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회사(佛會寺)는 나주시 다도면 마산리 덕룡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로 마라난타 존자가 백제 침류왕 원년(384)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불교가 전라도 서해안의 법성포 불갑사에 이어 불회사로 전해졌다고 유래되나, 그 유적이나 유물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절 입구부터 울창한 전나무, 삼나무, 비자나무 숲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산사로 가는 호젓한 길을 걷다보면 우리네 서민의 얼굴을 한 할머니, 할아버지 석장승이 반겨준다.

대웅전은 순조 8년(1808)에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대웅전 뒤편은 동백나무숲이 있고, 다시 비자림이 감싸고 있어 대웅전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고 있는 것이 옛 스님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또한, 앞마당에 서면 그 풍광이 한층 조화롭다.
대웅전 서편 덕룡산 중턱에는 3만평이 넘는 야생차밭이 장관을 이룬다. 비자나무 아래서 이슬을 먹고 자라는 차는 그 향기와 맛이 뛰어나 절에서 내려오는 법제에 따라, 매년 소량의 비로차(枇露茶)가 스님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비로약차(枇露藥茶)는 차의 차가운 성질을 완화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7가지 한약재가 혼합되어 건강하게 차를 즐기 수 있는 전차(혹은 떡차, 돈차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보관도 용이해 오래 동안 묵혀서 음용할 수 있게 전승, 발전되어 왔다.
불회사(佛會寺)의 지명을 유추해보면, ‘나주시 다도면 마산리’ 옛 지명인 다소면과 도천리가 병합되었고, 다소(차를 생산해서 조정에 납품하던 지역. 김해, 하동, 보성 등지...)는 차를 특산품으로 재배했던 지역임이 확실해 보인다.
이런 사실에 통일 신라나 삼국시대에서부터 재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 비로차(枇露茶)는 천년이 넘는 세월의 문화재적 가치가 커 보인다. 하지만, 관리의 문제점과 대책은 허술하여 차밭 관리가 쉽지 않다고 불회사 주지 철인 스님은 전하였다.
조선 시대에 오면 차 문화는 쇠퇴했지만, 절에서는 그 문화가 다도와 제다법으로 전승, 계승되어 왔다. 불회사 비로차(枇露茶)는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야생 차밭 관리와 함께 둘레길 조성이나 시음공간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한 잔의 차에도 선조들의깊은 숨결이 스며들어 있으니, 차문화는 우리가 더욱 계승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가치있는 문화임에 틀림없다.
답사를 마치며 동다송(東茶頌)의 마지막 구절을 옮겨 본다.
“밝은 달 촛불 삼고 또한 벗 삼아서 明月爲燭兼爲友
흰 구름 방석하고 병풍도 한다 白雲鋪席因作屛
죽뇌와 송도가 다 함께 시원하니 竹籟松濤俱潚凉
몸은 맑고 마음 또한 성성(惺惺)하네 淸寒瑩骨心肝惺
흰 구름 밝은 달 손님으로 맞음에 惟許白雲明月爲二客
도인의 이 같은 자리 승(勝)이라 하네” 道人座上此爲勝. 艸衣(초의) 作 “한국의 茶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