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우 詩] 사랑을 묻는다
[천창우 詩] 사랑을 묻는다
  • 윤일선
  • 승인 2015.08.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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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낙타, 천창우 시인 '사랑을 묻는다'



            사랑을 묻는다    -천창우-

새벽이 되어도 지지 않는 별이 있다
태양이 중천에 걸려도 초랑한 별이 있다

푸른 별에 살면서도
별이 그리운 별 있다

칠흑의 우주 별똥별로 오려내면서도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별 하나 있다

장미꽃이 지고, 또 피고 져도
함박눈처럼 쌓여가는 그리움의 덧개

태양이 다 타서 재가 된 후에라야
비로소 이 눈물 마를까

오늘밤 나는 서투른 언어로 사랑을 배워
당신에게 가는 머나먼 길을 묻는다
 

시인 천창우: 전남 고흥 출신. 시집으로 『옥합을 깨뜨릴 때』, 『어둠을 못질하다』 등이 있으며 광양 익송정에서 詩作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詩評   -강 솔-

순수의 별

詩人 - 강 솔(강대선)
별, 어둠 속에 보석처럼 박혀 우리의 머리를 비춰주는 별에 대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 시에서 별은 보이는 외적인 것을 넘어 내적인 순수를 지향하고 있다.
 
‘새벽이 되어도 지지 않는’, ‘태양이 중천에 걸려도’ 지지 않는 별은 시인이 가슴으로 품고 있는 별일 것이다. 푸른 별인 지구에 살면서도 별이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함박눈처럼 쌓여가는 그리움의 덧개’를 지닌 별은 다름 아닌 시인 자신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시인 의 순수를 그리워한다. 시인이 그리워하는 순수는 무엇일까? 윤동주 시인에 순수한 내적자아를 그리워하는 외적자아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시인의 지향하는 순수는 정의가 살아 있는 세상을 의미할 수도 있고 인간다움이 살아 있는 세상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시인이 흘리는 ‘눈물’은 순수를 지향하는 시인의 치열한 시정신으로 읽힌다. 치열하게 나아가는 고독한 자아의 모습. 이 시에서 김현승 시인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가 떠오르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 닿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시인은 현실의 모습에 절망하지 않으며 ‘서투른 사랑의 언어’로 ‘그대에게 가는 길’을 묻고 있다. 그 길이 비록 ‘머나먼’로 형상화 되어 있지만 그 길로 가는 오늘밤, 시인은 구원에 다다르고 있는 것일 게다. 별을 바라본 지 오래 되었다. 오늘 밤, 별 하나를 내 가슴에 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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