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타비(我是他非)는 같은 사안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뜻을 한자로 번역해 새로 만든 신조어다.
2020년에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였다. 올해엔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잘못하고서 고치지 않는 것’이라는 뜻이다. ‘내로남불’의 오류(誤謬)는 사실 사람이 지니고 있는 원천적 본능이랄 수 있다.
예컨대 아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음주와 흡연을 남편은 여전히 고집하는 경우다. 쪼잔하여 얻어먹기만 좋아하고 살 줄은 도통 모르는 좀생이(좀스러운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앗싸~ 오늘도 내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어먹었다!”며 반색하고 계산하는 이면에는 ‘저 자는 늘 저렇게 얻어먹기만 하는 지극히 계산적인 사람’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각인된다.
실제 그런 사람이 더러 있어서 휴대폰에서도 아예 삭제한 경우가 이 같은 주장의 반증(反證)이다. 아시타비와 내로남불, 과이불개의 공통점은 배타적(排他的) 사상과 입장에서 특히 정치권에서 그 영향력(?)이 크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면책특권(국회의원이 가지는 특권의 하나. 국회의원이 자유롭게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하여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권리를 이른다)이라는 보호막을 무기로 근거와 출처까지 모호한 사안을 무작정 발표부터 하고 본다.
국민적 인기 몰이, 아니 재선을 도모하기 위해 선거 구민을 겨냥한 일종의 선거 전략이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연한 귀결이었지만 이 경우 반드시 부메랑의 화살을 자초하게 된다. 전형적 표퓰리즘(populism)이기 때문이다.
이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하여 정책의 현실성, 가치 판단 따위를 외면하는 정치적 태도나 경향을 의미한다. 세계인의 눈과 귀를 모았던 2022 월드컵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대망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렇지만 경제를 돌아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르헨티나를 짓누르고 있는 경제적 고통은 한마디로 파탄 상태이다. 물가 상승률은 무려 세 자릿수에 육박하였고 화폐는 휴지 조각이 됐으며, 국민의 40%는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지하자원이 넘쳐나고, 소고기와 콩을 수출하는 나라 국민들이 먹을 게 없어 휴지통을 뒤지고 다니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중도와 좌파 정부가 재정 적자를 메꾸려고 돈을 마구 찍어낸 결과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75%까지 올리고 정부가 생필품 가격 통제, 소고기 수출 금지, 에너지 보조금 지급, 매달 최저임금 인상, 복수 환율제 등 무리한 정책을 남발하였지만 결과와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이러한 상황과 정책은 우리나라와도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전 정부는 임기 내내 전기료를 못 올리게 막은 결과, 한국전력을 전대미문의 천문학적 부실기업으로 추락시켰다.
상황이 그러함에도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한전공대를 설립하곤 얼추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아시타비’와 ‘내로남불‘,’과이불개’의 후과(後果)라 할 수 있다.
한국전력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2조 원에 육박하고 연말에는 30조 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새해를 맞자마자 전력 요금이 대폭 인상될 것임은 예측할 수 있는 당연한 수순이다.
정치의 표퓰리즘 때문에 애먼 서민들은 더 깊은 엄동설한을 감내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