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시(시장 이학수)가 주최하고 (사)동학농민혁명 고부봉기 기념사업회(이사장 이희청)가 주관한 제129주년 동학농민혁명 고부봉기 재현행사가 지난 15일 이평면(당시 고부군) 일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1894년 1월(음), 탐학과 횡포를 일삼는 고부군수 조병갑을 몰아내고자 동학농민군들은 이평 예동마을에 집결해 봉기를 준비했었다.


이날, 베옷을 입고 머리띠를 두른 농민군들은 깃발과 죽창 등을 들고 농악단을 앞세우며 옛 말목장터까지 1.5㎞ 거리를 진군 행진하는 등 그 당시를 재현했다.
이어 전봉준 장군을 비롯한 수뇌부와 농민군들이 총집결한 말목장터(이평면사무소 앞)에서 '격문'을 낭독하는 등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고부 농민봉기는 탐관오리인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과 악정에 격분한 전봉준을 비롯한 지역 농민들이 벌인 운동으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선 조정이 파견한 조사관이 오히려 동학 농민들을 폭압적으로 탄압하자 대대적인 혁명으로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이학수 시장과 고경윤 시의회 의장, 시의원, 임승식, 염영선 도의원, 강광 전 정읍시체육회장,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전해철 전봉준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 김봉승 동학농민혁명 계승사업회 이사장, 심재식 동학농민혁명 정읍유족회장, 최금희 정읍교육지원청 교육장, 황양택 정읍시농민회장, 이찬휴 이평면장 등 내빈들과 시민 600여 명이 참석했다.



본 행사에 앞서 정읍시립국악단의 문화예술 공연과 왕기석 명창의 판소리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시상식에서 박종신, 이용이, 임형진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이희청 (사)동학농민혁명 고부봉기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1894년 2월 15일 밤, 농민군들은 조병갑을 몰아내기 위해 말목장터에 총집결, 두 방향으로 진격해 고부관아를 습격 점령함으로써 동학농민혁명의 도화선이 됐다"고 말했다.
"불의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섰던 그분들의 제폭구민, 보국안민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은 3.1운동과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고, 80년대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져,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29년 전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일어난 고부 농민봉기를 잊지 말자며, 앞으로도 고부봉기 기념사업회에서는 재현행사를 전 시민들과 함께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학수 시장은 격려사에서 "이곳은 1892년 고부군수로 부임했던 조병갑이 온갖 수탈과 악정을 자행하자, 전봉준을 비롯한 20여 명의 농민군이 '사발통문' 거사 계획을 결의하고, 1894년 2월 15일(음1월10일) 조직적으로 봉기를 계획하고 행동에 옮긴 역사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혁명의 시발점이 된 고부봉기는 농민군들의 값진 희생과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으로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며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은 인본주의와 나라사랑 정신,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변화의 열망으로 이어져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이루는 초석이 됐다"고 전했다.
또한 "5월 11일 국가기념일에 맞춰 '황토현 동학농민혁명 기념제'를 개최하겠다"면서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 테마별 선양 학술대회와 4대 장군(전봉준, 손화중, 김계남, 최경선) 유적 정비, 말목장터 문화광장 조성 등 역사 바로 알리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