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교문화진흥원 지난해 10월 충남 논산에 개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지난해 10월 충남 논산에 개원
  • 정다은
  • 승인 2023.04.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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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유교 문화 전문기관으로 충청권 4개 광역시도 ‘국학진흥 정책사업’ 총괄 추진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한국 유교 문화와 충청지역 국학의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또한 실천 학문의 예학, 이용후생의 실학, 그리고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충의 등으로 대표하는 충청유교의 고귀한 이념을 계승해 한국의 유교 문화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그 전통과 가치를 인류의 유산으로 계승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다양한 유교 문화 연구와 인문학을 중심으로 각 사회계층과의 활발한 교류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인 ‘라키비움’과 유교문화콘텐츠를 감상하는 기획전시실을 통해 유교 문화 정신의 계승·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2022년 10월에 개원했으며, 총 대지면적 4만 5208㎡ 규모의 공간에는 한옥 연수원, 전시관, 체험공간과 수장고, 국학자료정리실, 강당 및 교육실, 도서관 등이 마련돼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이상균 연구진흥 실장으로부터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이상균 연구진흥실 실장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충청남도 출연·출자기관으로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되었어요. 설립목적은 한국유교문화를 진흥하는 것과 충청권의 국학진흥이라는 두 가지 미션입니다. 전국적으로 ‘유교 문화’를 타이틀로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 없어요. 그래서 유교 문화를 공공기관 명칭으로 명시해서 한 기관이 저희가 전국에서 최초입니다. 원래는 ‘충청유교문화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사업이 이루어졌는데 저희가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왕에 충청권으로 한정 짓지 말고 한국을 대표하는 유교 문화를 진흥하는 기관을 설립해보자고 큰 꿈을 가지고 명칭을 바꾸면서 기관의 미션도 훨씬 폭이 넓어지게 된 거죠.

그렇게 명칭을 바꾸게 된 것은 2016년부터 유교 문화 분야 국제교류를 중국, 일본, 베트남, 미국 등과 추진하면서 세계적으로 유교 문화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교 문화 전문기관이 함께 글로벌 사회에서 교류하면서 K-유교 문화를 인류의 문화로 확산시켜 나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충청유교문화원’이라는 명칭을 ‘한국유교문화진흥원’으로 바꾸기 위해서 2017년도에 별도 연구를 추진하였고, 그 후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충남도지사님께 보고 등 절차를 거쳐서 2020년에야 바꾸게 되었습니다. 충청권에 한국을 대표하는 유교 문화 전문기관이 설립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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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관이 ‘한국유교문화진흥’과 함께 ‘국학진흥’이라는 미션도 함께 수행하고 있는데요, ‘국학’이라는 건 굉장히 폭넓은 개념입니다. 국학 자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한국 전통과 관련된 모든 학문을 총괄해서 진흥하는 게 국학진흥이죠. 국가적인 차원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전통문화과를 중심으로 국학진흥 정책기반 조성사업이 꾸준히 추진되어 왔습니다. 그동안 영남권에서는 한국국학진흥원이 1996년 개원하여 영남권 국학진흥에 앞장서왔습니다. 충청권의 경우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준비단을 운영하는 단계에서 충청국학진흥을 위해서 3년에 걸쳐 정부를 설득해왔고, 2019년에 비로소 국비를 확보하여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설립과 함께 충청권 4개 광역시·도를 총괄해서 충청권 국학진흥을 추진하는 거점이 만들어지게 된 거지요. 광역시도 단위의 출연·출자기관 중에서 정부 예산을 직접 확보해서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지역에서 설립하였지만, 국가 예산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지자체 입장에서는 사업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국비를 효과적으로 지역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의 지역사회 공헌이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올해 국비 32억 수준에서 내년에는 50억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서 한창 내부에서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있는 중입니다.

