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연례 인권보고서 발표.."한국 인권제도 개선 필요"
국제앰네스티, 연례 인권보고서 발표.."한국 인권제도 개선 필요"
  • 이영일 기자
  • 승인 2023.04.10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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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와 차별금지법 제정 불발 등 개선 필요
북한 인권, 더 악화되고 미사일 발사 등 대립 야기
아시아 태평양, 여전히 암울한 인권 상황이지만 희망의 빛도 보여
국회 앞에서 자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 Amnesty International
국회 앞에서 자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 Amnesty International

전 세계 인권 현황을 담은 2022/23 국제앰네스티 연례인권보고서가 발표됐다.

2022년 한 해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156개국의 인권 현황에 대한 포괄적인 분석이 실렸다.

한국,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와 차별금지법 제정 불발 등 개선 필요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폭력이 여전히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을 줄였다는 것이 국제앰네스티의 분석이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확실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은 계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언론 매체가 대통령 발언을 오보한 혐의로 고발되는 등 언론의 자유도 위협받았다고 분석됐다.

이태원 참사로 150명 넘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재난 대응 및 군중 통제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학교 교육 과정에서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는 표준안을 발표했고 이 와중에 LGBTI 권리 보호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사법부에 의해 진행된 것은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였다고 국제앰네스티는 분석했다.

북한 인권, 더 악화되고 미사일 발사 등 대립 야기

3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북한에서 반인도 범죄가 자행되었다고 볼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동의 자유와 정보에 대한 권리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취해진 국경 폐쇄로 인해 여전히 심각하게 제한됐다.

북한은 코로나19 승리를 선언했지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진 증거는 없다.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강제노동의 대상이 되었으며, 직장은 국가에 의해 강제로 배치됐다.

정치범수용소는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피구금자들이 고문이나 학대를 당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장기적인 국경 폐쇄와 연이은 자연재해로 식량난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태평양, 여전히 암울한 인권 상황이지만 희망의 빛도 보여

몇몇 국가에서는 여성 및 LGBTI 권리에 어느 정도의 진전이 있었고, 파키스탄에서는 고문을 범죄화하는 새로운 법이 도입되었으며 파푸아뉴기니에서는 사형제가 폐지됐다.

그러나 암울한 상황은 여전하다고 국제앰네스티는 분석했다. 미얀마에서는 무력 분쟁이 격화되며 민간인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정권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며, 여성 및 소녀의 권리는 급격히 후퇴했다.

여러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강화되고,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불의, 빈곤과 차별에 항의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중국과 필리핀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책임자에 대한 불처벌은 더욱 악화됐다.

소수민족, 여성 및 소녀, LGBTI, 선주민 등에 대한 고착화된 차별 또한 지속됐다.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에서는 사형 집행 재개라는 중대한 퇴보가 있었다.

2022/23 세계 인권 현황, 주요 이슈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기후 위기의 심화, 국가차원에서의 권리 보호 후퇴였다는 것이 국제앰네스티의 판단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이르핀에서 포격으로 파괴되어 불타고 있는 집 앞에선 채 망연자실해 있는 한 여성 © Amnesty International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이르핀에서 포격으로 파괴되어 불타고 있는 집 앞에선 채 망연자실해 있는 한 여성 © Amnesty International

세계 각지에서 분쟁이 새로 시작되거나 재발했고, 장기화됐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초법적 처형 및 무차별 공격을 자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충돌로 인한 위법적 공격으로 인한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 정권으로 인한 전쟁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심화가 극명히 드러났다. 기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은 효과적이지 않았고, 국제사회는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사용 중단에 필수적인 약속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임신중지에 대한 헌법적 보호를 폐기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들의 교육 권리가 박탈됐다. 이란에서는 히잡 착용으로 인한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해 많은 여성, 소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 미디어들은 단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원에 불려가거나 폐쇄조치를 당하기도 했고 전 세계에서 평화적 시위를 벌이던 많은 집회시위 참가자들은 각종 무기에 맞서야 했다.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2022년은 분쟁의 재발로 인한 참혹한 비극이 이어졌다. 팬데믹 영향으로 인한 경제위기와 분쟁, 기후변화 등이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인권을 지키기 위해 연대하며 함께 거리로 나섰고, 변화를 요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우리가 수백만 명의 목숨을 대가로 얻은 자유와 원칙들을 진정으로 지키고자 한다면, 세계가 다시 전쟁의 참화에 휩싸일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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