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정 이병만 화백 ‘소나무와 함께한 삶’
석정 이병만 화백 ‘소나무와 함께한 삶’
  • 정다은
  • 승인 2023.02.08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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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십장생에 포함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나무

며칠 전 석정 이병만 화백의 화실을 찾았다. 화실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소나무 그림들이 마치 소나무 숲에 온 기분을 느끼게까지 했다. 무병장수와 사나이들의 변치 않는 우정·의리를 상징해 소나무를 그리게 됐다는 석정 이병만 화백을 만나봤다.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Q. 처음 어떻게 소나무 그림을 그리게 되었나요?

A. 집안이 대대로 그림을 그리는 집안이어서 저절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 중 한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나무가 소나무이고, 또 소나무는 무병장수와 사나이들의 변치 않는 우정·의리를 상징해 그 매력에 빠져 소나무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Q. 처음부터 소나무를 그렸나요?

A. 예전 88년 올림픽 때는 호랑이를 고양이처럼 그려도 워낙 호랑이가 잘 팔려서 많이 그렸던 적도 있습니다. 왜 호랑이를 안 그리게 됐나면, 중국 화가가 호랑이 그리는 것을 보게 됐어요. 우리는 호랑이를 그릴 때 화학물감만 쓰는 게 아니고 치자라는 한약재가 있는데, 치자를 갖다가 뜨끈한 물에 삶아가지고 한 열흘에서 보름 정도 물에 담가놓으면 진한 갈색이 나옵니다. 호랑이의 몸통을 까만 먹선으로 그려 놓고 치자물만 칠해도 호랑이 몸통이 되고 갈색 털치고, 노란색 털 치고 하얀 털 치고 나면 그럼 호랑이가 되는 거죠.

그렇게 했는데 당시 중국 화가가 호랑이 그림을 그렸는데 어떻게 그렇게 컬러를 잘 썼는지. 그리고 귀뚜라미인가 여치인가를 보고 그 호랑이가 깜짝 놀라는 포즈를 그렸는데 그 호랑이가 어찌나 멋지던지. 그 그림을 본 후부터 내가 호랑이 그림을 그리는 게 부끄러워서 호랑이 그림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Q. 소나무 위에는 왜 다 잘려 있나요?

A. 노송을 위에까지 그리려면 나무를 조그마하게 그려야 하는데 나무가 조그마하면 노송의 맛이 없지요. 그러니까 저 위에까지 그리려면 밑에가 저 뒤에 있는 소나무 정도로 조그마해야지 나무의 위까지 그릴 수 있는데, 그러면 나무가 5배 정도 더 올라가야 하지요. 그래야 노송 맛이 나기 때문에 세로가 아니면 거의 다 잘리게 그리고 있지요.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Q. 소나무만 그리신 게 언제부터 인가요?

A. 92년부터 그렸으니까 한 30년 정도 됐네요. 지금은 새벽 4시 반쯤에 여기 화살에 나오면 힘은 들어도 참 행복하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벽화 그리는 친구도 그림 그릴 때 되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대요. 내가 왜냐고 물어보았더니 나이 먹어서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거지요.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Q. 이 화백님이 그린 소나무는 좀 특이한데요?

A. 북한에 있는 소나무를 그렸습니다. 북한에 직접 갈 수 없으니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준 소나무에 제 상상력을 더해서 그렸습니다.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Q. 살면서 생활신조 같은 것이 있나요?

A. 저는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가 한 말에는 책임을 지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그러다보니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제일 싫어합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글이 있는데, 꽃은 시들어서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면 누가 주워가는 사람이 없는데 낙엽은 곱게 물들면 주워가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도 곱게 물든 낙엽이 되어야겠다.’고 하루에 한 번씩 늘 생각을 해요.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은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특선을 하였고, 국제미술공모전 우수상, 아세아 창작 미술대전 금상, 세계평화미술대전에서 특선을 하여 살아 숨 쉬는 소나무 작가로 유명하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문화벽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이는 기념비적인 역사에 기록되어 길이 남을 것이다.

석정 이병만 화백
석정 이병만 화백

 

♣ 작가노트 ♣

왜 유독 선비들이 소나무를 좋아했는가?

그건 바로 소나무는 평생 푸르기 때문이다. 훌륭한 인품을 지닌 선비들의 진한 우정을 상징하였으며 산에 우뚝 솟은 나무가 바로 소나무였기에 관직에 있는 사람에게 높은 벼슬에 임하라는 뜻으로 소나무 그림을 선물했다고 한다.

또한 소나무는 십장생에 포함되어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나무로써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작품에 대한 예술과 현실 선상에서 홀로이 고뇌한다.

 

■ 주요수상

한·중·일 신인공모전 금상
세계 종교 미술 공모전 장려상
세계청년작가 공모전 은상
아세아 창작 미술대전 금상
대한민국 신미술 공모전 한국화 특선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국전)
국제미술공모전 우수상
아세아 디자인 공모전 장려상
한·중·일 수목전 금상
세계평화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현대미술 우수상
평창올림픽 문화벽화 강원도지사 표창
울산경찰청장 표창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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