올해 기관 전체 예산 규모가 72억 정도인데, 내년에는 100억 이상 확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공기관의 예산이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사회를 위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대원장으로 부임하신 정재근 원장님께서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은 ‘스스로 수양하고 세상을 다스린다.’는 유학의 가르침이고 선비의 삶”이라며, “공무원들은 공적 분야에서 이미 치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비의 반(半)은 한 것이다. 따라서 치인을 먼저 했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치인을 하면서 본인 공부와 수양, 수기를 게을리하지 말 것”을 늘 당부합니다.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선비정신으로 국민을 위한 정책과 활동을 실현하고, 스스로의 삶도 공부와 수양을 통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도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진흥원 시설을 건립할 때 연구진들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화두는 어떻게 유교 문화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을 잘할 것인가였죠. 유교 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이 많잖아요. 일반적으로 유교 문화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든지, 또 여성차별이라든지 여러 가지 편견들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동시대의 서양 봉건사회를 봤을 때 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노예제도라든지 여러 가지 불평등 상황이 존재했거든요. 유교 사상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때 당시 사회적인 조건의 문제, 즉, 구조적인 문제에서 파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유교 문화와 상관없이 동서양에 존재했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런 편견에 대해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았죠. 현재 전국적으로 남아있는 유교 문화유산은 결국 우리의 역사문화유산이고 우리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이잖아요. 그래서 콘텐츠를 구성할 때도 오늘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담고, 또, 젊은 사람들의 감각에 맞는 세련된 콘텐츠를 구축하여 대중화하고자 하였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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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문화의 대중화를 통해서 일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해를 앞으로 풀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또, 한국 유교 문화, 즉, K-유교 문화라는 개념을 가지고 적극 세계에 한국 유교 문화유산을 알리고, 한국에 대한 문화적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유교 문화가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지만, 일종의 토착화 과정을 거쳐서 한국적인 유교 문화로 발전해왔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정의하고 있는 ‘K-유교’입니다. 그 대표적인 게 전국에 산재한 향교와 서원, 종가문화, 충청권에서 발전시킨 예학,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논쟁인 ‘사단칠정론’과 ‘인물성동이론’과 같은 사례들입니다. 2016년 중국과 국제교류를 시작하면서 한국 유교 문화의 특수성에 대해서 확실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사람 간의 품위 있는 관계와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예’입니다. 관혼상제와 같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을 사회적으로 규정하고자 사계 김장생 등 충청권 유학자들이 대거 예서를 편찬하고, 국가의 관습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죠. 일례로 우리가 한복을 입고 있으면, 의상에 맞게 행위들을 조심하잖아요? 정장을 잘 차려입었을 때도 평상시와는 다른 마음가짐이 되는데 바로 ‘예’라는 것이 형식을 통해 행위를 규정하고, 그것이 내면화되면서 심성이 만들어지는 거죠.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박정언 책임연구원

서구학자 노르베르트 엘리야스는 ‘문명화 과정’이라는 책을 통해서 유럽 사람들이 예절 규범을 통해서 어떻게 사람들의 심성이 바뀌어 가는지를 흥미롭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과거 서구 귀족들이 식탁예절이 별도로 이야기되지 않았을 때는 손으로 먹거나, 식사하면서 코도 풀고 해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에티켓’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책, 지식이 보급되면서 그다음부터는 야만적인 행위로 규정이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사람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움을 못 느낀 행위들이 나중에는 그렇게 하면서 부끄러움도 느끼면서 그게 내면화가 된 거예요. 마찬가지로 우리 한국 사회에서 예학이 결과적으로 한국 사람들의 심성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하나의 문명화의 과정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측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전국의 예학서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해서 한국의 문명화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적 증거이자 지식 체계로 연구하고, 향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보고자 합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마침 올해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과 충청남도와 함께 한국의 예학서 번역 및 활용시스템 구축을 위해서 매년 3억 예산을 세워서 한국예학센터를 기관에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는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서 발전시킨 예학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함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 명절 제사, 기제사 등 제례의 현대화 등을 고민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현재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본관 1개동과 한옥연수원 7개동으로 라키비움, 전시관, 강당 및 교육시설, 한옥연수 시설을 폭넓게 갖추고 있는 문화시설을 운영하고 있어요. 작년 10월에 개원 후 매달 7,000여 명이 다녀가셨는데요, 올해는 복합문화공간인 솔비움 라키비움을 활용한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청소년, 가족 단위, 외국인, 그리고 공직자 관련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프로그램 참여를 하지 않더라도 오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전시 관람과 라키비움 도서관 시설을 활용하여 책도 읽고, 전시도 보면서 문화향유를 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오셔서 시설을 활용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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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중요한 사업도 본관 지하 1층 수장고와 국학자료 정리실, 연구실에서 추진이 되고 있다는 것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충청권 유교 문화의 심층연구와 발전을 위해서는 국학 자료 원천콘텐츠 수집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문체부 국학진흥사업도 바로 원천콘텐츠인 지역의 국학 자료를 적극 발굴하고, 번역, DB 구축을 통해 대국민 정보서비스로 확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지원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매년 1만여 점 국학 자료 수집을 목표로 연구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수집된 국학 자료는 훈증소독 등 보존절차를 거쳐서 안전하게 수장고에 보관해서 미래유산으로 계승해나가고 있어요.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진흥원’이잖아요. 그래서 진흥원 취지에 맞게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대국민 유교 문화 및 국학지식 정보의 확산, 원천콘텐츠 발굴을 통한 전시·교육 등에 활용, 전통문화를 매개로 한 지역 활성화 방안 추진 등 다양한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충청권 4개 광역시·도 차원에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이 예산 7,900여억 원으로 추진 중인데,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콘텐츠 발굴 및 활용과 연계된 진흥사업의 거점으로 역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유교문화진흥원

마지막으로 이글을 보시는 분들께 댁에 지역의 역사문화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계시면 기증·기탁을 부탁드립니다. 과거로부터 전승되어온 국학 자료는 영구적으로 보호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기증·기탁으로 안전하게 보존·관리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홍보·책자 발간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고 학술적 연구와 세미나, 번역 등을 통해 문중과 선현을 선양하는 기회도 마련될 수 있습니다. 진흥원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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