말’ (漂海始末)을 쓰게 된 내용의 시 3편도 수록됐다.

한편, 오는 4월 14일(오후2시) 나주시 영산포 어울림센터에서 영산포 주민들의 관심 속에 문순태 작가의 이번 『홍어』 출판기념 북 콘서트가 열린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는 전숙 이춘숙 시인의 홍어 시낭송과 ‘문순태 문학인생 60년’에 대한 영상, 토크쇼 <시와 홍어의 만남>에서 홍어발효에 평생을 연구해 온 영산포 영산홍어 강건희 대표를 통해 삭힘의 미학에 대한 이야기도 듣는다.

이 밖에 나주학회 이영지 문학반장으로부터 문순태 작가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에 나온 홍어이야기, 천연염색 작가 최미성 동신대 교수의 홍어를 주제로 한 천연염색 작품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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