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염두에 둔다. 그래서 나보다 나은 인격의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목표도 세운다. 행복인생을 경영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인간관계의 큰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한 순간에 방심하다가는 눈 뜨고 있는데도 순식간에 코를 베어 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22일 낮 10시에 신년특집으로 대한상공협의회 박재완 대표회장이 국민행복감 증진에 앞장서고 있는 국제웰빙전문가협회 협회장 김용진 교수에게 행복인생경영의 비결을 들어 보았다. 참고로 행복 프로그래머인 김용진 교수는 매주 일요일 밤 9시에 한국행복학회 학회장으로서 23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행복인문학을 통한 교학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질문) 행복이 파괴되는데에는 인간관계의 실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답변) 아주 중요한 질문이다. 인간관계에는 상대를 잘 살필줄 아는 안목이 우선 필요하다. 인간관계의 원칙을 잘 설명한 인문학자가 바로 중국의 장자이다. 장자는 "君子之交淡如水 小人之交甘若醴"(군자지교담여수 소인지교감약례)라고 설명했다. 즉 군자는 물과 같이 담담하게 사람을 사귀고, 소인배는 달콤한 식혜처럼 사람을 꼬드긴다는 말이다. 인간관계에는 본래 그 목적이 선행한다. 그런데 그 목적이 선한 경우도 있지만 선하지 못한 동기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은데, 후자의 경우는 상대방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질문) 어떤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좋은가?
답변)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반드시 소통의 공간을 채워주는 벗이 필요하다. 그런데 무턱대고 많은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것은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무책임한 짓이 될 수 있다. 가령 페이*북이나 카*오톡 등과 같이 SNS에 5천명의 친구가 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것은 자랑할 일이 안된다. 뜬 구름과 같고 그림자에 불과하다. 나도 한 때 그런 숫자놀음에 속은 적이 있지만 거품임을 깨닫고 30명 미만의 SNS친구만 남겨두었다. 인생을 좀먹지 않도록 꼭 필요한 친구만 사귀고, 깊이있게 정성을 다하는 것이 좋다. 공자는 益者三友(익자삼우)라고 했다.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넓은 지성인과 사귀라고 했다. 이런 사람과 사귐을 갖는 것이 행복인생경영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현대인들의 일반적인 SNS 소통방식에서 친구맺는 방법이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답변) 물론이다. 그런 방식은 상당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SNS라는 공간은 검증되지 않은 사이버 공간이다. 당연히 대면접촉이 아닌 사이버 공간일수록 속임수로 가장한 사이비가 득세하기 좋은 구조이다. 직접 만나서 살펴보고 친구가 되더라도 그 사람 때문에 불행한 일을 경험할 수 있는데, 정말로 검증이 안된 사람들과의 소통방식은 자칫 무모하고도 무책임할 수 있다. 공자는 和而不同(화이부동) 즉 타인과 사이좋게는 지내더라도 함께 어울리지는 마라고 했다. 그리고 群而不黨(군이부당) 즉 무리를 지어 문제를 만들지 마라고 했다. 자칫 휩쓸리면 엉뚱한 결말에 치닫게 됨을 조심해야 한다.
질문) 내 선한 의도와 상관없이 공을 들였던 인간관계가 무너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변) 공자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을 가공의 은둔자인 子桑雽(자상호)에게 자신의 억울한 결과를 읍소한 적이 있다. 자신이 魯(노)나라에서 두 번이나 쫓겨났고, 포위를 당하거나 여러 재앙이 닥쳐 지인들과 멀어졌고 제자들은 제갈길을 가 버렸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를 자상호에게 물었던 것이다. 이 때 자상호는 위에서 언급한 "君子之交淡如水 小人之交甘若醴"로서 설명하면서, "대체로 이익을 목표로 맺은 인간관계는 어려움이 닥치거나 재앙을 만나면 서로를 버린다."(夫以利合者 迫窮禍患害相棄也/부이리합자 박궁화환해상기야), 그러나 "하늘이 맺은 인간관계는 어려울 때 서로를 돕는다"(以天屬者 迫窮禍患害相收也/이천속자 박궁화환해상수야)라고 설명했다. 제자들이 떠난 것은 자기들의 이익에 합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게 인간이 덜 된 겉만 덕지덕지 치장한 속물들의 모습이고 근성이다.
질문) 행복한 인생을 경영하기 위해 인간관계에 도움말을 준다면?
답변) 명심보감에도 交友(교우)편에 이익만 앞세우지 말고 사람을 사귀어야 하고, 장기간 사귐을 통해 그 사람의 성실함 등을 겪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옛 성현들의 말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릇은 새것일수록 좋고, 사람은 옛 친구일수록 좋다"(器非求新 人惟求舊/기비구신 인유구구)라거나, "길이 멀어야 말의 달리는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노요지마력 일구견인심)라거나, "술자리에서 형님 아우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위태로운 순간에 나에게 도움을 베풀 진정한 친구는 없다"(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주식형제천개유 급난지붕일개무)라는 말도 인생경영에 도움이 되는 충고의 가르침이다.
결국 인간관계에 실패하면 행복인생경영도 펑크가 날 수 있다. 달콤한 말을 잘하는 사람은 확실히 말쟁이인데 자칫하면 사기꾼이 되기 쉬운 사람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행복인생을 경영하려면? 말을 잘하는 사람을 가까이하기보다 잘 말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잘 말하는 사람은 당신의 삶에 행복감을 차근차근 키워줄 가능성이 큰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웰빙전문가협회의 행복 코디네이터 교육의 방향은 말 잘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 말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