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돌입 KBS, "촛불 시민 앞에 당당히 서겠다"
파업 돌입 KBS, "촛불 시민 앞에 당당히 서겠다"
  • 한국시민기자협회
  • 승인 2012.02.2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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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파업 시민 연대로 확산될지 주목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미디어 오늘에 게재한 글 입니다.
KBS가 23일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KBS 새노조는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총파업 투표를 이날 저녁 7시에 마친 결과 새노조 조합원 총 1100명 중 1064명이 참여해(투표율 90.5%) 찬성률 88.6%를 보여 다음달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KBS 기자협회도 찬성율 72.3%로 다음달 2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갈 예정이다.

MBC가 26일째, 국민일보가 63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YTN도 이날부터 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했고, KBS는 파업 투표를 가결시켰다. 유례없는 언론들의 파업이 언론사간 연대뿐 아니라 이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연대로 확산될지도 주목된다.

이날 저녁 7시 KBS 본관 계단 앞에서 열린 '김인규 퇴진! 투쟁하는 KBS 응원 촛불문화제(주최 전국언론노동조합, 조중동방송퇴출무한행동)'에는 언론노조 관계자, 시민사회단체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KBS는 비록 적은 수지만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첫날, 시민사회 각계의 지지를 확인하면서 힘을 얻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파업은 사측이 지난 2010년 7월 총파업에 대한 책임으로 지난 30일 염경철 새노조위원장 등 13명에 대해 정직과 감봉 징계를 내리고, 신임 KBS 보도본부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되려 조합원들의 파업 의지를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KBS본부 1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를 맡으면서 정직을 당한 성재호 기자는 "2010년 7월 한달간 파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KBS가 다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면서 "하지만 지난 2010년 파업을 하면서 승리하지 못한 것들이 있다. 이번 파업과 제작거부로 김인규 사장을 당장 쫓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김현석 KBS 본부장도 "시민들이 다시 KBS 앞을 찾아줬다"면서 "촛불 시민 앞에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말했다.
 




MBC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KBS-MBC 연대 파업이 일주일 후에 성사될 것 같다. 뒤에 있는 KBS 동지들 때문에 든든하다"고 말했고, YTN 김종욱 지부장은 "어제 조합원 총회에서 3자 연대를 조합원 스스로 느끼고 연대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조상운 지부장은 "MBC 김재철 사장, KBS 김인규 사장, 국민일보 조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윤민 SBS 본부장은 "외곽에서 3사 투쟁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면서 "승리해서 어떤 정권에서든 한국방송의 기준점이 되는 승리를 일궈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를 대표한 인권언론센터 최성주 전 상임이사는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의 본질, 역할이 뭔지, 언론인들이 나는 뭐하는 사람인지 깨닫은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 사회 발전은 언론 발전 만큼 간다고 생각한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 하지만 안에서 힘을 내면 여러분을 품을 수 있는 난로가 되고 불빛을 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촛불을 든 황윤식(23)씨는 "KBS는 공영방송인데도 뉴스부터 점점 공정성을 잃어가는 것이 보인다. 4대강 문제라던지 KTX 민영화 문제 등은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면서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는데 예전 KBS로 돌아가는 데 조그만한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 문화제에 이어 파업 언론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촛불 문화제도 개최될 예정이다.

오는 28~29일에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MBC 파업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다음달 5일에는 KBS,MBC,YTN,국민일보 등 파업 언론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공영방송, 언론 지키기 파업 전야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예전 베트남에서 압도적 우위의 미군과 싸울 때 누구도 이길수 없으리라는 전쟁에서 판도를 바꾼 구정대공세라는 것이 있다"면서 "남베트남 주요도시 시가지에서 대공세를 펼치면서 세계여론이 바뀌었다. 우리도 대공세가 시작됐다. 그들이 그랬듯이 죽을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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