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느낄 수 있는 두려움 중 가장 큰 것 중에 하나는 목숨이 위태로운 위기의 상황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을 깨달았을 때 일 것이다.
일반적인 화재현장은 정전이나 연기 등으로 인해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되며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비상구유도등 식별을 통해 피난구로 안전하게 대피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비상구가 막혀있다면 얼마나 큰 패닉에 빠지겠는가?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요즘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본인은 이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듯 비상구에 물건들을 쌓아놓거나, 심지어 비상구를 폐쇄해 놓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비상상황에서 생존과 죽음의 결과는 단 몇 십초 사이로 갈릴 수도 있다. 절대 비상구 통행을 방해하는 일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이에 소방서에서는 화재 발생 시 비상구 폐쇄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하고 시민이 비상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자율안전관리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대상은 ▲피난·방화시설 및 방화구획을 폐쇄 또는 훼손하는 행위 ▲피난·방화시설 및 방화구획 주위에 물건 적치 및 장애물 설치 행위 ▲피난·방화시설 및 방화구획의 용도에 장애를 주는 경우 ▲그 밖의 피난·방화시설 및 방화구획을 변경하는 행위 등이다.
이는 누구라도 소방시설과 비상구를 폐쇄·훼손 등 불법행위를 발견하면 신고할 수 있는 제도이며, 현장사진이나 동영상 등 증빙자료를 갖고 가까운 소방서를 방문하거나 우편, 팩스, 온라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출하면 된다.
신고자에게는 신고한 불법행위가 위법사항으로 인정되면 포상금이 지급된다. 신고 포상금은 1회 5만원 상당의 현금 또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이다.
화재로 인한 생사의 갈림길은 누구에게나 부지불식간에 찾아 올 수 있다. 비상구 통행을 방해하는 적재물 방치 등으로 2017년 12월 21일 29명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3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같은 상황이 내 앞에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모든 시민이 ‘생명의 문’이라 불리는 비상구의 폐쇄 등 불법행위 근절에 대한 관심과 신고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순천소방서 연향119안전센터 나 수 상 센터장