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발생 1개월...월드비전, 시리아 아동 정신건강 위기 "경고"
대지진 발생 1개월...월드비전, 시리아 아동 정신건강 위기 "경고"
  • 이영일 기자
  • 승인 2023.03.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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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으로 인해 시리아 북서부 가구의 94%가 피해
12년간 이어져 온 분쟁으로 이미 정신건강 위기를 겪는 아동들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임시 대피소에서 이재민 가정을 만나고 있는 시리아월드비전 직원의 모습. [사진제공=월드비전]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임시 대피소에서 이재민 가정을 만나고 있는 시리아월드비전 직원의 모습. [사진제공=월드비전]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지난 2월 6일 시리아 북서부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12년 전 3월부터 시작된 분쟁으로 인해 특히 아동들의 정신건강 위기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2013년부터 시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동 중심 NGO 월드비전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지난달 지진이 발생하기 전부터 시리아 북서부의 대다수 어린이들은 분쟁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대지진의 여파로 인해 아동들과 가족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드비전이 시리아 북서부에 있는 32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구의 94%가 이번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 51%는 집이 파괴되었으며, 82%는 임시거주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42%가 지역의 교육 시설이 손상되었다고 답했으며 이 중 84%는 지진이 자녀의 교육 서비스 접근에 영향을 미쳐 아동 착취, 아동 노동, 조혼 및 기타 아동이 직면하게 될 위험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와 시리아 아동들의 모습. [사진제공=월드비전]
대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와 시리아 아동들의 모습. [사진제공=월드비전]

월드비전이 지난해에 실시한 한 연구에서는 응답 아동들의 66%가 생활 환경 전반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 시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시리아 이들립 지역에서 분쟁이 고조되던 시기에 월드비전 파트너가 수행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해당 지역의 18세 미만 국내실향민의 10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도 조사됐다. 월드비전이 실시한 추가 연구는 많은 시리아인들이 의존해온 부정적인 대처 방법들을 탐구했는데, 이는 자살 충동, 만성적인 폭력, 조혼 및 아동 노동의 증가를 보여준다.

월드비전 시리아 대응 총 책임자인 요한 무이(Johan Mooij)는 "대지진과 그에 앞서 12년간 이어진 분쟁은 눈에 보이는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도 심각하게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시리아 북서부의 아동들은 지속적이고 만연한 트라우마에 익숙하다”며 "대지진이 시리아를 강타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시리아 내 인도적 지원은 미약한 상황이다. 시리아 북서부에 대한 모든 접근 경로를 개방하고 긴급 대응을 위해 배정된 자금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월드비전은 시리아·튀르키예 긴급구호활동을 위해 초기 한화 약 127억원(1천만 달러) 지원에서 상향 조정해 총 한화 약 635억원 (미화 5천만 달러)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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